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하라고요?”
북유럽 에스토니아에서 전해 내려오는
재미있는 옛이야기
같은 일이라도 ‘첫걸음’을 어떻게 내딛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마지못해 시작한 일은 아무리 시간과 힘을 들여도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겠지요. 반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은 같은 노력이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기 마련입니다. 힘도 덜 들고 말이에요. 하루를 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침을 기쁘게 맞이하면 온종일 기분 좋은 일이 찾아오지만, 불평불만으로 시작한 하루는 유난히 고단하지요.
책고래클래식 열한 번째 그림책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는 두 사람에게 찾아온 전혀 다른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추운 겨울밤 도움을 청하는 나그네에게 가난한 아주머니와 부자 영감은 저마다 호의를 베풀었어요.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음식을 대접했지요. 하지만 두 사람의 속내는 달랐어요. 아주머니는 나그네를 진심으로 위했지만, 부자 영감은 부를 얻기 위해서였어요. 결국 아주머니에게는 옷감이 계속 늘어나는 기적이 일어났지만, 부자 영감은 하루 종일 재채기만 했답니다.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는 북유럽의 에스토니아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입니다. 길지 않은 서사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지혜는 오늘날에도 되새겨 볼 만합니다.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씨와 제 욕심을 채우려고 남을 이용하는 고약한 마음씨의 대비, 그리고 서로 다른 마음 씀씀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부자 영감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머니 같은 사람도 있지요. 《해 뜰 때부터 한 일을 해 질 때까지?》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이야기로 읽히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일 거예요. 옛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삶의 여러 순간에 우리는 옛 사람들의 지혜를 떠올리곤 합니다. 때로는 시련을 이겨낼 힘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 푸근한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아이들과 함께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를 읽으며 옛이야기가 주는 기쁨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난한 아주머니에게 찾아온 특별한 행운
모든 일이 예상대로, 계획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사소한 말이나 행동이 생각지 못했던 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베푼 작은 도움이 큰 복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작은 것에 욕심을 내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기도 하지요.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속 부자 영감과 아주머니도 꼭 그랬어요. 비슷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고, 전혀 다른 일을 겪게 되었지요.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밤, 늙은 나그네가 터벅터벅 걷고 있었어요. 싸늘한 밤바람을 견딜 잠자리가 필요했지요. 때마침 멀리서 환한 불빛이 눈에 들어왔어요. 으리으리한 부잣집 문을 두드리며 나그네는 도움을 청했어요.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달라고 말이에요. 그러자 부자 영감이 나와서는 더러운 거지한테 내어 줄 방은 없으니 물러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나그네는 하는 수 없이 힘겹게 걸음을 옮겼어요. 다행히 얼마쯤 가다 보니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어요. 나그네는 오두막집 문을 두드리며 다시 한 번 도움을 청했어요. 이번에는 한 아주머니가 나왔지요. 아주머니는 친절하게 나그네를 집 안으로 들였어요. 먹을거리를 내오고 잠자리도 마련해 주었어요. 이튿날 아침, 나그네는 길을 떠나며 아주머니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했어요. “오늘 당신은,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하게 될 것이오.”라고요.
집 안으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마지막 남은 옷감으로 아이들 옷을 지어 주려고 자를 가져다 댔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를 댈 때마다 옷감이 쑥쑥 늘어나는 거예요! 계속 늘어나는 옷감은 집 안을 그득 채우고 길거리까지 쏟아져 나왔지요.
이야기를 들은 부자 영감은 하인들을 시켜 나그네를 데려왔어요. 뒤늦게 요리사를 불러다 온갖 귀한 음식을 대접하고는 가장 멋진 방에 모셨어요. 다음 날, 나그네는 떠나기 전에 부자 영감을 보며 아주머니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했어요. “당신도 오늘,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하게 될 것이오.”라고 말이에요.
좋은 일로 하루를 시작하면
온종일 복이 깃들어요.
나그네의 뒷모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락방으로 올라간 부자 영감. 방 안에는 금화가 담긴 궤짝이 놓여 있었어요. 하루 종일 금화를 셀 참이었지요. 나라 안에서 으뜸가는 부자가 될 기대에 벌써부터 가슴이 부풀었지요. 하지만 마음씨 고약한 부자 영감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궤짝을 여는 순간 먼지가 풀썩 날리더니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에취, 에취, 에이취……. 부자 영감은 재채기를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때때로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내 가족이나 친구, 이웃일 수도 있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일 수도 있어요. 가까운 사이라면 선뜻 손을 내밀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면 누구나 주저하기 마련이지요. 섣불리 나섰다가 곤란한 일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지,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럽지요. 어수선한 일이 많은 요즘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살펴보고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여전히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이랍니다. 또 우리도 언젠가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수 있고요.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속 아주머니처럼 뜻밖의 행운을 만날지도 모르지요.
부자 영감은 자기 욕심을 채우는데 나그네를 이용하려고 했어요. 속마음은 감춘 채 친절을 베풀었지요. 하지만 부자 영감의 얄팍한 수를 나그네는 진작 알아챘을 거예요. 온종일 재채기를 하는 벌을 받게 될 것도요. 세상일은 어떻게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무척 달라지고는 해요. 진심이 담긴 선행은 복으로 돌아오지만, 거짓된 마음으로 베푼 말과 행동은 그에 알맞은 대가를 치르게 되지요.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일깨웁니다. 아침을 환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일, 또 곤란에 처한 이웃을 돌아보고 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에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해왕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어요. MBC창작동화대상과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 당선하였고, 지금은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튼실한 작가를 길러 내는 일에 힘쓰고 있지요.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토끼 뻥튀기》, 《으라차차 큰 일꾼》, 《엄마 고마워요》, 《자린고비 일기》, 《뺑덕의 눈물》 등이 있으며, 초등 국어책에 '금강초롱'과 '오른발 왼발'이, 중등 국어책(대교)에 '한글 피어나다'가 실렸어요.
이번 책은 북유럽 나라인 에스토니아의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다시 쓴 것이랍니다.
그린이 : 장준영
대학과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연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위안이 되는 따뜻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무슨 소리지”, “같이 있어”, “꿈꾸는 정원사(근간)”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사랑을 나눠 준 사탕 할배”,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고수머리 케케”, “덤벼”, “메롱 박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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