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름만으로 책을 선택하는 거장 ‘앤서니 브라운’의 손꼽히는 클래식!
티격태격하던 오누이가 서로를 안아 주는 특별한 관계로 성장하는 이야기.
너무나 다른 성격의 남매가 지나가는 이상하고 기이한 터널,
나와는 정반대의 타인과, 내 안의 모순과 화해하는 시간!
극적인 구성, 불가사의한 분위기,
자연스럽고 화려한 그림이 매혹적인 판타지 그림책.
★★★ 원서 출간 30주년 기념 개정판 ★★★
오빠와 여동생은 비슷한 데가 하나도 없었어요.
얼굴만 마주치면 티격태격 다투었지요.
그런데 터널 속으로 들어간 뒤
모든 것이 바뀌었답니다.
옛날옛날에, 오빠와 여동생이 살았어요. 둘은 모든 게 딴판이었죠.
동생은 방에 틀어박히기를 좋아하고, 오빠는 밖에 나가서 뛰어놀기를 좋아했어요.
동생이 밤에 잠을 못 자고 깨어 있으면, 오빠가 살금살금 들어와 놀래켰답니다.
둘은 자주 티격태격 싸웠어요. 날마다 말이에요.
보다 못한 엄마가 화를 냈어요. “같이 나가서 사이좋게 놀다 와!”
남매는 쓰레기장으로 갔어요. 오빠는 투덜거리고 동생은 무서워했죠.
그러다, 터널을 발견했어요. 동생은 말렸지만 오빠는 기어코 터널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가 나오지 않자, 동생도 터널로 들어가요.
터널은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으스스했어요!
■ 서로 너무나 달라서 멀어져 버린 관계가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 통찰하게 해 주는
불가사의한 터널 속으로!
앤서니브라운의 《터널》이 출간 30주년을 맞아 개정되었습니다. 더욱 커진 판형으로 시원하게 몰입도를 높이고 그간의 발전된 그래픽 기술로 그림의 선명도를 보완했습니다. 그림책 필독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고전답게 여러 전문가들의 해석이 꾸준히 이어진 작품이니만큼 번역도 다시 한 번 다듬었습니다.
꾸밈없고 간결한 문장,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이야기 구성, 남매의 극적인 화해와 혼란의 해소,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잭과 콩나무> 등 옛이야기의 원형과 연결되는 다양한 상징! 《터널》은 짧은 이야기 안에 스토리텔링의 재미 요소를 두루 갖춘 명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초현실주의와 극사실주의라는 현대적인 일러스트레이션 기법을 주로 쓰는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 한 장면, 한 장면 꼼꼼히 들춰보는 아이들을 위해서 작은 묘사도 소홀히 하지 않은 섬세한 그림 속에 갖가지 그림들을 숨겨 놓고 펼쳐 보입니다.
<빨간 모자>를 떠올리게 하는 동생의 빨간 코트와 그림 액자, 오빠의 늑대 가면, <헨젤과 그레텔>과 연결되는 동생의 책 속 삽화와 침대 옆 과자 집, 동생의 ‘동화(fairy tale)’책 속 <잭과 콩나무> 삽화…… 기이하게 가지를 뻗은 나무에 그려진 곰, 늑대, 멧돼지, 얼굴 등이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곳곳에 배치되어, 여러 고전과 이 작품이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인상을 깊게 풍깁니다. 작가의 의도가 다분한 시각 예술 요소들을 찾으며 발견하는 즐거움이 이 책을 더 특별하게 느끼게 합니다.
“《터널》은 내면에 존재하는 다른 속성들의 조화에 관한 책입니다.
오누이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 존재의 양면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 둘은 균형을 이루면서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_앤서니 브라운
내성적인 동생과 장난기 많고 활기찬 오빠. 정반대인 두 사람은 엄마의 야단에 도시의 누추한 쓰레기장으로 가고, 그곳에서 도시와는 정반대의 야생의 공간, 숲속으로 이어지는 터널을 만납니다.
소심한 동생은 용기를 내고, 외향적인 오빠는 도리어 겁에 질려 버린 숲속. 남매가 끌어안는 모습은 우리가 너무도 다른 타인과 어떻게 화해하고 나아갈 수 있을지 곰곰 생각하게 합니다. 두려움을 이겨 내고 오빠를 위해 터널로 뛰어든 동생, 뒤돌아 동생을 꼭 안아 준 오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가가는 ‘용기’와 이해하는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지요.
《터널》은 본문뿐만 아니라 앞뒤 면지까지도 주제가 숨어 있는, 잘 짜인 그림책입니다. 고풍스러운 벽지로 장식된 실내와 벽돌담이 있는 야외, 서로 다른 속성의 공간이 한 화면에 양분된 구도는 동생과 오빠의 성격을 상징합니다. 앞면지에는 동생이 늘 가지고 다니는 동화책이 실내에 놓여 있지만,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는 동화책이 벽돌담 아래 오빠의 축구공과 같이 놓여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갈등의 경계를 넘어 화해와 화합을 이루었음을 위트 있게 그려 냈지요.
특히, 동생과 오빠가 마주보는 마지막 장면은 마치 한 사람이 거울에 비춰져 앞모습과 뒷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는 듯한 구도로 짜였습니다. 바로 우리 내면에 있는 각자의 모순된 성향들, 빛과 어두움 같은 서로 다른 면면들을 상징하는 부분이지요. 작가는 우리 안의 ‘동생’과 ‘오빠’가 서로를 보듬으며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터널을 무사히 지나오길!
이 책은 ‘터널’ 앞에 선 모든 이에게 로즈의 미소처럼 따뜻한 응원을 보내 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앤서니 브라운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진지한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표현한다는 평을 들으며, 많은 작품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널리 사랑받습니다.
1983년에 《고릴라》로, 1992년에 《동물원》으로 영국에서 그해에 가장 훌륭한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받았으며, 2000년에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터널》,《동물원》,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장미란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좋은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테이킹 플라이트》 《미술관에 간 윌리》 《우리는 친구》 《터널》 《소원을 들어주는 황금사자》 《잘 자, 자동차야! 잘 자, 꼬마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크레용이 돌아왔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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