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너무너무 개를 기르고 싶어요!”
어떤 개를 고를까요?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요?
어린이와 동물의 관계, 유머, 소외와 차별을 이겨낸 자기 긍정,
상당히 “솜씨 좋은” 키티 크라우더의 동물 이야기 그림책.
감동적이고 놀랍고 기발한 상황,
평범하지 않은, 아주 유쾌하고 극적인 개 이야기.
보호소 입양, 성실하게 돌보기, 동물 권익에 대한 감수성……
정성을 쏟고 관심을 기울여야 ‘동물’도 ‘아이’도 ‘이해’할 수 있어요!
■ 밀리 아가씨는 이른 아침과 학교를 싫어하고, 개를 좋아해요!
평범한 어린 소녀 밀리는 일찍 일어나는 것도 학교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아침마다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서는 아침 식사 때마다 끈질기게 묻지요.
“엄마, 개 길러도 돼요?”
밀리에게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랍니다. 정말 정말 개를 기르고 싶거든요.
“커다란 개요! 아빠처럼 힘이 세서 나를 지켜줄 개. 혹은 엄마처럼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개. 아님 나만큼 재미있는 장난 잘 치는 개. 또는 너무 귀여운 아주아주 작은 강아지…….”
어떻게 설득하든 엄마의 대답은 한결같아요. “안 돼. 절대 안 돼.” 얼마나 실망인지!
학교에서는 뤼세트, 조르제트, 레아, 모리세트, 모드, 디안, 오데트가 자기네 개, 강아지, 개, 강아지, 개 이야기밖에 하지 않아요. 이번 일요일에는 각자 자기 개를 데리고 도그 클럽에서 석류 주스 파티를 한대요.
다시 아침, 밀리는 퉁퉁 부은 눈으로 또다시 “엄마, 나 개 한 마리 길러도 돼요?” 하고 물었어요. 그때 기적이 일어났어요. 엄마가 커다랗게 “좋아아!!! 유기 동물 보호소에 가서 찾아보자!”라고 대답한 거예요. 드디어 밀리의 소원이 이루어지려나 봐요.
보호소에는 개들이 정말 많아요. 클럽에 어울릴 만큼 세련된 개는 어떤 개일까요?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요? 아, 개들이 대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차별을 극복한 빛나는 자기 긍정
‘세 겹 왕관 학교’라는 초일류 사립 학교. 그 학교에서 대놓고 무시를 당하던 밀리는 마침내 자기 개를 갖게 되자 ‘프린스’라는 귀족적인 이름을 붙이고, 최고로 멋진 왕자님을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프린스 역시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지요. 족보 없는 개, 흉측한 거, 잡종…….
평범한 가정의 밀리는 분명히 학교 아이들과 같은 사회 계층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통스러운 차별을 경험합니다. 상류층에 속하는 그 애들은 거리낌 없이 너는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도록 만듭니다. 그 애들이 데리고 다니는 개들도 하나같이 주인과 똑같습니다. 커다란 리본, 부자연스러운 장식,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모습. 이 책에서 개들은 바로 주인의 또 다른 분신입니다. 아이가 비웃으면 개 역시 비웃는 표정이고 아이가 낄낄거리면 개도 같이 낄낄거립니다.
어른 세계의 축소판인 어린이의 세계. 키티 크라우더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소외를 어린이의 절박한 시선에서 그립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프린스를 데려오면서 밀리는 각성합니다. 그 애들과 같아지려는 몸부림의 허망함, ‘도그 클럽’ 아이들의 평가에 좌우된 비굴함……. 밀리는 더 이상 그 애들을 따라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의 새 놀이 친구와 함께 놀면 되니까요! 게다가 이 종을 알 수 없는 나이 든 작은 개 프린스에게는 엄청난 비밀, 특별한 능력이 있답니다. 와우!
차별을 극복한 자기 긍정을 이렇게 밝게 유머와 익살을 담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어린이의 깊은 절망, 소원, 다시 좌절, 그리고 극복, 희망. 이 모든 갈등을 이겨낸 자기 긍정으로 빛나는 이 작품은 어린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개 이야기로 어린이가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힘 있게 풀어낸 지극히 현실적인 판타지 그림책입니다.
■ 정성을 쏟고 관심을 기울여야 ‘동물’도 ‘아이’도 ‘이해’할 수 있어요
어린이와 개, 한 존재는 아직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현 못 할 수 있고, 또 한 존재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보살피는 이가 섬세한 시선으로 들여다봐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밀리에게 개가 어떤 의미인가를 알게 되자 개를 데려오기 위해 나섰고, 밀리는 프린스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 비로소 그 참모습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동물이라는 다른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너도 나도 쉽게 동물을 키우지만, 한편으로는 장식으로 여기거나 중간에 나 몰라라 하는 모습도 그만큼 흔합니다. 개를 키우고 싶어 하는 어린이는 많습니다. 그런 어린이들에게 보호소 입양, 정성으로 돌보는 성실함, 끝까지 돌보는 책임감 등 동물을 키우려면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지를 진심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어린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에게 정성을 쏟아야만 동물을 ‘이해’할 수 있듯 어린이에게 정성을 쏟아야만 어린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 눈부신 화사함,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그림책
빼어난 선과 색으로 정평이 난 작가 키티 크라우더는 이번 작품 역시 과감하고 두드러지는 선과 색으로 모든 극적인 장면과 아주 유쾌한 장면을 차례차례 돋보이게 만들어 냅니다. 커다란 파란 리본을 단 밀리와 프린스,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난 다음에는 프린스는 리본 없이 밀리는 프린스의 몸 색깔과 같은 주황색 리본을 답니다.
무시하고 비웃는 갖가지 표정들, 과장된 차림새, 세상의 개란 개는 다 모인 듯한 온갖 개들. 감동적인 상황, 놀라운 상황, 완전히 기발한 상황, 이 모든 장면이 눈부신 형광색 바탕 위에 세련되고 화사한 색연필로 유쾌하고 즐겁게 펼쳐집니다.
어린이가 무언가를 원할 때, 특히 원하는 것이 반려동물일 때 흔히 상상하는 일반적인 이야깃거리를 넘어선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훌륭한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키티 크라우더
1970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현대 그림책 장인으로 평가받는 어린이책 작가이자 화가로 수십 권의 어린이책을 펴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다. 《개를 원합니다 - 어떤 개든 상관없음》은 어린이와 동물의 관계, 유머, 자기 긍정이 극적이고 유쾌하게 펼쳐지는 빼어난 작품이다. 《메두사 엄마》, 《아니의 호수》, 《대혼란》, 《서부 시대》 등 여러 작품이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옮긴이 : 이주희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4 대학에서 비교 문학을 공부했다. 어린이와 성인 문학, 영미 문학과 프랑스 문학을 아우르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다. 《줄어드는 아이 트리혼》, 《동물들의 도시》, 《지름길》 등 여러 권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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