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얼마 전 집 근처 공원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가 나무 아래 긴 의자에 앉아 그림책을 보고 있었는데 곁에는 강아지도 앉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눈여겨보게 된 것은 마치 강아지가 어린이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책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이 하도 귀여워서 풋 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책은 이제 설자리마저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는 이미 흔해빠진 예기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책읽기의 중요성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더욱 그러하지요.
우리의 독서 환경은 여러 면에서 열악해 보입니다. 더욱이 행정기관부터 기업, 언론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책과 관련된 자본 투자는 물론이고 독서 토론이나 행사 등의 사간 투자조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가 이제는 소외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할 지경입니다.
나무 아래서 책 읽는 어린이와 강아지의 모습이 이렇게까지 강렬할 것은 그런 현실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나에게 가느다란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순간 나는 꿈을 꿨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세상과 잠시라도 기계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유를 즐기는 상상을 한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책과 함께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숲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고 책 속에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들의 길고 짧은 이야기와 지혜와 느낌이 담겨 있습니다. 책 한 권 들고 멀리는 못 가더라도 나무 아래 앉아 잠시 책과 얘기를 나누어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어쩌면 자연이 속닥이는 소리가 슬그머니 끼어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글쓴이의 말
작가 소개
지은이 : 송승태
<아동문예> 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고, <착각의시학> 신인문학상에 시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포토시집 "푸념 끝에 희망", 엮은책 "별난 세상 별난 이야기", 동인집 "꽅들도 하늘을 날고 싶다"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과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여덟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단체전에도 여러 번 참가했습니다. 현재는 중학교 미술 강사와 주민센터에서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미술을 지도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와 성남미술협회, 경기여류화가회, 한국여류수채화가회, 성남사행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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