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언덕 위에 사는 토끼가 친구 꽥꽥이를 집으로 초대했어요.
하지만 길 찾기에 소질이 없는 오리 꽥꽥이에겐 산 넘어 산!
과연 두 친구는 만날 수 있을까요?
★ 어느 날, 꽥꽥이에게로 날아온 한 장의 초대장!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 놀러 와!’
오리 꽥꽥이가 토끼로부터 초대장을 받는다. 토끼가 남긴 단서는 단 하나, 집이 언덕 위에 있다는 것뿐이다. “언덕 위에 있다고?” 그 길로 꽥꽥이는 무작정 언덕 위 토끼의 집을 찾아 나선다. 꽥꽥이는 길 찾기에 도통 소질이 없는 길치이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꽥꽥이에게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 지금 꽥꽥이의 마음속은 온통 친구를 만날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꽥꽥이는 열일 제쳐 두고 토끼네 집으로 향한다. 꽥꽥이는 토끼의 집을 찾아가는 길에 수많은 언덕을 만난다. 높은 언덕, 물 위에 있는 언덕, 분수가 있는 언덕까지. 하지만 그 어느 언덕에서도 토끼를 만나지 못한다. 풀이 죽은 꽥꽥이는 ‘생각보다 언덕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설상가상으로 “토끼가 사는 언덕을 아냐?”는 물음에 “토끼들은 다 언덕에 산다.”는 두더지의 대답은 오리 꽥꽥이를 혼란에 빠트린다. 과연 꽥꽥이는 무사히 언덕 위 토끼의 집을 찾을 수 있을까?
★ 꽥꽥이를 돕는 동물들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이야기
“고마워! 이번엔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아!”
꽥꽥이는 언덕 위 토끼 집 찾기에 번번이 실패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길을 나선다. 꽥꽥이가 실패를 딛고 계속해서 다시 일어나는 원동력은 타고난 긍정적 성격도 한몫하지만, 길에서 만난 다양한 동물 친구들의 도움도 크다. 꽥꽥이가 처음 만난 동물인 거북이는 토끼가 사는 언덕까지 꽥꽥이를 직접 데려다준다. 그곳은 토끼가 사는 언덕이 아니라 고래의 등이었지만, 꽥꽥이를 도와주려 한 거북이의 따뜻한 마음은 독자에게까지 전달된다. 이어서 차례대로 만나는 두더지와 새, 양떼 역시 처음 보는 오리의 난데없는 질문을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름의 친절한 답변을 해 준다. “까만 반점이 있는 토끼를 봤니?”, “깡충깡충 뛰는 토끼를 봤니?” 등 사실 꽥꽥이의 질문은 지구상에서 셀 수 없이 많은 토끼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생태적 특징들에 관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독자들은 꽥꽥이의 질문과 동물들의 답변에서 힌트를 얻어, 꽥꽥이가 찾는 토끼의 모습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다.
★ 이름을 부르는 행위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
깡충이, 언덕 위에 사는 토끼에서 꽥꽥이의 친구로!
많은 동물들에게 도움을 얻지만 여전히 ‘언덕 위 토끼 집’의 위치는 오리무중이다. 그때 양 한 마리가 툭하고 던진 말, “토끼 이름이 뭔데?”라는 질문이 꽥꽥이에게 섬광처럼 다가온다. 처음엔 기억나지 않았지만, 곧 꽥꽥이가 떠올린 바로 그 이름, 깡충이! 양은 도도하게 “그럼 깡충이를 부르면 되겠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뜬다. 그리고 꽥꽥이는 목이 터져라 깡충이를 부른다. 어느새 언덕 저 너머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깡충이가 응답한다! “꽥꽥아!”
김춘수 시인은 《꽃》에서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존재가 이름을 불러 주는 순간 하나의 꽃으로, 의미 있는 존재로 피어나는 기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에 ‘언덕 위에 사는 토끼’, ‘까만 반점이 있는 토끼’, ‘깡충깡충 뛰는 토끼’는 많지만 ‘깡충이’는 오직 하나다. 꽥꽥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언덕 위에 사는 친구 토끼’는 ‘깡충이’라는 이름을 불러 주는 순간, 비로소 소중한 꽥꽥이의 친구로 다시 피어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는 ‘이름을 부르는 행위’의 중요성과 가치를 이야기한 작품이기도 하다.
★ 이야기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찾는 재미
“뭐야? 술래잡기 끝난 거야?”
우여곡절 끝에 언덕 위에 사는 토끼 깡충이와 재회한 꽥꽥이. 꽥꽥이가 태연하게 “너 찾기 되게 쉽더라!”라고 말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런데 사실 꽥꽥이는 깡충이를 찾으러 가는 길에 이미 많은 토끼들과 만났다. (심지어는 깡충이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면의 하단을 보면, 토끼들이 “뭐야? 술래잡기 끝난 거야?”, “이제 오리가 술래야?”하고 남기는 말이 단서가 되는데 바로 깡충이가 다른 토끼들과 술래잡기 중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겨 찬찬히 살펴보면 꽥꽥이가 깡충이를 찾기 위해 다른 동물들에게 질문을 건네는 장면에서, 바위 뒤에 숨어 술래잡기 중인 토끼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는 길치 꽥꽥이가 친구 토끼의 집을 찾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꽥꽥이에게 길을 잘못 가르쳐 준 거북이가 다시 등장한다. 이때 바위 뒤에 숨어 거북이에게 ‘쉿!’하고 주의를 주는 토끼의 행동에서 술래잡기가 다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는 꽥꽥이와 깡충이의 재회로 끝나지 않고,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 열린 결말 구조를 갖고 있다.
★ 생동감 넘치는 자유로운 묘사, 여백의 미가 인상적인 그림책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는 캐릭터와 배경 묘사는 단순화하고, 색의 사용은 절제해 여백의 미를 효과적으로 살린 작품이다. 모노톤을 주조색으로 사용하면서 주인공 꽥꽥이와 배경이 전환되는 장면들에만 노랑, 파랑, 초록 등의 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독자들이 등장인물과 이야기의 주요 흐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파랑이나 초록 등 푸른 계열의 포인트 색을 사용하면서 이야기 전체에 산뜻하고, 유쾌한 느낌을 더했다. 자유롭고 힘찬 연필선과 붓선은 생동감 넘치는 오리 꽥꽥이의 역동성을 더욱 강조해 보여 준다. 틀에 갇히지 않은 그림과 어우러지는 손글씨에서는 전체적인 표현 기법의 조화까지 고려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작가 소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첫 책 《사소한 소원만 들어주는 두꺼비》로 황금도깨비상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콧수염 토끼》가, 그린 책으로 《나랑 똑같은 아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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