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엄마를 기다리며
아기 코끼리가 엄마를 기다린다. 엄마를 기다리며 택배 아저씨를 도와 소포를 배달한다. 악어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아주 위험한 연못을 건너서 말이다. 엄마를 기다리며 슈퍼마켓 일을 도와 빵집 아저씨에게 달걀도 배달한다. 그것도 다섯 번이나, 자신보다 엄청 큰 수레를 끌고서 말이다. 엄마를 기다리며 나무에 올라가 고양이와 물고기 잡기 시합을 한다. 나무에 대롱대롱 탐스럽게 열린 물고기 열매를 여섯 마리나 잡는다. 엄마를 기다리며 할아버지와 닮은 물건을 발견하기도 한다. 무슨 사건이든 해결하는 탐정처럼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엄마를 기다리며 개미와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다. 커다란 개미가 일곱 날 동안이나 줄을 서서 산 케이크이다. 엄마한테도 주려고 남겨 놓았는데, 엄마는 아직도 오지 않는다. 아기 코끼리는 언제까지 엄마를 기다릴 수 있을까? 엄마는 언제 오는 걸까?
기다리는 건 배우는 거야
사실 엄마 코끼리는 그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잠시 화장실을 갔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간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기 코끼리에게는 일곱 날, 여덟 주만큼이나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특히 엄마와 떨어지기를 힘들어 한다면 더욱 그랬을 텐데, 아기 코끼리는 어떻게 엄마를 잘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일까?
엄마를 기다리며 처음에는 꽤나 분주했던 아기 코끼리이다. 기다림이 거대한 악어만큼이나 무섭기 때문에,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택배 아저씨, 슈퍼마켓, 빵집, 주스 가게를 떠올리며 놀이를 하고 지루함을 달래려 노력한다. 달걀 배달을 다섯 번, 물고기 잡기도 여섯 번이나 할 정도로 몸을 바삐 놀린다. 그래도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아기 코끼리는 점차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몸을 숨기거나, 낙하산을 둥둥 타고 내려오는 상상을 한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지내는 법도, 느리고 느린 달팽이가 물을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 주는 방법도 알게 된다.
아기 코끼리는 책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아기 코끼리의 말이 맞다. 기다림은 배우는 것이다. 여러 번 기다려 보면서 기다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아기 코끼리는 기다리면 엄마가 돌아온다는 걸 이제 안다. 그걸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상상하고 놀이하는, 자신만의 기다리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른들도 처음부터 잘 기다렸던 것을 아니다. 약속과 시간에 대해 알게 되면서 기다림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여전히 기다림은 어렵다. 아이들과 함께 기다림을 연습해 보자. 기다림의 끝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엄마를 기다리며』 함께 읽어 볼까?
『엄마를 기다리며』는 기다림에서 오는 불안을 상상과 놀이를 통해 스스로 다스릴 수 있도록 격려하는 그림책이다. 처음에는 아기 코끼리와 대비되는 무시무시한 악어들, 아기 코끼리를 오히려 끌고 가는 듯한 거대한 달걀 수레를 통해 기다림의 무게를 더욱 크게 보여 준다. 하지만 마치 아기 코끼리가 엄마를 기다리며 직접 끼적인 일기처럼 귀엽고 순수한 그림과 일화가 펼쳐지며 책을 보는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아기 코끼리의 기다림을 응원하며 마침내 엄마를 만나게 된 아기 코끼리의 모습에 안심하게 된다. 또한 달걀을 다섯 번 배달하고, 물고기를 여섯 마리 잡고, 일곱 날 동안 줄을 서고……, 하는 아기 코끼리를 보며 수의 개념을 익힐 수도 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연습을 하며 『엄마를 기다리며』를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아기 코끼리가 함께해 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샤오치
대만 국립가오슝사범대학 미술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카데미오브아트대학 일러스트 연구소에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미국 3x3 국제 일러스트레이션상 그림책 부문에 올랐으며, 2020년과 2021년 볼로냐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도쿄 등지에서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별과 물고기, 밀크티를 좋아합니다. 한참 동안 사람을 지켜보거나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여러 일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하늘을 한없이 쳐다보는 것도 즐겨합니다. 혼자 놀고 싶을 때는 낯선 곳에 숨어 그림을 그리고, 때론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잡지 등에 자유롭게 그림 작업을 하며 그림책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작품으로 『오늘의 달』 『거기가 거기』 『어쨌든 가잖아』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신순항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중국 베이징대학교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중국고문헌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다시 출판사와 에이전시에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소개하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책을 기획하고 번역하면서 한국의 좋은 책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우로마』 『새와 빙산』 『느리고 느린 가게』 등이 있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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