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친구를 찾아 지구에 온 외계인의 나 홀로 여행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있는 구름을 보고 ‘물고기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이미지’란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을 일컫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육체의 눈으로 본 사물을 다른 것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눈이 실제 사물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 해석하는 힘을 상상하는 힘(상상력)이라고 부릅니다.
여기, 지구별에 놀러 온,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 하나가 있습니다. 몸에 “안녕! 외계인”이라고 써 있는 이 외계인은 글자 그대로 정체성이 외계인입니다. 아직 어린 이 외계인은 늘 바쁜 엄마 아빠 때문에 심심한 나머지 스스로 친구를 찾아 나섰습니다. 산타처럼 집안으로 들어와 부엌에 있는 달걀 프라이, 열린 화장실 문 너머로 보이는 변기 뚜껑을 만납니다. 집 밖에서는 두 눈을 부릅뜬 송수관, 속도를 내는 자동차를 만나고, 나아가 배와 등대, 피라미드를 만나지요. 모두 하나같이 “바쁘다, 바빠!”를 외치고, “너랑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고 소리칩니다. ‘관계’를 원하는 외계인에게 ‘일’을 내세우면서 말입니다.
《안녕! 외계인》은 그동안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떼루떼루》, 《지구를 지켜라》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우리 문화,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특유의 시선으로 재창조시켜온 박연철 작가의 신작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작가는 ‘한글’이라는 문자, 실제 사물을 바탕으로 둔 현실적인 소품 사진, 그리고 작가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기법을 이용하여 독특한 외계인 이야기 한 편을 선사합니다.
문자와 사진과 그림이 결합된 재밌는 시도, 이미지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
《안녕! 외계인》은 문자와 사진과 그림이 결합되어 이미지가 확장된, 상상력과 관찰력이 돋보이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문자와 그림, 사진 모두를 이미지로 이해하여 문자가 그림이 되고, 사진이 그림이 되는 재밌는 타이포그래피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문자들은 이야기의 텍스트가 되기도 하고, 외계인의 이미지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전사(글이나 그림 따위를 옮기어 베낌) 기법을 활용하여 외계인이 본 사물의 모습과 실제 사물의 모습, 두 가지를 보여 주는 구성은 외계인의 시선과 독자(지구인)의 시선을 통해 이미지를 해석하는 차이와 재미를 보여 줍니다. 상상의 힘은 결국 시선의 차이라는 것을 의미하듯이 말입니다.
위로와 힘, 관계를 맺게 해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림책
지구별에 놀러 온 외계인은 하나같이 자신은 외계인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이들과 친구가 되지 못합니다. 그들은 모두 친구가 될 시간도, 여유도, 마음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만난 여자아이는 자신이야말로 진짜 진짜 외계인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외계인의 모습에 ‘주목’해 줍니다. 참 재미나게 생겼다며 친구하자고 청하기까지 하지요. 유유상종(같은 무리끼리 사귐)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으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외계인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림책을 보고 있는 외계인의 모습으로 끝납니다.
《안녕! 외계인》은 관계 맺기의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의 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놀라운 그림책의 세계를 유쾌하게 보여 줍니다. 이미지가 가득한 상상 세계 안에서 외계인에게는 자동차가 게처럼 천천히 걷고, 등대가 입을 벌려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외계인을 이해하고 알아봐 준 것은 같은 시선을 가진 순수한 아이였지요.
그런 의미에서 《안녕! 외계인》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은 외계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 외계인을 만난 적이 있는 사람, 엉뚱하지만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 소개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이 없으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 대학 졸업 후 영국 킹스턴 대학 온라인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민속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을 소재로 인간의 허영과 가식을 꼬집으며 흥겨운 재담을 제공한 그림책 《떼루떼루》로 2015년 볼로냐 도서전에서 라가치 상(뉴호라이즌 부문)을 받았다. 또한 《어처구니 이야기》로 2005 비룡소 황금도깨비 대상을 수상했으며,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로 2007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 《지구를 지켜라》, 《개미와 물새와 딱따깨비》,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 《진짜엄마 진짜아빠》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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