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판타지 그림책
똑같은 길을 따라 늘 비슷비슷한 일상을 걷는 이들에게 한 번 잠깐 샛길로 빠져 보자고 하는 이야기를 만나 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행을 하는 듯, 새로운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어 봅니다.
주인공을 따라 나선 모험의 공간
눈이 오는 어느 날, 주인공인 ‘나’는 옛 여행이 떠오릅니다. 우연히 들린 하얀 나라에 대해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일터로 향하던 어느 날, 그날따라 이상한 문이 보였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간 세계는 눈이 부시도록 하얀 세상이었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세계가 펼쳐집니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사람들을 보는 그 순간, 그 공간에 완전히 몰입을 하게 됩니다.
‘나’는 하얀 사람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하얀 사람들은 수줍음과 호기심이 뒤범벅되어 가까이 오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 뿐이지요. 이런 일련의 일들은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과 만났을 때와 비슷합니다. 여행지에서는 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나’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작은 하얀 사람을 구하게 되고, 그 나무로 단추를 만들어 하얀 사람들에게 선물하지요. 하얀 사람들과 말은 제대로 나눠 보지 못했지만 단추를 통해서 왠지 마음을 나눈 듯합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이상한 변화가 생깁니다. 눈이 한 번도 내린 적 없는 도시에 처음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지요. ‘나’는 여행지에서 만난 하얀 사람들을 떠올리며 눈사람을 만들게 됩니다.
시각적 즐거움이 충만한 그림책
낯선 세계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작가는 느린 호흡으로 그 공간 속으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독자가 하얀 문을 열고 맨 처음 만나는 것은 텅 빈 공간입니다. 그러다가 아슴아슴하게 펼쳐진 풍경을 만나지요. 점점 더 호기심은 차오릅니다. 어느 정도 눈부심에 익숙해지고 나서야, 폴더를 열고 그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진짜 그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 듯합니다.
하얀 사람들과의 관계는 낯선 이들에게 느끼는 설렘을 그대로 표현한 듯합니다. 처음에는 파란 눈만 보이다가, 독특한 실루엣이 보입니다. 뽀독뽀독 하는 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즐거운 일이 있으면 얼굴이 빨갛게 변하곤 하지요.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하얀 사람이 점점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주인공의 도움을 얻은 작은 하얀 사람은, 주인공의 모자를 씁니다. 모자를 쓰고 있는 작은 하얀 사람을 찾아보는 장치는 스쳐가는 것들 속에서 인연을 찾아내는 여행자의 눈과 같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가면 눈과 귀가 열리고, 마음 또한 포근해집니다. 여행의 기억, 독서의 기억은 우리 마음을 한없이 포근하게 해 줍니다.
이야기가 선물한 상상의 시선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 12월이 되어 눈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 도시에 처음 오는 눈이지요. 눈은 마법처럼 이 세계를 다른 곳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꼭 어디를 가지 않아도, 지금 이곳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납니다. ‘나’는 하얀 사람들을 떠올리며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눈사람은 누가 언제부터 만들었을까?’ 이 이야기는 이런 엉뚱한 질문에 대한 작가만의 대답이겠지요. 『하얀 사람』을 만나 본 독자라면, 이제 눈사람을 보며 미지의 세계를 꿈꾸겠지요. 더욱 재미난 것은 하얀 사람 같은 미지의 존재들이 우리의 주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입니다. 이야기 끝, 점점이 찍힌 파란 눈들처럼요.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그런 새로움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작가 소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여행지에서 만난 그림책 몇 권이 인생을 바꿨습니다. 그 뒤 영국 킹스턴 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며 그림책 만들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지에서 이야기 모으는 걸 좋아해 스스로를 ‘스토리 콜렉터’라고 부릅니다. 『레니와 빌리의 빨간 풍선』은 자신의 경험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지금은 계명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음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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