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덜컹덜컹 흔들흔들!
버스 안내양이 ‘오라이’를 외치던 그 시절 버스 이야기.
급변하던 1970년대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해보는 ‘1970 생활문화’ 시리즈 아홉 번째 책 『버스 처음 타던 날』이 출간되었다. 탈것이 흔하지 않았던 1970년대 출퇴근하는 서민들의 발이었던 버스는 아이들에게 다분히 호기심의 대상이자 꼭 한번 타 보고 싶은 탈것이었다. 이 책은 누나가 버스 안내양이라 공짜로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서 자기들끼리 버스를 타게 된 세 아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버스를 처음 탄 세 아이의 들뜨고 긴장된 마음이 다양한 각도와 크기로 그려진 그림과 어우러져 사실적이고 정감 있게 담겨 있다. 세 아이의 눈에 비친 버스와 버스 안 사람들,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휙휙 지나치는 바깥 풍경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데려간 듯 생생하다. ‘돌려보는 통통 뉴스’에는 전차부터 자동차,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국내외 대중교통의 변천사, 교통과 관련된 재미있고 알찬 정보가 가득하다.
'1970 생활문화' 시리즈 소개
'1970 생활문화'는 급변하던 1960, 70년대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하는 어린이책 시리즈입니다. 당시 생활의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변하는 생활의 중심에 있던 소재에 대해 깊이 있고 다채로운 정보를 담아내었습니다.
버스 처음 타 보는 세 아이의 하루
지금은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고, KTX를 타면 부산까지 몇 시간 만에 뚝딱 다녀올 수 있는 시대다. 버스도 마을버스, 일반버스, 광역버스 등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지하철은 9호선까지 생겨서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까지 연결되었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공상만화 속에서나 보던 전기자동차들이 도로를 달린다. 이것 말고도 택시, 오토바이, 스쿠터 등 탈것이 넘친다.
불과 몇 십 년 전인 1970년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당시 도로 여건과 대중교통은 매우 열악해서 대중교통하면 곧 버스였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버스 노선이 다양하고 많았거나 배차 간격이 촘촘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이면 버스 안은 콩나물시루처럼 사람들로 미어터졌다. 다른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버스 탈 일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버스라도 한번 타 보는 게 소원이었다.
“너네, 버스 타 봤어?”
“그러는 넌 타 봤냐?”
“쟤 누나가 버스 안내양이야!”
“진짜? 그럼 버스도 공짜로 타겠네!”
이 책 『버스 처음 타던 날』의 봉구, 또숙이, 용철이도 그랬다. 봉구 누나가 버스 안내양이라 공짜로 버스를 탈 수 있다는 말에 셋은 들떠서 버스를 타러 간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봉구 누나가 탄 버스가 오지 않자 셋은 봉구 누나네 회사 버스 아무 거나 몰래 탄다.
버스 안은 생각만큼 좋진 않다. 어른들 틈에 끼어 숨이 막히고, 버스가 굽은 길을 돌 때에는 휘청휘청 비틀비틀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느라 힘도 든다. 그렇지만 셋은 처음 타 보는 버스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착한’ 아줌마도 있고, 차비를 안 내려고 버스 안내양과 싸움을 하는 아저씨도 있다. 그렇게 덜덜덜 흔들흔들. 밖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셋은 집에 가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여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세 아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순수했던 시절의 풍경과 교통에 관한 알찬 정보
요즘 아이들이 보기에는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너무도 세살 물정 모르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시 아이들이 요즘 아이들보다 더 순수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그때 아이들은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웠고, 놀거리가 적다보니 소소한 것에도 호기심과 모험심이 피어올랐다. 누나가 버스 안내양이라는 사실만으로 누나네 버스는 무엇이든 공짜로 탈 수 있다는 생각, 친구들 앞에서 자랑도 하지만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 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휙휙 지나가는 사람들과 간판들을 신기해하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모습이 당시 아이들의 생각이고 모습이다.
버스에 탄 아이들이 보는 1970년대 풍경은 요즘 대중교통을 타고 갈 때 만나는 풍경과는 차이가 있다. 요즘은 다들 차에 타면 스마트폰 보기 바빠서 주변 풍경은커녕 앞 사람, 옆 사람의 행동에도 무관심하다. 하지만 세 아이가 만나는 버스 안 풍경이나 버스 밖 풍경은 좀 더 사람들끼리 부대끼며 사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이 책은 ‘돌려보는 통통 뉴스’를 통해 토큰과 회수권, 버스 안내양, 고속버스 안내양 같은,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70년대 생활사와 시발택시, 지하철의 변천사, 각종 교통수단의 변천사 등 교통 관련 정보들을 짧지만 인상 깊게 들려준다.
재미있고 알찬 정보와 당시 생활상,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까지, 이 책은 이 모두를 놓치지 않고 담아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양혜원
‘제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받으며 어린이 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텃밭 농사를 지으며 책 읽고 글 쓰는 일에 푹 빠져 지냅니다.
쓴 책으로 『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 『하루 왕따』, 『꼴찌로 태어난 토마토』,『여우골에 이사 왔어요』, 『올깃쫄깃 찰지고 맛난 떡 이야기』,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랬다저랬다 흥칫뿡!』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김세진
상상의 세계를 담을 수 있어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제19회 비룡소 공모전 그림책 부분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고, 창작 그림책으로 『양들을 부탁해』, 『달을 삼킨 코뿔소』, 『안녕, 야옹』이 있고, 그린 책으로 『바느질 소녀』, 『사랑에 빠진 도깨비』, 『어떤 동물하고 친구할까』, 『있다』, 『호랑이는 내가 맛있대요』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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