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곧 달리기 대회 결승전이다. 이번에는 꼭 1등을 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나는 옛날에 할아버지가 달리기 경주에서 1등을 했을 때처럼 꾀를 쓰기로 했다. 배불러서 뛰기 힘들도록 멧돌이에게 도토리를 주고, 작년 챔피언이었던 거봉이는 칭찬을 해서 방심하게 만들고, 산길을 달리는 데 통이에게는 맨발로 뛰면 몸이 훨씬 가벼울 거라고 했다.
결승전 날. 나는 ‘땅!’ 소리와 함께 제일 먼저 치고 나갔는데 잠시 후, 멧돌이가 도토리를 먹었더니 힘이 난다며 쏜살같이 나를 앞질러 간다. 뒤이어 신발을 벗어서 몸이 가벼워진 통이가 슝- 나를 지나쳐 가고, 나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그 틈을 타 제일 뒤에 있던 거봉이마저 나를 제치고 지나간다. 나는 절뚝거리며 1등을 포기한 채 걸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멈춰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거봉이는 다친 내게 올라타라고 자신의 등을 내어 줬다. 우리는 같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다 함께 1등을 했다.
기획 의도
둘 이상이 모여 사는 사회 속에서 경쟁은 성장하는 데 분명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만을 쟁취하려 한다면 누군가의 아픔과 희생이 따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아이에게 1등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태어나 첫 경험 투성이인 아이는 친구와 경쟁하는 방법을 먼저 배우고, 옆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전전긍긍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앞서 패배와 좌절을 먼저 경험하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욕심 많은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지요.
함께 먹으면 더 맛있고, 함께 달리면 힘들지 않고, 함께 나누면 기쁨이 배가 됩니다. 이 소중한 진리를 잊지 않길 바라는 당부가 담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합니다.
작가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포천의 시골 마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복수 전공으로 교직을 이수했습니다. 몇 년 전, 파키스탄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보고 나서,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쓰고 그리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하며, 사랑하는 아내의 격려 속에 좋은 책을 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책으로 “할아버지와 소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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