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엉뚱함, 열심, 사랑스러움을 두루 갖춘 ‘빨간 모자’ 성장기
제1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입상작으로 선정된 <빨간 모자 의상실>은 옷 짓기를좋아하는 빨간 모자의 활달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빨간 모자가 색색의 옷감과 실로 옷 짓기를 즐긴 것처럼, 이사랏 작가 또한 <빨간 모자 의상실>의 곳곳에 정성스러운 스티치를 가미했습니다. 점점이 매듭으로 밋밋한 옷에 활기를 넣고, 하늘하늘 장미 줄기로 화려한 멋을 내고, 과감한 스티치로 빨간 모자의 열정을 표현해, “통기타 음악을 듣는 듯한 삐뚤빼뚤한 바느질 한 땀 한 땀이 이룬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정감과 미감이 마음 가득히 즐거움과 만족감을 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좌절했지만 새로운 꿈을 만나고, 혼자였지만 여럿이 소통하는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빨간 모자 캐릭터는 작가가 오래도록 품어 온 분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열정을 불태우는 빨간 모자의 모습은 마음에 드는 한 장면을 완성할 때까지 다시 그리고 바느질하기를 거듭해 온 작가의 모습과도 꼭 닮았습니다. 생각하고 몰입할수록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진정 매일매일이 행복할까요?
<빨간 모자 의상실>에서 빨간 모자는 애정하는 일로부터 얻어지는 만족감 외에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꽉 닫혀 있는 빨간 모자의 대문처럼, 빨간 모자의 시선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향해 있지요. 빨간 모자가 아끼는 옷들이 별다른 쓰임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더기로 쌓여 갈 무렵, 빨간 모자는 새로운 물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모두들 어떤 옷을 입지? 난 왜 옷을 만들까? 내 옷은 누구를 위한 걸까?’
빨간 모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느꼈던 결핍은 어쩌면 이런 물음의 부재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자켓을 수선해 주던 빨간 모자는 아름답기만 한 옷이 아니라, 입는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쭉쭉 잘 늘어나는 바지를, 피부가 예민한 하마에게는 보드라운 옷감으로 만든 원피스를, 두더지 반장님에겐 빛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망토와 선글라스를 권하지요.
빨간 모자가 옷을 만드는 행위는 이전과 똑같았지만, 빨간 모자가 만든 옷들은 매일 입는 옷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좌절을 계기로 새로운 꿈을 만나고, 그 꿈을 통해 이웃들과도 아름답게 관계를 맺어 가는 빨간 모자의 당찬 모습은 반복되는 실패감에 빠진 이들, 타자와의 관계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리고, 그리고, 꿰매는 빨간 모자의 옷 짓는 즐거움이 시각적으로 구현된 그림
이사랏 작가는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는 빨간 모자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빨간 모자는 상상하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 자기가 만든 옷에 대한 자부심이 강합니다. 동그라미 패턴을 좋아해, 갖가지 동그라미로 장식된 옷들이 유난히 많고, 단추, 골무 등의 소품을 닥치는 대로 모아, 빨간 모자의 집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혼자 옷 만드는 일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인과 관계 맺는 것에는 다소 서툴지요. 이야기에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작가는 가상의 친구를 대하듯, 빨간 모자와 긴 시간 소통하며 한 장면, 한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이미지의 재료가 주는 시각적 느낌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합을 이루는 것은 빨간 모자라면 어떤 옷감들을 즐겨 쓸지, 어떤 색감을 좋아할지, 어떤 문양을 옷에 바느질할지, 어떤 장식이 달린 옷을 만들지, 좋아하는 일을 할 땐 어떤 표정을 지을지 등을 치밀하게 고민해 온 열정의 결과입니다. 책장 사이사이에서 빨간 모자와 작가가 옷과 책을 지으며 느꼈던 즐거움과 행복감을 발견해 보세요.
작가 소개
한국에서 응용미술학을 공부했고, 영국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제2회 비룡소 캐릭터 그림책상 공모전에서 『내 친구 브로리』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내 친구 브로리』는 처음으로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꾼으로 꾸준히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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