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무명천 할머니》 《나비가 된 소녀들》 정란희 작가 신작!
1980년 5월 광주 이야기를 담은 역사 그림책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며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정란희 작가의 역사 그림책 《오월의 주먹밥》이 출간되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기까지, 정란희 작가에게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전라도 무안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겪은 작가에게 오월의 광주는 언제나 마음 한켠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던 이야기였습니다. 아프고 시린 이야기를 마침내 책으로 펴내는 지금, “오랜 숙제를 끝냈다”고 말하는 작가에게서는 감히 짐작하기 어려운 고민의 깊이와 무게를 엿볼 수 있어요.
정란희 작가가 풀어내는 5⸱18의 이야기는 초등학생 경이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경이의 이야기 속에는 독재자가 보낸 계엄군도, 폭력에 맞서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위대도, 부상자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수많은 시민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의와 연대의 마음으로 어머니들이 만드는 주먹밥이 있습니다.
그해 5월, 광주의 아주머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쌀과 반찬을 모아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남편이고 형제인 시민군을 위해 어머니들은 하루 종일 주먹밥을 만들고 나르면서 정의로운 세상을 응원했습니다.
《오월의 주먹밥》은 5⸱18 민주화 운동의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잃어 가면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이자, 주먹밥을 만들고 나누며 시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원동력이 되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이끌어 온 시민들의 힘을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1980년 5월 광주에는 오월의 주먹밥이 있었다.
광주 시민들은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어 갔다.
고립된 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엄청난 공포 속에서도 광주 사람들은
정의와 연대의 마음으로 오월의 주먹밥을 만들고 나누었다.
《오월의 주먹밥》은 자신의 목숨을 잃어 가면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광주 시민들과 오월 어머니들의 이야기이자,
역사 왜곡과 거짓말에 맞서며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수백 개의 밥알을 한 덩이로 뭉치며 민주화된 대한민국을 열망했던
광주 시민들의 마음이 부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광주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민주주의도 밥을 먹어야 힘을 쓰제.
이건 우리 대한민국에게 주는 밥이여!”
탕! 탕!
이른 더위가 찾아온 5월, 광주 시내 한복판에서 외마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학교에 다녀오던 경이는 겁에 질려 집으로 뛰어들며 외쳐요.
“엄마! 군인들이 사람들에게 총을 쏴! 빨리 도망쳐야 해!”
하지만 부엌에 모인 엄마와 아주머니들은 차분하게 자리 하나를 내어 줄 뿐입니다.
“마침 일손이 필요했는데 잘 왔다.”
솥뚜껑이 열리고, 갓 지은 밥이 함지박 가득 부어집니다. 거리에 가득한 화약 냄새를 밀어내는 구수한 밥 냄새는 이날부터 경이네의 일상이 됩니다.
경이네 집만이 아닙니다. 시장 한복판에도, 골목 곳곳에도 주먹밥을 만드는 커다란 솥이 걸립니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쌀을 퍼 오고, 참기름, 깨, 단무지, 김치도 여기저기서 모여들어요. 상인들은 팔던 쌀과 채소, 빵과 음료수를 내어 놓죠.
바구니와 수레 가득 실린 주먹밥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전해집니다. 시위대에게, 시민군에게, 부상자들 치료를 위해 헌혈하는 사람들과 미처 밥을 먹지 못한 군인들에게도 주먹밥이 전해져요.
“우리가 함께라면 할 수 있어!”
주먹밥을 받아들며 활짝 웃는 시민군의 얼굴에는 힘찬 다짐과 약속이 걸려 있습니다.
오월의 주먹밥, 광주공동체의 상징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사로 기록된 5⸱18 민주화 운동에서 주먹밥은 가장 따뜻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배가 고프다는 시민군들을 위해 이름 없는 어머니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십시일반 쌀과 돈을 모아 하루 종일 밥을 짓고 뭉쳤습니다. 사상과 이념을 떠나, 어머니들은 오로지 이웃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끊임없이 주먹밥을 날랐습니다. 5월 27일 새벽까지 도청을 지킨 시민군들의 마지막 식사 역시 어머니들이 만든 주먹밥이었어요.
