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ㅊ▪생태적 특성과 문학적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색다른 이야기 세계
도로롱 도로롱, 파릇파릇한 풀숲에 무슨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도롱이가 잠자는 소리지요. 잠에서 깨어난 도롱이는 꿈틀꿈틀하고 기지개를 켜다 실수로 집을 부수고 맙니다. “힝, 이제 어떻게 하지?” 시무룩한 것도 잠깐, 도롱이는 맛있는 풀을 든든하게 먹고 집 지을 재료를 찾아 씩씩하게 길을 나섭니다. 이번엔 어떤 집을 지을까 생각하면서요. 도롱이는 다시 집을 짓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까요?
흔히 도롱이벌레라고 부르는 주머니나방 애벌레는 둘레에 있는 재료로 집을 짓고 삽니다. 집이 나뭇가지 끝에 도롱이 모양처럼 달려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바로 이 도롱이벌레가 《보들보들 실뭉치》의 주인공입니다. 그림책 속에서 도롱이벌레는 여전히 아삭아삭한 풀을 좋아하지만, 둘레에 있는 풀 대신 털실로도 집을 만들 수 있는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동글동글 눈사람 같은 얼굴과 몸통, 점 두 개와 선으로 표현한 깜찍한 표정까지,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도롱이가 풀밭에 떨어진 실뭉치를 발견해 기뻐하고, ‘보들보들한 새 집’ 생각에 설레어 하는 모습은, 둘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을 상상의 세계로 변하게 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도롱이벌레의 생태를 따스한 눈으로 들여다보고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내 색다른 이야기 세계를 그려 냈습니다. 우리 가까이 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존재를 따뜻한 상상력으로 다시 그린 이야기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계를 더 넓게 만들어 줍니다.
▪나쁜 일이 생겨도 괜찮아, 한 땀 한 땀 다시 뜨면 되니까!
귀여운 외모와 어수룩한 행동이 매력 넘치는 도롱이. 자기도 모르게 집을 부수고, 배부르면 쿨쿨 자는 낙천적인 모습이 정겹습니다. 조금 모자란 듯하지만 사실, 무척 씩씩한 친구예요. 실수를 저질러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내거든요. 기지개를 켜다가 집을 망가뜨렸을 때는 재료를 찾아 용감히 길을 나서고, 새로 지은 집이 무거워 나뭇가지까지 축 늘어졌을 때는 자기에게 정말로 필요한 집은 어떤 모양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답을 찾아냅니다.
도롱이는 새 집을 짓는 동안, 이런저런 고민 때문에 점점 집을 크게 짓습니다. 언뜻 욕심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입니다. 자기에게 꼭 필요하거나, 알맞은 것이 무엇인지 직접 해 보기 전에는 제대로 알 수 없으니까요. 이처럼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기치 못한 어려움과 맞닥뜨리거나, 앞으로 나아가기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헤매고 망치고 실수하고, 그러나 끝내 해내는 도롱이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건, 그런 나쁜 일과 마주하더라도, 그래서 실수하더라도 괜찮다고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도롱이의 이야기를 통해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자라나는 거라고 말합니다. 잔잔함 속에 뭉클한 성장 서사를 담고 있는 《보들보들 실뭉치》. 날마다 낯선 세상과 마주하는 아이들이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키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자연과 일상에서 건져 올리는 특별한 이야기
김효정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이야기 씨앗을 찾아내고, 우리 둘레 자연의 모습을 그림책 속에 담아냅니다. 이번 작품 ≪보들보들 실뭉치≫에서는 봄기운 가득한 그림으로 독자들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흰 바탕에 단순한 필치로 그린 풀밭은,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초록색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이야기 무대가 되고, 전체적인 그림의 분위기는 수채 과슈를 사용해 강렬하지만 맑은 느낌을 냅니다. 이처럼 장면마다 펼쳐지는 생명력 넘치는 그림이 작가가 만들어 낸 상상의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작가 소개
일상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떠올리곤 합니다.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나뭇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는 도롱이벌레 집을 보고 ≪보들보들 실뭉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구름이 둥둥≫ ≪꽃이 피었습니다≫ ≪사계절 목욕탕≫이 있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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