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꿈을 모아 무지개를 만든다고? 누가?
비가 그친 뒤 해가 반짝 나면 하늘에는 예쁜 무지개가 뜬다. 길 가던 사람들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느라 발걸음을 멈추고, 어쩌다가 도시의 상공에 쌍무지개가 뜨는 날이면 인터넷에 기사가 뜨기도 한다. 서너 살 아이가 하나, 둘, 셋, 넷, 하고 숫자를 셀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무지개 색깔을 외울 정도로 우리의 무지개 사랑은 각별한 데가 있다. 하지만 무지개에 대해 시를 쓴다거나 노래를 만든다는 것은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만큼이나 멋쩍은 일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굳이 표현 안 해도 알 테니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느니 무지개 너머의 세상을 꿈꾸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얼마나 식상한가.
그림책 『모아 이야기』는 그 어려운 과제에 과감히 도전한다. 무지개와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 그러나 심심하고 진부한 클리셰를 볼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곧장 무지개를 만드는 요정 ‘모아’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더군다나 이 모아들로 말할 것 같으면 무지개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무지개 만드는 일을 지긋지긋해한다. 샤랄랄라, 노래하며 어떤 일이든 즐거워하는 보통의 요정과 달리 모아들은 어떻게 하면 무지개 만드는 일에서 벗어날까 궁리하는 뺀질이 게으름뱅이에 가깝다. 그래서 이런 모아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혹은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무지개 경연대회’가 열린다. 1등에게는 자그마치 10년의 휴가가 주어진다니, 놀기 좋아하는 모아들로서는 꼭 도전해 볼 만한 대회이다.
멋진 무지개를 만들기 위해 모아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멋진 꿈이다. 모아들이 만드는 무지개는 다름 아닌 꿈을 재료로 하고 있으므로. 무지개를 설계할 하루의 시간이 주어지고 모아들은 휴가를 위해 눈을 부릅뜨고 꿈을 찾기 시작한다. 어떤 모아는 꿈은 찾는 둥 마는 둥 설계에 정성을 다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재료다. 그리하여 어떤 모아는 아름다운 여배우를 찾아 나서고, 어떤 모아는 높은 빌딩을 오르고, 어떤 모아는 동물원을 서성인다. 그런데 문득 궁금하다. 멋진 무지개를 만들 수 있는 꿈, 진짜 아름다운 꿈은 어떤 걸까?
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무지개가 대기 중의 물방울에 반사된 빛이 만들어낸 색띠라는 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주디 갈란드가 부른 ‘Over the Rainbow’를 좋아한다. 무지개 너머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무지개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실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꿈도 마찬가지다. 그 뜻을 정리하려고 하면 개념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가는 듯하지만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누구나 꿈을 가져야만 한다는 점만은 틀림없다. 누군가에게 꿈은 간절한 바람이고, 누군가에게는 과감한 장래희망이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자유를 꿈꾸고, 변두리의 아이들은 정시 퇴근을 보장하는 좋은 공장을 짓고 싶다. 왕년의 여배우는 오래전에 놓쳐버린 꿈을 되찾고 싶고, 한밤중에 벽을 오르던 도둑은 까맣게 잊고 있던 화가의 꿈을 떠올린다.
물론 바보 같은 꿈도 있다. 많은 돈, 더 많은 돈, 더더 많은 돈을 꿈꾸는 사람들. 한숨 나올 만큼 어리석지만 자신들은 세상을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신만만해하는 사람들이 꾸는 꿈도 꿈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꿈으로 만든 무지개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리는 없다. 재료인 꿈보다 설계에 공들였던 모아나 바보 같은 꿈으로 엉터리 무지개를 만든 모아나 무지개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 결국 엄마 아빠가 모두 공장에 나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저희들끼리 놀아야 했던 아이들의 꿈으로 만든 무지개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1등이 된다. 일하는 사람들을 제때 집으로 돌려보내는 공장의 사장님이 되겠다는 꿈속에는 가난한 아이들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도 담겨 있다.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담긴 꿈. 과연 어린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모아 이야기』는 과감한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상황이 돋보이는 그림책이지만 그 아래에는 현실 비판과 꿈에 대한 철학이 놓여 있다. 무지개 만드는 일을 지겨워하는 모아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꼭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은 언제나 피하고 싶어 하는 우리 자신이며, 모아가 모아서 보여주는 꿈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꿈을 꿀 것인가, 아름다운 꿈을 꿀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그림을 들여다보며 구석구석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일도 흥미진진하다. 아이는 아이 나름의, 어른은 어른 나름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는 멋진 그림책으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금''을 받았다.
