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거즐튼무아

고객평점
저자마오츠카 쿄오코
출판사항바람의아이들, 발행일:2017/03/30
형태사항p.63 18×18
매장위치유아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447536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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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워거즐튼무아? 아무튼 즐거워!

‘워거즐튼무아’아라니, 참 이상한 제목도 다 있다. 심보 고약한 난쟁이 ‘룸펠슈틸츠헨’의 사촌이라도 되나? 룸펠슈틸츠헨보다야 발음도 쉽고 외우기도 수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워거즐튼무아’가 아무렇게나 지어진 고유명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튼 즐거워’를 거꾸로 하면 ‘워거즐튼무아’가 된다. 원작이 일본 책인지라 가능한 해프닝인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놓은 글을 반대로 읽어 괴상한 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른쪽으로 읽든 왼쪽으로 읽든, 문제는 진짜 뜻이다. 언어란 원래 사물의 본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법, ‘워거즐튼무아’라고 하거나 ‘아무튼 즐거워’라고 하거나 즐겁다는 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아무튼 즐거워라니, 이렇게 대책 없이 유쾌한 제목이 또 있을까?

『워거즐튼무아』의 주인공은 요리하기 좋아하고 언제나 새하얗고 커다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뚱보 아줌마다. 어느 날 부엌을 청소하던 아줌마가 작고 까만 씨앗 하나를 발견해 마당 한 귀퉁이에 심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구는 나팔꽃 씨라고 장담하고, 누구는 수박 씨라고 자신만만해하지만 아줌마는 그게 무엇이든 씨앗을 심는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그리고 이윽고 싹을 틔운 밭에서는 호박이 주렁주렁 열린다. 나팔꽃이어도 좋고, 수박이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뚱보 아줌마가 호박을 마다할 리 없다. 호박이 커다랗게 잘 자라면, 맛있는 호박 파이를 만들어야지!

씨앗의 정체는 애초에 정해져 있었을 것이고,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전전긍긍하거나 놀부가 박 씨 심듯 대박을 기원하거나 해서는 진짜 즐거움을 놓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은 순리대로 될 테니 말이다. 결과가 바뀌지 않는 바에야 기왕이면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과정을 즐기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이런 낙천적인 사고방식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장차 나라를 다스리게 될 것이고 수학, 지리, 역사, 법률 할 것 없이 만능인 왕자님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그러므로 너무 공부만 해서 입맛도 없고 도리어 머릿속이 잔뜩 헝클어진 왕자님이 뚱보 아줌마의 집 앞을 지나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만들어낸 커다란 기적

어느 날, 마차를 타고 뚱보 아줌마의 집 앞을 지나던 왕자님이 마당에 세워진 팻말을 보게 된다. “나팔꽃일지도 몰라 수박일지도 몰라 아무튼 즐거워.” 하지만 왕자님은 그 내용을 거꾸로 읽어 외워버린 다음, 급기야 단식을 선언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라몰도지일꽃팔나, 라몰도지일박수, 워거즐튼무아”라면 먹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장기간 외출 중인 임금님과 왕비님을 대신하여 온 정성을 다해 왕자님을 돌보고 있던 신하들로서는 청천벽력이 따로 없다. 밥을 안 먹으면 기운을 없을 테고, 기운이 없으면 공부를 못할 테니 대신, 선생님, 요리사 할 것 없이 모두 다 비상이다. 그런데 대체 라몰도지일꽃팔나……가 뭐지?

우여곡절 끝에 뚱보 아줌마를 찾아낸 신하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사태를 파악한 뚱보 아줌마가 왕자님 앞에서 호박 세 덩이를 차례차례 꺼내면서 이것은 라몰도지일꽃팔나, 이것은 라몰도지일박수, 이것은 워거즐튼무아, 하고 점잔을 빼며 말했던 것. 게다가 그 요리를 먹으려면 시냇가의 풀밭에서,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여러 동갑내기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게 아닌가. 신하들은 모두 이상한 처방이라고 생각했지만, 왕자님이 계속 굶다가는 해고당할 게 분명하니 뚱보 아줌마의 말을 따를 수밖에.

꽉 끼는 옷을 벗어던지고 밖으로 나간 왕자님이 매일 시냇가 풀밭에서 소풍을 즐기며 호박파이를 맛있게 먹고 몰라보게 건강해진 것은 말하나 마나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게 된 왕자님을 보고 뚱보 아줌마가 한 생각은 이렇다. ‘왕자님은 분명히 장래에 훌륭한 임금님이 되실 것이 틀림없어. 그건 그렇고, 그 씨앗을 심어서 정말 다행이었지 뭐야!’ 부엌 찬장에서 발견된 작은 씨앗이 이처럼 엄청난 일을 해낼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본질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은 달리 표현해서 이치를 거스를 수 없다는 말이다. 호박 씨에서 호박이 자라는 게 정해진 이치이듯, 어린이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실컷 뛰어놀아야 한다는 것도 당연한 순리다. 빡빡한 학원 스케줄과 학습지 할당량으로 허덕이는 현실의 아이들이 이 유쾌한 동화책을 읽고 “워거즐튼무아!”를 외친다면 세상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뚱보 아줌마가 한눈에 알아차린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 뚱보 아줌마는 나팔꽃이든 수박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씨앗을 심고 가꾸었고, 결과적으로는 왕자님에게 근사한 어린 시절을 선물해줄 수 있게 되었다. 한낱 이름이, 말이 사물의 본질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그렇다. 하지만 언어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마음가짐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워거즐튼무아’든 ‘아무튼 즐거워’든 즐겁고 유쾌한 마음가짐은 언제나 옳으니까.

▣ 작가 소개

글 : 마츠오카 쿄오코
1935년, 고베에서 태어나다. 고베 여자대학 영문과, 케이오대학 도서관학과 졸업 후, 웨스턴 미시간 대학원에서 아동도서관학을 배우다.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한편, 자택에서 가정 문고를 열고, 아동문학을 연구, 번역, 창작에 종사. 저서로는 『산타크로스의 방』 그림책 『개구리가 보인다(이상 코구마사)』, 창작에는 『쿠샤미쿠샤미텐노메구미』, 번역서로는 『흰 토끼와 검은 토끼(이상 후쿠인칸쇼텐)』등 다수. 현재 재단법인 동경어린이도서관 이사장이다.

그림 : 오오코소 레이코
1946년.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나다. 아오야마대학 영미문학과 졸업. 재학 중부터 어린이책에 삽화를 그리기 시작. 『검은 고양이 왕자 카아보네르(이오나미쇼텐)』 등 다수. 이외에도 마츠오카 쿄오코씨의 창작동화 『나조나조노스키나 온나노코』, 번역서 『반네즈미노야커짱』에 삽화를 그림

역자 : 송영숙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다. 이화여자대학교 동 대학원 도서관학과를 졸업. 미국아이오와대학 대학원.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수학(도서관학). 어린이 도서관과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1996년부터는 ‘서울독서교육연구회’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린이 봉사 및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특히 2004년부터는 이야기 할머니 교육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독서 교육 이야기』, 그림책 재화 『일 년에 아홉 마리 어흥어흥』, 번역서 『모르는 척』이 있다. 현재는 인천광역시 수봉도서관 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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