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빤 왜 매일 늦게 와?
추운 겨울 아빠가 퇴근을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의 그림자가 꿈틀 몸을 일으키더니, 아빠의 어깨에 손을 척 얹었어요. 아빠는 깜짝 놀라 가방을 떨어뜨립니다.
바로 그 순간 아빠와 그림자는 합체가 되었지요! 가방에 매달려 있던 컵고양이 장식도 생명을 얻었고요. 그것은 아이가 아빠에게 선물한 가방 고리입니다.
그림자와 합체된 아빠는 어마어마한 초능력을 얻었습니다. 아빠는 슈퍼맨처럼 하늘 위로 날아올라 가장 높은 빌딩 위에 우뚝 서서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컵고양이에게 말하지요.
“자, 우리 함께 도시를 구하러 가자!”
눈이 펑펑 내리자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위험에 처합니다. 아빠와 고양이는 아주머니를 구조해 컵에 태웁니다. 이어 미끄러진 택배 아저씨와 다른 사람들도 구조합니다. 컵은 사람들을 태울 때마다 조금씩 커지더니 어느 새 커다란 배로 변했어요!
눈이 그치자, 커다란 배는 두둥실 평화롭게 하늘을 날고 있어요.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을 태웠나요? 갑자기 배가 기우뚱하더니 점점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빠와 고양이가 버텨보지만 소용없어요. 바닥에 충돌할 위기에 처하자, 아빠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곧 커다란 보름달을 끌고 옵니다. 모두 힘을 합쳐 보름달을 컵에 매달자, 보름달은 커다란 풍선이 되어 컵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립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행복해합니다.
아빠는 컵에 탄 사람들을 집으로 무사히 데려다 주고, 고양이를 안고 돌아옵니다. 이미 한밤중입니다. 아빠는 잠든 아이가 깰까봐 살그머니 창문으로 들어옵니다.
간절한 기다림과 강렬한 믿음이 보여 주는 아름다운 판타지
아빠는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온다. 아이와 아빠의 소통시간은 늘 부족하다. 아빠는 왜 매일 늦게 오는 걸까? 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게 아닌가? 『아빠 어디까지 왔어?』는 이러한 궁금증과 간절한 기다림을 담은 판타지 그림책이다.
『아빠 어디까지 왔어?』의 화자인 아이는 아빠가 도시를 지키는 슈퍼히어로이기 때문에 매일 밤늦게 돌아오는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아빠는 자신의 초능력으로 위험한 사람들을 구조하느라 좀처럼 일찍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슈퍼히어로 아빠를 보조하는 존재는 아기 고양이이다. 이 고양이는 아이가 아빠에게 선물한 컵고양이 장식에서 분리된 존재이다. 이 고양이야말로 아이의 아바타로, 수퍼히어로인 아빠와 함께 하고 싶은 아이의 열망을 드러낸다. 그래서 작가 남궁선은 매 장면 등장하는 고양이의 디테일한 행동 묘사에도 공을 들였다. 고양이는 열심히 아빠를 돕고 있지만, 가끔은 딴청 피우며 유머러스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아빠 어디까지 왔어?』는 펄펄 내리는 하얀 눈과 점점 커다란 배로 변신을 거듭하는 컵, 마치 대형 풍선처럼 커다란 배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보름달, 노란색에서 하늘색으로 변한 뒤 필요에 따라 순식간에 마법처럼 변신하는 아빠의 머플러가 상상 이상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아빠가 보름달을 머플러로 휘감아서 끌고 내려오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아이가 아빠에게 품고 있는 믿음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이미지 하나만으로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기도 하다.
아이와 엄마에 관한 그림책은 많지만, 아빠와의 관계를 다룬 유아 그림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양육과 교육은 부모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아이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침에 잠깐, 밤중에 잠깐, 주말에 잠시 산타클로스처럼 나타나는 아빠와 점점 소통하기 힘들어 한다. 아빠의 존재감은 점차 희미해지고,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아빠 어디까지 왔어?』는 아빠의 존재감을 복원하는 특별한 그림책으로, 아빠와 소통하려는 아이의 간절한 염원과 상상력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로, 어린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014년 『우주 미용실』로 데뷔했고, 『아빠 어디까지 왔어』는 두 번째 창작그림책입니다. 책 속의 달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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