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오래된 타임캡슐, 고인돌
꽤 오래전,‘달에서 보이는 인공 건축물로 만리장성이 유일하다.’는 소문이 돈 적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에 이어 2004년에는 중국 과학원에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을 정도니, 믿는 사람이 꽤나 많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후로도‘우주에서 이집트 피라미드는 보인다 vs. 안 보인다.’와 비슷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대표적인 인공 건축물이라고 할 때 대부분 높디높은 현대식 초고층 빌딩보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거대한 건축물을 먼저 머릿속에 떠올린다는 점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물론이고,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와 이스터섬의 모아이……. 혹독한 기후와 험준한 지형을 자랑하는 곳일지라도 인류가 남긴 발자취를 보려는 사람들로 항시 북적인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런 대표적인 인류의 건축물 중에서 전 세계 유적의 60퍼센트가 한반도에 모여 있는 기념비적인 문화유산이 있다! 심지어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했단다. 들어 본 적 없다고 고개를 갸웃대지 말자.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고인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니까!
고인돌은 인류가 남긴 가장‘오래된’문화유산으로 일컬어진다. 역사를 기록하기 이전 시대를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인류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쉽게 썩고 금속은 녹여서 재활용하는 데 비해 돌, 그것도 거대한 크기의 바위는 오랜 시간 온전히 보존될 확률이 높아서일 것이다. 이런 거석문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인돌이 우리나라에 몰려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인구가 많고 문화가 발달해야만 가능한 작업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아리랑·태극기·한글·한양·조선왕조실록을 차례로 다룬‘우리 얼 그림책’시리즈의 여섯 번째 권인《선사 시대의 타임캡슐, 고인돌》은 우리나라 고인돌이 지니고 있는‘문화적인 가치’와‘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일깨워 준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자, 마을이 커지고 커져 나라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고인돌에 스미어 있는‘우리 얼’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은 고조선이 세워질 무렵인 청동기 시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생생하게 체험하는 동시에, 우리 문화와 역사의 시작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고인돌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내용 소개]
두 마을이 하나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큰 고인돌을 만들다!
산꼭마을에 사는 푸르메는 제사장인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몸져눕자 핑매바위로 가서 소원을 빈다. 마을을 이끄는 할아버지의 죽기 전 소원은 핑매바위로 고인돌을 만드는 건데, 너무 크고 무거워서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처지다.
다음날 푸르메는 약에 쓸 물고기를 잡으러 몰래 가람마을에 갔다가 들켜서 마을 신전으로 끌려간다. 그런데 가람마을 제사장이 푸르메를‘귀한 손님’이라 부르며 물고기를 선물로 주는 게 아닌가? 할아버지는 푸르메가 받아 온 물고기를 먹고 병이 싹 낫는다.
그해 여름, 가람마을 사람들이 산꼭마을로 몰려온다. 커다란 홍수가 일어난 것이다! 큰 비를 미리 예측한 할아버지는 가람마을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 준다. 홍수가 지나간 뒤, 산꼭마을 사람들은 가람마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큰일을 마친 푸르메 할아버지는 하늘 고향으로 돌아가고, 할아버지의 죽기 전 당부에 따라 결국 두 마을이 합쳐 산가람마을이 된다. 그 상징으로, 두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핑매바위로 고인돌을 만든다. 드디어 제사장 할아버지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두 마을이 하나가 된 걸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 핑매바위는, 수천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라남도 화순에 꿋꿋이 서 있다.
역사의 발자취와 문학적·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다!
이 책은 고인돌이라는 수천 년 묵은 타임캡슐을 열어서, 그 안에 담긴 조상들의 발자취를 작가의 상상력과 화가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버무린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또 고인돌이 지닌 의미는 물론이고, 고인돌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당시 조상들의 생활 모습까지 생생하게 전달하는 알찬 교양서이기도 하다.
선사 시대, 무거운 바위를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만 했다. 사람들이 힘을 모은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 예를 들어 제사장이 죽었다든지, 마을과 마을이 합쳐졌다든지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는 의미이다. 또 건축 기술 역시 당시로서는 최첨단이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돌을 다듬고, 누군가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냥하고 밥을 짓는 등 분업을 해야만 했다. 이런 장면장면들을 책 속에서 만나다 보면, 옛사람들의 과학과 문화는 물론, 생활 모습까지 쉽게 머릿속에 그려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문자가 없던 선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에, 누구나 아는 극적인 사건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상상력으로 버무려진 이야기 속에서, 미세한 역사의 흔적들을 놓치지 않고 오롯이 살려낸 점은 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고인돌에 조각된 다양한 문양, 핑매바위의 거대함과 독특한 모양새, 선사 시대 암각화와 움막집 등 실제 모습을 온전히 책으로 옮겨 낸 느낌이랄까? 책을 읽고 나서 화순 고인돌 유적지에 들른 독자들은 안내판을 보지 않고서도 핑매바위를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화·화순·고창으로 떠나는 여행
2000년, 유네스코에서 강화와 화순, 고창 등 세 지역의 고인돌을 모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그 이유로‘당시의 문화와 생활상을 잘 보여 주는 인류의 유산’이라고 설명했단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는 이렇게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아본다. 각 지역별 고인돌에 대한 해설은 물론이고, 고인의 종류와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 고인돌과 함께 묻는 유물인 껴묻거리의 의미 등 어린이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빠짐없이 전달한다. 단군 신화의 주인공인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귀여운 장면들은 덤이다!
책장을 덮은 독자들은 어렴풋이‘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돌덩어리’로만 여기던 고인돌을 친근감과 자부심을 갖고 새로운 느낌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고인돌은 우리 조상이 남긴 아주 오래된 일기장이면서,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인 셈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윤규
지리산이 보이는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공부했어요. 2012년 장편 동화 《주문을 외자, 아르케옵테릭스!》로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어린이에게 역사의 뿌리와 사람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열심히 어린이 책을 쓰고 있답니다. 《나운규의 아리랑》《안녕, 태극기!》《고마워, 한글》《지켜라, 조선왕조실록》《버들붕어 하킴》《내 이름엔 별이 있다》《산왕 부루》《방울새는 울지 않는다》《신기한 사과나무》 외 많은 어린이 책을 썼어요.
그린이 : 백대승
대학에서 만화 예술학을 공부했어요. 극장용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그림책과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서찰을 전하는 아이》《나는 비단길로 간다》《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안녕, 태극기!》《고마워, 한글》 외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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