오월의 주먹밥은 힘든 시기를 함께한 연대와 나눔의 정신을 품은 광주공동체의 상징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김주경 작가의 따뜻한 그림에 담긴
오월 광주 시민들의 힘과 희망, 그리고 감동의 이야기
이 책에 그림을 그린 김주경 작가는 오월의 주먹밥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인 그림으로 표현해 냅니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표현된 각 장면들에는 비극과 아픔과 더불어 희망과 웃음, 협동과 나눔이 함께하던 그해 오월 광주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고립된 광주에서 하나로 똘똘 뭉쳐 서로를 돕고 나누는 시민들의 모습을 따뜻하고 밝은 시선으로 그려 냅니다. 끝까지 도청을 지키는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과 희망을 담습니다. 작가가 그려 낸 광주 시민들의 모습은 길을 가다 한번쯤 마주쳤을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요.
때문에 5월 27일 새벽, 어둠과 화염에 휩싸인 광주의 모습은 더욱 아프게 독자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멀어지는 트럭 사이로 절규하듯 들려오는 “우리를 기억해 달라”는 목소리와 울먹이는 경이, 짓밟힌 주먹밥은 살아남은 이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잊을 수 없는 상처의 깊이를 독자들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 : 5⸱18 민주화 운동
‘오월을 기억하자’는 약속을 떠올리며, 해마다 오월 광주에서는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 행사가 열립니다. 광주 양동시장 앞에는 주먹밥을 움켜쥔 손 조형물이 설치되어 5⸱18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시민정신과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기억하도록 돕고 있어요.
《오월의 주먹밥》은 수백 수천 개의 밥알을 한 덩이로 뭉치며 민주화된 대한민국을 열망했던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목소리이자, 우리 어린이들이 반드시 알고 기억해야 할 5.18 민주화 운동의 이야기예요.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헌신을 잊지 않으며 소중한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일은 민주시민으로서 우리 어린이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일 거예요.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시리즈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되던 그때, 그곳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역사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각 권의 마지막에는 책의 배경이 된 역사 이야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사례가 소개되며 어린이들이 더 깊이 있는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죠.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의 근현대사 이야기를 다뤄 온 이 시리즈는 《오월의 주먹밥》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울림어린이와 국내 작가진들과 함께 펴내는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시리즈는 우리 어린이들이 역사를 생활로, 삶 자체로 이해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란희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났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무안에서 겪은 5·18 민주화 운동을 항상 마음 한편에 담고 살았어요.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극작을,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어요.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우리 이모는 4학년〉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쓴 책으로는 《단추 마녀의 수상한 식당》을 비롯한 단추 마녀 시리즈와 《행운 가족》, 《우리 가족 비밀 캠프》, 《우등생 바이러스》, 《아빠는 슈퍼맨 나는 슈퍼보이》, 《슈퍼보이가 되는 법》 등이 있고, 청소년 소설로는 《엄마의 팬클럽》이 있어요.
2015년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나비가 된 소녀들》, 《무명천 할머니》, 《하늘의 독립군 권기옥》 등의 작품을 통해 평화와 인권, 우리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린이 : 김주경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살아나는 주인공과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 내는 걸 좋아합니다.
《미술관 추격 사건》, 《내 이름은 직지》, 《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 《평양성의 막강 삼총사》, 《나는 설탕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콩 한 알과 송아지》, 《아기 새를 품었으니》, 《책 고치는 할아버지》, 《우리 집 하늘》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들이 찾아와 속닥거려 이야기도 조금씩 만들고 있습니다.
《다시 그려도 괜찮아》, 《그래서 나는》, 《엎드려 관찰하고 자세히 그렸어요》, 《누구게》, 《또 누굴까》는 쓰고 그린 책입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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