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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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천송이 만그루
출판사항고래뱃속, 발행일:2022/08/15
형태사항 국판:22CM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074780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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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너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은 무엇일까?


좋아하면 닮아 가는 순수한 마음 한 방울,

누군가의 가장 근사한 하루 속에 번지다


무가 당근이 될 수 있을까?


어느 날 무 마을에 사는 무무가 당근 마을에 사는 당당이의 생일 파티 초대장을 받습니다. 단짝 친구 당당이에게 정말 근사한 선물을 주고 싶었던 무무는 직접 만든 케이크와 직접 그린 그림, 그리고 꽃으로 직접 만든 화관까지 준비합니다. 그래도 뭔가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무무는 당당이처럼 당근으로 변신하기로 결심합니다. 멋진 당근이 되기 위해 무무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볶고, 새하얀 몸을 주홍빛으로 물들이기 위한 갖은 방법들을 시도합니다. 마침내 감쪽같은 당근이 된 무무는 설레는 마음으로 당당이네 생일 파티를 찾아갑니다. 과연 당당이는 무무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내가 너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보는 기적


우리는 나와 닮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을 스스로 닮아 가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에는 상대가 궁금하고, 더 알고 싶고, 더 나아가 내게 없는 그 사람의 어떤 모습들을 데려와 내 안에 물감처럼 톡, 번지게 만드는 마법이 깃들어 있거든요. 어쩌면 무무가 당당이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은, 그런 마법이 무무에게도 일어났음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숙명적으로 갇혀 있는 ‘나’의 몸과 마음 바깥으로 뻗어 나갈 기회를 줍니다. 우리는 바로 그런 기회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알쏭달쏭한 타인의 세계를 제 안으로 품어 내며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지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었음을 아는 일은, 어쩌면 우리가 이 생에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적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길에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어


하지만 좋아함으로 닮아가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무무에게 그랬듯이요. 무무는 당당이처럼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봅니다. 길을 가다 만난 진흙탕이 꼭 당당이처럼 예쁜 주홍빛이어서, 무무는 그 안에 풍덩 빠져들어 이리저리 굴러 봅니다. 하지만 온몸에 입힌 진흙은 비 한 번에 모두 씻겨 내려가 버리고 말지요. 실망한 무무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태양에 피부를 그을리기 위해 뜨거운 햇볕 아래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하지만 예쁜 주홍빛이 되긴커녕 따가운 붉은 반점들만 잔뜩 생기고 말았습니다. 나는 무고, 너는 당근인데, 무가 당근이 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어쩌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무무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안팎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알면서 하는 노력도 있고 나도 모르는 새 하게 되는 노력들도 있지만, 상대가 나와 더 가까운 사이가 되면 나의 의지로 하게 되는 노력들이 더 잦아지지요. 무와 당근만큼이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이 100% 꼭 같은 마음이 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그 대상이 나의 친구라면, 내가 아끼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서로를 더 품어 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더 많이 노력하는 만큼 더 많은 실패도 겪게 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는 않지요.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는 서서히 그러나 끝내 닮아 갑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예쁘게 물들어 갑니다. 무무와 당당이가 그랬던 것처럼요.


진짜 정말 아주 매우 무척 많이

커다란 아이들의 마음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닮고 싶은 마음은 커다란 일입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겐 지구보다, 우주보다 커다란 일일지도요. 그만큼 커다란 마음을 강조하고 싶을 때, 아이들은 ‘진짜, 정말, 아주, 매우, 무척, 많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천 가지 말 가지 말들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작은 심장 속에서 보글보글 피어나는 천만 가지 마음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는 일은 무척이나 신나는 일이지요. 내가 느끼는 건 이만큼인데 상대가 그만큼 알아 주었으면 해서, 아이들은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에 반짝반짝 빛나는 강조의 표현들을 덧붙입니다. 진짜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매우 멋진 선물을 주게 되어서, 무척 많이 신나는 무무처럼요. 아직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처음이고, 처음인 만큼 모든 것이 놀랍기만 한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어른들이 느끼는 것보다 ‘진짜 정말 아주 매우 무척 많이’ 새롭고 벅찰 것입니다. 천송이 만그루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알아보고, 이야기 속에 의도적으로 배치된 요소들을 통해 커다란 마음은 커다랗게 표현해도 된다고 부드럽게 격려해 줍니다. 오직 그때여서 가능한 마음들이 더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이요. 한껏 느끼고 아낌없이 표현하면서, 아이들의 커다란 마음은 우주보다 더 커질 테니까요. 그렇게 더 커진 마음만큼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더 나아가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세상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은

우리의 내일을 더 사랑스럽게 만들어 줄 거야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천송이 만그루 작가가 그려낸 이 사랑스러운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이 잔뜩 담겨 있습니다. 뿡뿡 방귀를 뀌며 편지를 전해 주는 구구 집배원 아저씨를 보면 아이들은 까르르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겠지요. 무무가 당당이를 위해 뽀짝뽀짝 손으로 만들고 그리는 모습 속에는, 만들기 시간에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얼굴이 비치는 것 같습니다. 무 모양 무 마을, 당근 모양 당근 마을, 감자 모양 감자 마을에 사는 야채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 속에서는, 도시의 빌딩 사이에 갇혀 있던 상상의 세계가 알록달록한 색채를 입고 자유롭게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겠지요. 무엇보다, 살아가면서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무무와 당당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법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나’에게는 없는 ‘너’의 색채가 한 방울 두 방울 내게 물들어 가는 마법, 좋아하면 닮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 일구는 그 작은 기적이야말로 아이들의 미래를 따스하게 꽃피우는 힘이니까요. 그렇게 내 앞의 너를, 내 앞의 세상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둘 모여, 우리의 오늘은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덮을 때 즈음 나도 모르는 새 투명한 미소가 번지고, 그런 얼굴을 마주하는 아이의 얼굴에도 거울처럼 환한 태양이 비치는 것처럼요. 

작가 소개

천송이 만그루

아이들은 ‘많음’을 표현할 때 종종 ‘천 개, 만 개’로 말합니다.

그림책을 보고 아이들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천 송이의 꽃처럼 피어나고, 만 그루의 나무처럼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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