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았어! 세상이 달라진 것 같았지.”
어디든 함께 가고 무엇이든 같이 하는 젓가락은 최고의 짝꿍이다. 어느 날, 멋진 묘기를 연습하던 젓가락 한 짝의 다리가 똑 부러지고 만다. 다친 친구의 곁을 떠나지 않던 젓가락은 ‘나가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라’는 친구의 응원에 처음으로 홀로 서게 된다. 어색하게 서 있던 젓가락은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의 재미를 하나둘 발견해 나간다.
커커스 리뷰는 ‘밝고 낙관적인 독립’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젓가락 짝꿍』을 호평했다. 이사를 가거나 갈등 상황에서 느끼는 친구와의 거리감, 빈자리 등에 초점을 맞추어 치유의 의미로서 ‘견디는’ 독립을 말하는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달리, 가끔은 혼자만의 길을 가 보는 것의 가치를 조명하며 ‘튼튼한 홀로서기’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려 깊은 대화들이 눈에 띈다. 친구에게 혼자 나가 볼 것을 권유하며 ‘돌아와서 전부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다친 젓가락의 대사 하나하나에도 세심함이 녹아 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독립하는 행위는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도 외롭고 동떨어진 기분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다친 젓가락의 대사를 통해, 늘 뒤에서 마음으로 지켜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응원과 사랑을 전한다. 마치 아이들이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탈 때 부모가 손을 놓아도 잡고 있다는 믿음으로 페달을 밟을 수 있는 것처럼, 홀로 서는 뒤에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있다는 메시지가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처음으로 혼자가 되는 일은 무척 낯선 것이지만, 딱 한 발자국만 떼어 보면 낯선 기분은 금방 사라지고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처음 갈 때 엄마 아빠와 헤어지는 것을 어렵고 두려워하지만, 금방 눈을 빛내며 새로운 일들에 몰두하곤 한다. 『젓가락 짝꿍』은 홀로 서는 행위 자체에 긍정적인 느낌을 부여함으로써 첫 독립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분리 불안의 두려움을 이기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이 응원한다.
또한 ‘거품기 구급대원이 휙휙 달려오’거나 ‘날카로운 구석이 있는(센스 있는) 칼’, ‘젓가락 행진곡을 치는 젓가락’ 등 눈에 보이고 글로 읽히는 재미난 말장난이 곳곳에 녹아 있다. 이처럼 분위기를 부드럽게 환기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들이 우정에 대한 로젠탈의 이야기를 보다 사랑스럽게 만든다. 『젓가락 짝꿍』은 삶의 중요한 태도를 서사로 경험하며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익살스러운 캐릭터성이 돋보이는 ‘부엌의 토이 스토리’
스콧 매군은 에밀리 크루즈 로젠탈의 작품에 대해 “단순해 보이지만 읽을수록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라고 말하며 그림 역시 단순하게 표현하되, 글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이처럼 스콧 매군의 한 톤 다운된 부드러운 색감의 디지털 아트는 사려 깊은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만화처럼 단순하게 표현된 부엌 도구들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띠고 있어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특히 주변에서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사물들이 의인화된 캐릭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는 상상에서 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처럼 부엌의 식기들이 달그락거리며 움직일 것 같다.
젓가락 한 쌍이 누워 있는 일회용 젓가락집은 마치 침대에 누워 있는 듯 다정한 모습을 연상케 하고, 오케스트라로 변신한 식기들은 각기 어울리는 악기를 들고 있다. 이처럼 구석구석 세밀하게 그려진 앙증맞은 유머들이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선 몇 개로 표현한 단순한 표정이지만,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어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높인다. 걱정스러운 얼굴, 응원하는 얼굴, 놀라고 기쁘고 초조한 얼굴까지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을 읽고 배울 수 있다. 또한 캐릭터 속에 각 도구들의 특성이 드러나 있어, 부엌 주변에서 접하는 다양한 식기, 도구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숟가락』, 『빨대 Straw』,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쿠키 한 입의 수업」 시리즈 등 30여 권의 그림책에 글을 썼어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TED 강연의 공동 제작자이자 강연자, 영화 제작자이며 회고록 『평범한 삶의 백과사전 Encyclopedia of an Ordinary Life』과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의 교과서 Textbook Amy Krouse Rosenthal』가 큰 화제를 모았지요. 나무가 우거진 시카고의 동네에서 남편과 함께 세 자녀를 키웠고 2017년 세상을 떠났어요.
그린이 : 스콧 매군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이 글을 쓴 『숟가락』과 『빨대 Straw』 의 그림을 맡아 함께 작업했어요. 또 『레스큐와 제시카: 삶을 바꾸는 우정 RESCUE&JESSICA: A LIFE-CHANGING FRIENDSHIP』, 『오해받은 상어 MISUNDERSTOOD SHRAK』 등에 그림을 그렸지요. 지은 책으로는 『숨을 쉬다 Breathe』와 『빅풋이 나타났다! The Boy Who Cried Bigfoot!』가 있고, 매사추세츠에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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