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내 깃털은 왜 마른 풀 같은 색일까?’
삐이삐이- 바스락 휘리릭 첨벙!
따스한 봄날, 호숫가 마른 풀숲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쉴 새 없이 지저귀는 아기 오리들과 호시탐탐 새끼들을 노리는 천적들로 이곳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오늘도 엄마 오리는 여우를 피해 아기 오리들에게 자맥질을 가르칩니다. 아기 오리들은 물속에서 물구나무를 서고, 헤엄치기를 배우느라 한껏 신이 났죠.
그런데 암컷 아기 청둥오리 청이는 자꾸 한눈을 팝니다. 사실 청이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에요.
‘나도 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
어느새 아기 오리들은 엄마만큼 훌쩍 자라납니다. 솜털을 벗고 멋진 깃털을 갖게 된 것은 물론, 헤엄도, 사냥도, 혼자서 척척 해내죠. 청이 역시 엄마를 꼭 닮은 오리로 자라났어요. 하지만 청이는 마른 풀을 닮은 자신의 깃털 색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깃털은…
청이는 오늘도 다른 새들의 멋진 깃털을 부러워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다른 새들이 멋져 보이는 만큼, 청이는 스스로가 초라해 보여요. 그래서 더 우울하고 시무룩해지는 청이입니다. 그런데 웬걸요. 수컷 청둥오리 둥이의 눈에는 청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기만 합니다!
둥이와 단짝이 되어 겨울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 봄, 청이의 마음은 한 뼘 더 자라나 있습니다.
삐이삐이삐이-
청이가 만든 둥지에는 청이를 꼭 닮은 아기 오리들이 쏙쏙 머리를 내밀고 있어요. 지난해 청이처럼, 아기 오리들은 멋지게 머리깃을 세운 후투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우아, 멋지다!” “엄마, 나도 저렇게 멋진 깃털을 가질 수 있어요?”
하지만 엄마가 된 청이는 후투티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아기 오리들에게 다가오는 작은 움직임, 작은 소리 하나에만 주의를 기울일 뿐이죠.
바스락!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난 순간, 청이는 재빨리 움직입니다. 보호색을 이용해서 시간을 번 다음, 아기 오리들과 함께 호수로 뛰어들어 여우를 따돌리죠!
화를 내며 돌아서는 여우와 무사한 아기 오리들을 보며 청이는 마침내 깨달아요. 자신의 깃털이, 엄마 깃털이, 왜 마른 풀숲을 닮은 색인지, 얼마나 멋진 깃털인지를요!
청둥오리들의 멋진 보호색 이야기
《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는 찬바람이 부는 10월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겨울을 나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2~3월이면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 떠나가는 대표적인 겨울철새 청둥오리의 이야기입니다.
청둥오리, 하면 누구나 빛나는 청녹색 머리와 흰색 목띠를 떠올릴 거예요. 하지만 암컷 청둥오리는 마른 풀을 닮은 갈색 깃털에 주황색 부리를 가졌답니다. 수컷과 암컷의 생김새가 전혀 다른 이유는 새끼를 품고 키우는 암컷이 보호색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보호색 덕분에 힘이 약한 새끼 오리들과 새끼들을 돌보는 어미 오리는 천적들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죠.
<라가치상> 수상작가 안효림과 생태 전문 작가 김황의 환상적인 만남!
김황 작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암컷 청둥오리 청이를 주인공으로, 나와 친구를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고 속상해하곤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유치원과 학교에서 또래들과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거나, 나에게 없는 것들을 부러워하며 자신감을 잃곤 해요. 다른 친구들이 멋져 보이는 만큼 때로는 내가 가진 것들이 하찮게 생각될 때도 있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의 하나지만, 이 시기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자존감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김황 작가는 청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기 자신, 그리고 주변의 작고 소소한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돕습니다.
일찍이 볼로냐 어린이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안효림 작가는 파랑과 갈색, 두 가지 색조만을 사용한 파스텔 그림으로, 겨울철새 청둥오리의 생태와 암컷이 지닌 보호색의 의미를 매력적으로 펼쳐 보입니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봄부터 다음해 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성장하는 청이를 따라가며, 독자들이 청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요.
한편으로 작가는 카무플라주 기법을 활용해 각 장면마다 천적들을 숨겨 놓았어요. 여우의 모습을 눈치챈 순간, 독자들은 생동감 넘치는 자연 속 먹이생태계의 의미 그대로를 느낄 수 있죠.
사랑스러운 겨울철새 청둥오리와
우리 아이들의 마음 성장을 응원하는 그림책
올 가을과 겨울에도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왔어요.
힘찬 날갯짓으로 산과 들, 강과 호수로 찾아드는 철새들은 환경보호의 정도를 알려 주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죠. 누구보다 철새를 사랑하고 아끼는 김황 작가의 글과 안효림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완성된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이 지켜 나갈 내일의 환경 속에서 청이와 둥이가, 또 이들의 새끼와 또 그 새끼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나라를 찾아와 주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황
재일 한국인 3세로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어요.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 책 작가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코끼리 사쿠라》로 일본아동문학가협회가 주최한 ‘제1회 어린이를 위한 감동 논픽션 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둥지 상자》로 <CJ그림책상>을 받았고,
《생태 통로》가 <한국출판문화상>에 선정되었어요.
그동안 글을 쓴 책으로 《이 씨앗 누굴까》,《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 《꿀벌이 없어지면 딸기를 못 먹는다고》, 《토마토, 채소일까? 과일일까》, 《비빔밥 꽃 피었다》, 《곶감 줄게, 눈물 뚝!》, 《산호초가 모두 사라지면》, 《오랑우탄과 팜유 농장 보고서》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안효림
《너는 누굴까》로 볼로냐아동도서전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선생님은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따뜻한 그림으로 매 작품마다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어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 《감나무가 부르면》, 《파도가 온다》, 《개구리 우산이 물었어》가 있으며,
《마음 정원》 《또또나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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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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