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왜 나만 자야 해?”
오늘따라 유난히 자기 싫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다양성 잠자리 그림책
“자기 싫어! 왜 나만 자야 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매일 밤 하는 말이죠. 다른 사람들은 아직 안 자는데 나만 자야 하는 게 늘 억울하고 불공평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들도 모두 자고 있어.”라고 말해도, 막상 아이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씨도 먹히지 않죠.
그런데 그때, 달님이 창밖에서 아이에게 말합니다. “너만 자는 거 아니야. 다들 자고 있어. 정말이라니까!”라고요.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으로 자는 아이들을 방문해, 그들의 잠자리를 차례차례 보여줍니다. 어떤 아이는 가족과 함께 자고, 어떤 아이는 들판에서 혼자 자기도 해요. 떠다니는 배 위에서 불안하게 잠을 청하는가 하면, 피로에 지쳐 잠이 들기도 하죠.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자기 전 기도를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병원에서 잠이 들기도 해요. 달님이 이야기를 마칠 무렵, 아이도 스르르 잠이 듭니다.
『달님이 보여준 세상』은 달님의 눈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의 잠자리를 관찰하면서 어린이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지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의 시야를 자연스레 넓혀주는 ‘잠자리 그림책’입니다.
‘침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엿보는 어린이의 삶과 소중한 권리
아이들에게 침실은 매우 특별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소중한 물건을 곁에 두고,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잠이 들죠. 그리고 매일 꿈을 꾸며 성장합니다. 이렇듯 잠자리는 아이에 대해 가장 많이 이해할 수 있는 동시에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들의 잠자리가 이처럼 이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율리아 귈름은 전 세계 어린이의 다양한 잠자리를 사진으로 보여주어 화제가 된 제임스 몰리슨의 「아이들이 자는 곳 (Where children sleep)」이라는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그림책 『달님이 보여준 세상』에서는 아이들의 자는 모습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삶을 보여줍니다. 휠체어를 탄 아이의 모습, 텐트에서 생활하는 집시 가족의 잠자리, 온종일 고된 노동을 한 어린이가 일을 마치고 쓰러져 자는 모습,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어른의 품에 꼭 안겨 잠든 모습, 몸이 아파 병원에서 입원하여 앓다가 잠든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 등 여러 환경과 상황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야말로 아이와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이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율리아 작가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이의 모습을 아울러 담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습니다. 초원 속 꽃 속에 파묻혀 잠든 소녀는 주로 유럽에 거주하는 집시족 아이를, 이동하는 보트 속 아이와 아빠는 시리아 난민을, 집 없이 떠돌다 우산 아래에서 잠을 청하는 철거민 아이를, 아이를 언제나 등에 업은 채 일하는 아프리카 민족을, 자기 전 기도하는 까까머리 동자승과 장애 아동을 표현하는 휠체어까지 내용에 포함하면서 사회, 경제, 종교, 문화적인 상황들을 모두 포함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율리아는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는 않되, 모두가 다른 조건과 생활 속에서 잠이 든다는 메시지를 시와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다양성’을 사실적으로 담았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여운이 있는 ‘베드 타임 스토리’로 말이죠.
모든 어린이가 행복하고 평등하게 잠들기를 바라는 달님의 메시지
우리 아이가 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잠자리 그림책
『달님이 보여준 세상』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다양한 환경과 이야기 속에서 잠이 듭니다. 실제로 아이의 삶은 모두 다르고, 저마다 다른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달님이 보여준 세상』의 달님은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빛을 비추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 처해 있어도 너희의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해. 모두 예쁘고 고운 꿈만 꾸길 바라.’
다양성 그림책 『우리 가족 만나 볼래?』를 통해 주목받은 율리아 귈름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루이즈 글릭’의 시를 번역한 조이스 박의 만남
율리아 귈름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관해 이야기한 그림책 『우리 가족 만나 볼래?』를 통해 주목받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아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고 친절한 아이, 인간과 동물 그리고 우주를 존중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만드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달님이 보여준 세상』은 전 세계 아이들의 잠자리 사진을 보고 깊은 영감을 받은 율리아가 그림을 그리고, 남편인 샘이 그에 딱 맞는 글을 시로 써 내려가며 만들어졌습니다. 샘의 아름다운 시는 조이스 박 작가가 번역하였습니다. 그녀는 영어 교육 전문가로 유명하지만, 문학과 그림책을 사랑하여 수많은 책을 번역했고,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루이즈 글릭’의 시를 번역하여 담은 책 『내가 사랑한 시옷들』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림책과 시를 사랑하는 조이스 박이 샘의 시를 우리말로 정성스레 옮겨 『달님이 보여준 세상』이 비로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샘 귈름
런던과 헤이그에서 자라나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그리고 때때로 이야기꾼으로 살고 있습니다. 율리아와 샘은 아들 미로와 함께 북쪽 바다 옆에 위치한 헤이그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이 책은 부부가 함께 만든 첫 책입니다.
그린이 : 율리아 귈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헤이그의 로열 아카데미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림책은 율리아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매체로, 그녀는 책과 이야기 속엔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옮긴이 : 조이스 박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교육대학원(CELSE)에서 TESOL을 공부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TESOL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인문학 및 영어교육 강연가와 한겨레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J.R.R 톨킨의 『로버랜덤』, 역사에 남은 여성들의 연설 발췌문 모음집인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영어교육서인 『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 등 10여권의 단행본과 『제미노와 파벨르』 등 수십 권의 그림책이 있다. 저서로는 영시 에세이 『내가 사랑한 시옷들』, 단편 소설 모음집 『페미니즘으로 쓴 옛 이야기』 (공저), 영어 학습서 『하루10분 명문 낭독』 등 10여권과 21권의 영어동화 시리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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