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옛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그 안에는 슬기와 재치, 따듯한 위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등 옛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던 지혜가 숨어 있지요. 그럼 이제 <이야기 속 지혜 쏙>에 담긴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볼까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예 있답니다.
전 재산과 맞바꾼 생명
세상에 이렇게 가난한 부부가 또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집안일을 해 주고 근근이 살아가는데, 아무리 해도 따로 나가서 살만큼 돈이 마련되지를 않는 거예요. 그렇게 궁핍하니 어쩌겠어요. 아내가 꾀를 냈습니다. 시집올 때 해 왔던 예쁜 저고리와 치마를 장에 팔아 당장 먹을 곡식과 장사 밑천을 만들어 보자고 했지요. 그렇게 얻은 귀한 30전. 가난한 부부의 전 재산이자 장사 밑천으로 뿌듯하게 손에 쥔 30전. 이걸 들고 장에 간 신랑은 우연히 큰 자루에 담긴 개구리 떼를 만나게 됩니다. ‘저 개구리들도 생명인데.’ ‘저 자루 안에 갇혀 얼마나 갑갑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신랑은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개구리 한 자루를 전 재산 30전을 몽땅 주고 얻게 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불쌍한 개구리들을 연못에 몽땅 풀어 주기까지 했지요.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 생각, 당장 내일 먹을 쌀이 없는 현실 걱정은 뒤로하고 신랑은 개구리들의 생명을 구한 거예요.
작은 동물도 측은하게 보는 착한 마음
이 이야기를 보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우선 신랑이 답답하고 안타까울 수 있겠지요. 당장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어 배고프고 어려운 상황인데, 왜 개구리를 먼저 살릴까 싶어서요. 반대로 신랑의 착하고 순박한 마음에 감탄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떻게 자신의 어려운 상황보다도 한낱 미물로 보이는 개구리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마음을 더 쓸 수 있을까 하고요. 이렇게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측은지심’이라고 합니다. ‘맹자’라는 중국의 한 학자가 쓴 말이에요.
맹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면, 다 놀라고 불쌍한 마음을 가진다. 이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사귀려 함도 아니고,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하여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 원성을 듣기 싫어서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 라고요. 즉 누군가를 위하는 착한 마음씨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어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말을 들으면 개구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은혜 갚은 개구리》 속 신랑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입은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씨
개구리들은 목숨을 구해 준 신랑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요술 동이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은혜를 갚으려고 했어요. 비록 제 입으로 ‘목숨을 구해 주어서 고맙다.’라는 인사도 할 수 없고, 당장 신랑을 부자로 만들어 줄 엄청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신랑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귀한 요술 동이를 건네주기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았지요. 이렇듯 누군가가 나에게 준 도움을 잊지 않는 성실한 마음은 필요한 덕목이에요. 그리고 도움을 받았다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나 때로는 도움을 준 상대방에게 직접 보답하고 싶어도 어려운 경우들도 있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거나, 연락처나 이름도 모르는데 헤어져 버리는 경우 같은 것 말이에요. 혹은 도움을 준 상대가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도움을 받은 상대방에게 직접 갚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도울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자그마한 일이라도 손을 내밀어 먼저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져 보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조금만 손을 내밀어 준다면 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향숙
산이 깊은 용문산 자락 예쁜 동네 양평에서 태어나 어릴 때 할머니와 아버지에게 옛이야기를 무척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옛이야기가 좋아서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옛이야기 책 《입말로 들려주는 우리 겨레 옛이야기》 5권을 썼습니다. 요즘은 옛이야기 연구 모임인 ‘팥죽 할머니’에서 활동하며,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린이 : 김창희
작은 섬에서 태어나 지금은 경기도 어느 아늑한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림을 입혀 한 권의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참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견우와 직녀가 분수 때문에 싸웠대》 《아빠 원정대》 《부숭이의 땅힘》 《할아버지와 나는 일촌이래요》 《빨강 부채 파랑 부채》 《호박씨를 먹이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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