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물들에게 집을 소개해 주는 복덕방이 있다고?
그렇습니다. 잉어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잉어 복덕방입니다.
동물들에게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해요.
그래서 잉어 할아버지는 오늘도 바쁘답니다.
잉어 할아버지의 동물 복덕방
잉어 할아버지는 집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집을 소개해 주는 일을 한다. 아침 일찍 잉어 복덕방을 찾아온 너굴 씨가 도시로 이사를 가겠다고 하자, 잉어 할아버지는 적당한 집을 소개해 준다. 신혼인 물떼떼 부부는 사람들이 강을 파헤치는 바람에 보금자리가 망가져 다시 집을 마련해야 한단다. 잉어 할아버지는 물떼떼 부부에게 새로 집 지을 곳을 소개해 준다. 잉어 할아버지는 위험에 빠진 다람 부인 가족과 땅강아 씨, 길야옹 씨를 구하는가 하면, 결혼을 앞둔 황조롱 씨에게 살림 차릴 곳을 안내한다. 쫓기는 여우캥 씨에겐 은신처를 제공한다. 이야기는 이렇게 바쁜 잉어 할아버지의 하루 동선을 따라간다.
생명들이 살아가는 집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은 이사를 하거나 집을 구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다. 대개 ‘OO부동산’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 바로 복덕방이다. 우리 사회에선 부동산 투기가 떠올라 그늘진 이미지가 있지만, 복(福)과 덕(德)이 있는 방(房)이라는 뜻대로라면 복덕방은 집을 거래하는 이들을 연결해 서로에게 유익을 주는 곳이다.
이 작품은 동물들에게도 복덕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익히 아는 것처럼 문명의 공간 확대는 야생의 공간 축소를 야기한다. 인간 사회도 주거 문제가 적지 않지만, 동물들이이야말로 안정적인 서식지와 집을 마련하기가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집은 최소한의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공간이다. 이 작품은 바로 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지구라는 공간을 인간이 배타적으로 독점할 권리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되지만, 그렇게 하면 인간에게도 재앙이다. 이 책은 인간의 탐욕과 파괴 행위를 직설적으로 비판하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집이 없어지거나 안식처를 구해야 하는 동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의인화되어 더욱 친근하고 생생한 동물 캐릭터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되어 있다. 캐릭터 디자인을 했던 경력이 있는 신성희 작가는 잉어 할아버지를 비롯해 등장 동물들을 매력 있는 캐릭터로 창조했다. 언제나 물통을 지니고 있는 잉어 할아버지, 우직해 보이는 너굴 씨, 고글을 쓴 황조롱 씨, 도망자 여우캥 씨……. 캐릭터들 이름도 재미있다. 너굴 씨는 너구리, 물떼떼 부부는 물떼새, 다람 부인은 다람쥐, 땅강아 씨는 땅강아지, 황조롱 씨는 황조롱이, 길야옹 씨는 고양이, 여우캥 씨는 여우다. 독자들은 각각의 캐릭터에서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 수도 있다. 친구나 이웃집, 또는 뉴스에서 접한 사람들의 이미지가 겹쳐져 현실과 맞닿은 상상 세계를 확대하며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집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다시금 되새기며 매력적인 동물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즐기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특권이리라.
그나저나, 오늘도 잉어 할아버지는 몹시 바쁠 텐데, 건강은 잘 챙기시려나?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하섭
우리 삶의 덕목들을 생각하며 여러 갈래의 글을 씁니다. 작품으로는 《봄이다》, 《네가 처음》, 《나 책이야》, 《눈물이 난다》, 《책벌레 이도》, 《해치와 괴물 사형제》 들이 있습니다.
그린이 : 신성희
디자인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4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괴물이 나타났다!》를 발표하여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안녕하세요!》, 《뛰뛰빵빵》, 《딩동거미》, 《까칠한 꼬꼬 할아버지》 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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