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어느 멋진 날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
시우가 걷는다. 연둣빛 이파리가 돋아나는 봄이 왔는데도 시우는 고개를 숙이고 땅만 보며 걷는다. 그 뒤로 갈색빛의 강아지가 멀찍이 떨어져서 시우를 따라간다. 시우가 하염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도 갈색 강아지는 시우가 맘에 드는지 졸졸 따라간다. 시우는 그런 갈색 강아지에게 점차 마음의 문을 연다. 어느새 침울해 보이던 시우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그런 시우와 갈색 강아지의 옆에는 둘의 만남을 쭉 지켜보며 함께 걷고 있는 파란 개가 있다. 우울한 시우와 주인을 잃어버린 듯 시우만 하루 종일 쫓아다니는 갈색 강아지, 그리고 파란 개, 셋 모두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정말 멋진 날이야』는 이 셋의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어느 멋진 날에 대한 이야기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
2017년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00만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동물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다. 이때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과 슬픔, 죄책감 등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강아지의 죽음을 슬퍼하다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부터 대부분 사람보다 오래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고나 병으로 사람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숨겨진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낸 그림책
작가는 슬픔을 표현하려는 듯 그림의 배경에 무채색을 많이 썼다. 그 배경 위에 갈색 강아지가 휑한 벌판 위에 홀로 피어난 노란 꽃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투명한 몸의 형태만으로 파란 개의 마음을 그리고,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시우의 슬픈 눈을 떠올릴 수 있게 해 준다. 이렇듯 간결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그림으로 이 셋의 복잡한 감정을 우리가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갈색 강아지의 경쾌함과 시우의 슬픔, 그리고 파란 개의 걱정스러운 마음 뒤에 숨겨진 각자의 외로움을 교감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 순간,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그림책 보기를 좋아하고 작은 동식물을 돌보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오래오래 들여다보고픈 그림책을 정성스레 만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아기 북극곰의 외출』과 『고양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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