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익숙한 풍경에 숨어든 놀랍도록 엉뚱한 상상력?
면지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빛이 은은한 동물원의 밤, 어둡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물원 곳곳에 있는 동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밝게 형형색색 빛을 띠고 있는 ‘어머나 이런 동물원’이라는 유머러스한 간판이 시선을 끈다. 날이 밝아 오고, 이야기 첫 장면에는 개장한 동물원에 한 남자아이가 다가간다. 하지만 동물원의 철창 문은 살짝 열려 있고, 영업 시간을 알리는 개장 표지판은 바닥에 떨어져 있다. 그리고 동물원이 텅 비었다. 과연 동물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호기심을 안고 다음 장을 넘기면 이제부터 온 동네가 동물원이 되는 마법 같은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빨갛게 물든 연꽃들 사이로 모습을 감춘 플라멩코, 고양이들과 함께 지붕 위에서 동네 풍경을 감상 중인 호랑이, 벽을 타고 있는 산양, 사람들 사이에서 배영 중인 해달 등 우리 주변의 익숙한 풍경에 자연스레 스며든 동물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또 정확하고 꼼꼼한 그림과 대조되는 담백하고 간결한 글 덕분에 독자는 그림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노란색으로 물든 여름 바람이
모두를 데리고 자유롭게 달려갑니다.”
『이상한 동물원』은 참신한 소재로 독자들의 이목을 끈 다음, 이야기가 시작됨에 따라 독자들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독자들은 마치 숨은그림찾기하듯 그림 한 장 한 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동물들이 하나둘 모여 기차역에서 열차를 네버랜드행 열차로 갈아 타는 마지막 장면은 몽환적이면서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한다. 과연 동물들은 네버랜드행 열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는 걸까? 동물들의 집은 어디일까? 하는 여운을 남기며, 독자들도 자유롭게 상상력을 확장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항상 논란이 되고 있는 동물원 존폐에 관한 논쟁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 풍성한 색감과 세밀한 드로잉이 돋보이는 그림책
『이상한 동물원』은 밀도 높은 그림과 다양한 색의 사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수 작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의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동식물과 사물 고유의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으며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 동물들부터 우리 주변의 풍경을 충분한 사전 자료 조사를 통해 최대한 실제 형태를 익히고 난 후 드로잉 작업을 한다. 먼저 연필 선으로 구도를 잡은 뒤 펜으로 주 요소의 외각 라인을 그린 후, 얇은 펜선으로 그 안과 밖을 오밀조밀하게 채워 나간다. 그다음 완성된 스케치 작업을 컴퓨터로 옮겨 다양한 색깔과 질감을 입혀 보며 채색 작업을 하여 그림을 완성했다. 이렇듯 『이상한 동물원』은 모든 장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풍성한 색감과 세밀한 그림 표현에 작가의 재미난 상상력이 곁들여져, 현실과 상상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독특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한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연수
얼핏 들여다보면 평범하지만 자세히 보면 색다른 그림책을 쓰고 그린다. 『이상한 하루』로 2019년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그린 책으로 『할머니의 지청구』, 『지구의 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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