책 소개
“숲속 요정들은 가까이 다가가 귀를 대 보고,
냄새를 맡아 보고,
조심스럽게 만져 봤어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어요.”
숲속 요정들이 달을 처음 만난 날
밤하늘에 달이 없던 때, 숲의 밤은 언제나 캄캄하고 춥고 무서웠어요. 길을 잃지 않으려면 해가 지기 전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밤, 숲속 요정들은 숲길 한가운데에 놓인 커다란 가방을 보았어요. “이게 뭐지?” “이게 뭘까?”
한 요정이 용기를 내어 열림 단추를 누르자, 가방 안에서 밝고 은은한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요정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빛이었죠. 요정들은 ‘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는 끈을 매달아 집으로 데리고 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날 밤, 파란 나무 숲속에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펼쳐졌답니다.
달이 떠오르기 전, 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아주 먼 옛날, 달이 떠오르기 전까지, 밤하늘에는 은은한 별들만 가득했어요. 하지만 별빛은 어두운 숲길을 밝힐 만큼 환하지 않았죠. 해가 지고 나면 길을 잃을까 무서워서, 요정들은 신나게 놀다가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곤 했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밤에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 때면 추위와 두려움에 벌벌 떨며 잠을 못 이루기도 했어요.
요정들이 달을 놓쳐 버렸어요!
이날도 다르지 않았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못가에서 신나게 놀던 요정들은 밤이 되자 희미한 별빛에 의지해 나란히 한 줄로, 조심조심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숲 한가운데서 난생처음 보는 은은한 빛을 만났답니다. 아무 냄새도, 아무 소리도 없었어요. 풍선처럼 가벼웠고요. 요정들은 ‘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끈에 매달아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어요.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웠으니까요. 달빛이 비추자 깊고 캄캄한 숲길도 더 이상 무섭지 않았어요. 길을 잃을 걱정도 없었죠. 요정들은 달빛이 만드는 그림자와 장난을 치며 통통통 신나게 집으로 걸어갔어요.
그런데 이를 어쩌죠? 요정 하나가 잡고 있던 끈을 놓치고 말았어요!
밤하늘에 처음 달이 떠오른 날의 이야기
달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나타나 은은한 빛으로 밤하늘을 밝혀 줘요. 또한 달은 커졌다 작아지고,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되풀이하며 매일 모습을 바꾼답니다. 그 변화무쌍한 모습에, 동심 가득한 달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요. 인류는 이미 50여 년 전에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 달에 발자국을 남겼지만, 동아시아 사람들은 달을 보며 옥토끼를, 유럽 사람들은 물을 긷는 누군가를, 인도네시아에서는 베 짜는 여인을 떠올린답니다. 달누이, 청아, 셀레네 등 달의 시작에 관한 신화도 많지요.
《어떡해, 달을 놓쳤어!》는 누구나 한번씩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을, 달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예요. 달이 처음으로 떠오르던 날 밤, 파란 나무 숲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아무도 몰랐던, 또 하나의 사랑스러운 달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탈리 민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파리의 고등예술대학(ESAG)에서 그림을 배웠습니다. 그래픽 창작 그룹에서 활동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져 그림책을 펴내기 시작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글자를 모으는 소년》 《숲을 사랑한 소년》 《시간을 훔치는 소년》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바람숲아이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다가 프랑스 그림책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 그림책을 소개하고 옮기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숲’ 최지혜 선생님은 현재 강화도에 자리한 바람숲그림책도서관 관장님으로, 《도서관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다섯 권의 그림책 관련 책을 썼습니다. 강화도에서 아이들의 영원한 놀이터 그림책 마을을 만드는 중입니다. ‘아이’ 권선영 선생님은 《썬과 함께한 열한 번의 건축수업》을 쓰고 《수화, 소리, 사랑해!》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현재 건축 공부를 계속하며 건축가, 디자이너,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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