꿈을 모아 무지개를 만든다고? 누가?
비가 그친 뒤 해가 반짝 나면 하늘에는 예쁜 무지개가 뜬다. 길 가던 사람들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느라 발걸음을 멈추고, 어쩌다가 도시의 상공에 쌍무지개가 뜨는 날이면 인터넷에 기사가 뜨기도 한다. 서너 살 아이가 하나, 둘, 셋, 넷, 하고 숫자를 셀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무지개 색깔을 외울 정도로 우리의 무지개 사랑은 각별한 데가 있다. 하지만 무지개에 대해 시를 쓴다거나 노래를 만든다는 것은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만큼이나 멋쩍은 일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굳이 표현 안 해도 알 테니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느니 무지개 너머의 세상을 꿈꾸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얼마나 식상한가.
그림책 『모아 이야기』는 그 어려운 과제에 과감히 도전한다. 무지개와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 그러나 심심하고 진부한 클리셰를 볼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곧장 무지개를 만드는 요정 ‘모아’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더군다나 이 모아들로 말할 것 같으면 무지개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무지개 만드는 일을 지긋지긋해한다. 샤랄랄라, 노래하며 어떤 일이든 즐거워하는 보통의 요정과 달리 모아들은 어떻게 하면 무지개 만드는 일에서 벗어날까 궁리하는 뺀질이 게으름뱅이에 가깝다. 그래서 이런 모아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혹은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무지개 경연대회’가 열린다. 1등에게는 자그마치 10년의 휴가가 주어진다니, 놀기 좋아하는 모아들로서는 꼭 도전해 볼 만한 대회이다.
멋진 무지개를 만들기 위해 모아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멋진 꿈이다. 모아들이 만드는 무지개는 다름 아닌 꿈을 재료로 하고 있으므로. 무지개를 설계할 하루의 시간이 주어지고 모아들은 휴가를 위해 눈을 부릅뜨고 꿈을 찾기 시작한다. 어떤 모아는 꿈은 찾는 둥 마는 둥 설계에 정성을 다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재료다. 그리하여 어떤 모아는 아름다운 여배우를 찾아 나서고, 어떤 모아는 높은 빌딩을 오르고, 어떤 모아는 동물원을 서성인다. 그런데 문득 궁금하다. 멋진 무지개를 만들 수 있는 꿈, 진짜 아름다운 꿈은 어떤 걸까?
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무지개가 대기 중의 물방울에 반사된 빛이 만들어낸 색띠라는 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주디 갈란드가 부른 ‘Over the Rainbow’를 좋아한다. 무지개 너머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무지개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실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꿈도 마찬가지다. 그 뜻을 정리하려고 하면 개념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가는 듯하지만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누구나 꿈을 가져야만 한다는 점만은 틀림없다. 누군가에게 꿈은 간절한 바람이고, 누군가에게는 과감한 장래희망이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자유를 꿈꾸고, 변두리의 아이들은 정시 퇴근을 보장하는 좋은 공장을 짓고 싶다. 왕년의 여배우는 오래전에 놓쳐버린 꿈을 되찾고 싶고, 한밤중에 벽을 오르던 도둑은 까맣게 잊고 있던 화가의 꿈을 떠올린다.
물론 바보 같은 꿈도 있다. 많은 돈, 더 많은 돈, 더더 많은 돈을 꿈꾸는 사람들. 한숨 나올 만큼 어리석지만 자신들은 세상을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신만만해하는 사람들이 꾸는 꿈도 꿈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꿈으로 만든 무지개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리는 없다. 재료인 꿈보다 설계에 공들였던 모아나 바보 같은 꿈으로 엉터리 무지개를 만든 모아나 무지개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 결국 엄마 아빠가 모두 공장에 나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저희들끼리 놀아야 했던 아이들의 꿈으로 만든 무지개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1등이 된다. 일하는 사람들을 제때 집으로 돌려보내는 공장의 사장님이 되겠다는 꿈속에는 가난한 아이들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도 담겨 있다.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담긴 꿈. 과연 어린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모아 이야기』는 과감한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상황이 돋보이는 그림책이지만 그 아래에는 현실 비판과 꿈에 대한 철학이 놓여 있다. 무지개 만드는 일을 지겨워하는 모아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꼭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은 언제나 피하고 싶어 하는 우리 자신이며, 모아가 모아서 보여주는 꿈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꿈을 꿀 것인가, 아름다운 꿈을 꿀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그림을 들여다보며 구석구석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일도 흥미진진하다. 아이는 아이 나름의, 어른은 어른 나름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는 멋진 그림책으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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