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시를 밝히는 가로등!
매일 밤, 거리에 어둠이 내리면,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죽마를 타고 걸어갑니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 어두웠던 거리가 밝아집니다.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부잣집과 가난한 집 창문을 가리지 않고,
도시의 모든 가로등 앞에 멈춰 서서 불을 밝힙니다.
어둠은 우리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옛사람들은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 모닥불이나 기름을 적신 횃불을 사용했습니다. 그 후 등잔이나 호롱불이 등장해서 어둠을 밝히는 조명 기구 역할을 했지요.
이 그림책에 나오는 가스등은 에디슨이 전기를 만들기 전, 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하던 가로등입니다. 1798년 스코틀랜드의 기술자 윌리엄 머독William Murdock, 1754~1839이 석탄가스에 불이 붙는 것을 보고 최초로 발명했지요.
1807년, 런던에 처음 가스등이 설치되자 사람들은 그 밝은 빛에 환호했습니다. 가스등은 곧바로 파리나 베를린 같은 유럽의 도시로 퍼져 나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범죄가 줄고 밤거리를 다니는 것이 안전해지자 사람들은 다양한 축제를 밤에 즐겼고, 독서 인구가 늘어나면서 19세기 유럽 문학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공장주들이 노동 시간을 왕창 늘림으로써 이 그림책 속 아이의 아버지처럼 일하느라 밤늦게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 ?어두운 가슴에 모닥불을 밝히는 사량의 편지
이 그림책은 가로등을 켜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매일 밤, 죽마를 타고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가스등에 불을 밝히는 그는 도시 사람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가스등에 불을 붙이면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지켜보니까요. 이제 막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 아이들을 잠재우기 위해 책을 읽어 주는 엄마. 이런 평범한 일상들을 그는 바라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사람들도 많아 지켜보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짝사랑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아가씨, 일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밤늦도록 기다리는 아이,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노부부, 가족을 떠나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 혼자 와 있는 남자, 중병을 앓는 아내를 힘겹게 간호하는 남편……..
모두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외로운 시간을 혼자 감당하고 있습니다.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그들을 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그러다 불현듯,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 줄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각자의 딱한 사연들을 서로 알게 해서 필요한 도움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춥고 어두운 가슴에 사랑의 모닥불을 서로 지피는 것이지요.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자기 방 책상 앞에 앉아 밤새도록 여러 통의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짝사랑하는 아가씨에게 쓴 편지는 그녀의 창문 밑에 살짝 밀어 넣고, 노부부에게 쓴 편지는 혼자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 손에 쥐여 목마를 태운 후 노부부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글씨를 모르는 외국인에게는 도시를 그린 그림을 보내는데, 거기에는 아픈 아내와 남편이 살고 있는 집을 표시해 놓았지요.
그들이 받은 편지에는 각각 어떤 내용이 적혀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가로등을 밝히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들이 꽁꽁 언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휴머니즘에 바탕한 아리네 삭스의 사실주의적인 글과 안 드 보더의 정감 넘치는 고전적인 그림이 어우러져 소중한 선물 같은 그림책이 만들어졌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아리네 삭스
1984년 안트베르펜에서 태어났습니다. 15세 때 쓴 첫 소설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독일 소년병에 대한 이야기였고, 박사학위 논문도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역사소설을 주로 쓴 그녀는 소설 『우리, 두 소년Wij, twee jongens』으로 세르반테스상Kleine Cervantes과 안트베르펜의 프로방스문학상the Price of Literature of the Province of Antwerp을 수상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8개국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린이 : 안 드 보더
1956년 벨기에령 콩고에서 태어났습니다.
성 마리아 수도회에서 광고학을 공부하고 그곳에서 수년 동안 교사로 일한 뒤, 광고업에 종사했습니다. 1992년부터 동화책의 삽화를 그리기 시작해서 200여 권의 책에 일러스트 작업을 했습니다. 벨기에의 일러스트 축제에서 다섯 차례나 인기상을 받은 것 외에도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옮긴이 : 최진영
네덜란드 레이든대학교에서 항공우주법학을 전공했습니다. 항공우주법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네덜란드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옮긴 책으로 『니노의 강아지』, 『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꼬마 아담』, 『시간을 만드는 방법』, 『가짜 나무로부터 진짜 나무를 지켜라』, 『다윈의 안경으로 바라본 인간 동물 관찰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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