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말에 담긴 편견을 걷어 내면 보이는 진실과
함께 있어 행복한 우정 이야기
개미가 정성껏 지은 커다란 집이
하루아침에 폭삭 무너졌어요.
재잘재잘 친구들 말로는 매섭고 커다란 눈,
뭐든 날려 버리는 펄렁 귀,
다 때려 부수는 날카로운 꼬리,
밟히면 납작해지는 거대한 발, 회오리바람보다 더 세게
빨아들이는 초강력 코를 가진 코끼리가 그랬대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포악한 코끼리를 찾아 나선
작디작은 개미의 진실과 마주하는 여정에 함께하세요!
편견을 걷어 내면 보이는 소중한 것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등 우리 주변에는 ‘말’과 관련한 속담과 격언이 참 많아요. 글은 잘못 쓰면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지만, 말은 한 번 내뱉으면 다시 주워 담기 힘들죠. 더군다나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친 말은 그만큼의 서로 다른 생각이 더해져 처음보다 부풀려지고, 왜곡되기도 합니다. ‘맹인모상’이라는 말도 있어요. 앞이 안 보이는 사람이 코끼리의 상아와 다리와 코 등 부분만 만진 뒤 그것이 코끼리 전체 모습이라며 서로 싸운다는 뜻이에요. 자신이 본 것,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 진리라고 고집하는 행동은 어리석은 짓이고, 참다운 진리와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두루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대화도 하고 서로 어울리며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하죠.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말에 담긴 ‘편견’을 걷어 내고, 겉모습에 가려진 상대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에요.
《코끼리가 그랬다며?》는 보이는 것, 다른 이의 편견 섞인 말보다는 내게 진짜 필요하고 소중한 것을 알고, 내가 직접 겪고 느낀 점을 믿고 선택할 때 행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개미에게 숲속 친구들의 쑥덕거림은 괴롭고 버리고 싶은 일상이었지만, 땅과 가까운 곳이기에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깨달은 개미는 나날이 행복합니다. 친구들 말만 믿고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고 포악하다고 생각한 코끼리는 해 지는 저녁노을을 함께 바라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다정한 친구가 되지요. 코끼리의 커다란 눈에 놀랐던 무당벌레도, 펄렁이는 코끼리 귀에 날릴 뻔한 나비도, 꼬리에 치일 뻔한 달팽이도, 코끼리 발에 밟힐 뻔한 공벌레도, 콧바람에 화들짝 놀란 파리도 어느새 코끼리와 친구가 되었어요. 작디작은 개미와 친구들이 찾아 나선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코끼리의 진실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덮고, 우리의 눈을 가린 ‘편견’이라는 벽을 깨뜨리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 보세요.
개미야, 그 얘기 들었어?
캄캄한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개미는 오늘도 친구들의 쑥덕거림에 괴롭기만 해요. 답답하고 갑갑한 곳에 살아 불행하고 불쌍하다며 노래를 불러 댔죠. 개미는 크고 멋진 집을 지어 본때를 보여 주기로 했어요. 몇 날 며칠 고생고생하며 높디높은 집을 완성한 개미는 이사할 날만 손꼽아 기다려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공들여 지은 집이 폭삭 무너지고 말았어요. 개미는 씩씩거리며 범인을 찾아 나서요. 깡충거미는 조금 전 코끼리가 지나갔다고 말했을 뿐인데, 개미는 분명 코끼리 짓이라며 혼내 주겠다고 결심해요.
코끼리를 찾아 떠나는 개미에게 친구들이 조잘조잘 한마디씩 했어요. 커다란 눈에, 뭐든 날려 버리는 펄렁 귀, 다 때려 부수는 날카로운 꼬리, 밟히면 납작해지는 거대한 발, 회오리바람보다 더 세게 빨아들이는 초강력 코를 가졌다며 절대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말리지요. 한 번도 못 본 코끼리에 대한 친구들의 이야기에 개미도 겁이 났어요. 하지만 혼내 주겠다고 큰소리쳤으니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죠. 개미는 코끼리가 갔다는 바위산을 찾아 걷고 또 걸었어요. 친구들도 개미가 걱정되었는지 함께했지요. 바위산 바닥은 거칠었고, 어찌나 높은지 바람은 무척 거셌어요. 고생 끝에 바위산 꼭대기에 올랐지만 코끼리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휘이잉~ 거센 바람이 불어와 개미는 바위산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아요. 그리고 어디선가 다정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괜찮아?” 정신을 차린 개미 앞에 거대한 눈이 보였어요. 바로 그렇게 찾던 코끼리예요. 포악하고 무시무시하다는 코끼리와 마주한 개미와 친구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함께하는 행복과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에 관한 우화
잔소리할 땐 귀찮기도 하지만 늘 곁에서 응원하는 부모님, 장난감을 양보해야 할 땐 혼자였음 하지만 언제나 내 편인 형제, 티격태격할 땐 얄밉기도 하지만 얘기를 잘 들어 주는 친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빠지면 숨을 쉬기 곤란해지는 공기처럼 우리 주변에는 늘 곁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것이 매우 많아요. 개미는 땅속 집을 깜깜하고 답답하다며 무시하고 놀리는 친구들의 쑥덕거림에 자신이 더욱 작아 보였어요. 남들처럼 크고 멋진 집을 땅 위에 짓고 살면 훨씬 행복해진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집에서는 싱그러운 풀 냄새도, 포근하고 촉촉한 흙도, 달콤한 열매도, 조잘대며 주위를 맴돌던 친구들도 없었어요. 혼자서는 멋진 집도 다 소용없었죠.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던 포악한 코끼리의 겉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크고 얼핏 보면 무서워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맑은 눈에 친구들을 담뿍 담은 코끼리는 작고 느린 친구들을 위해 천천히 조심조심 친구들과 속도를 맞추었어요. 크고 높은 집을 원했던 개미도 코끼리의 첫인상 때문에 두려워했던 친구들도 크고 높은 집에 살아 보고 코끼리를 직접 만나자 생각이 달라졌어요. 친구들의 부정적인 말보다 내가 누리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겉모습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기보다 대화하고 함께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좀 더 갖는다면 ‘편견’이라는 벽으로 자신을 가두는 일은 줄어들 거예요.
작디작은 개미와 거대한 코끼리는 노을 지는 언덕에 함께 앉아 이렇게 말해요. “와, 여기서 보는 하늘은 정말 최고야.”, “맞아, 너와 함께 보는 하늘이라 최고지.” 행복과 소중함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크기도 모두 달라요. 하지만 행복을 느끼고 소중함을 아는 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개미처럼 스스로 경험하고, 개미의 친구들처럼 차근차근 알아 가다 보면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행복도 그만큼 커진답니다.
작가 소개
임수진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가, 그림책을 더 알고 싶어서 ‘그림책상상 그림책학교’에서 공부했다. 지금은 두 딸의 씩씩한 엄마이자, 그림책으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지고 싶은 그림책 작가다. 《코끼리가 그랬다며?》는 그림책 작가로서 오랜만에 세상에 내놓은 두 번째 작품이다. 지금도 수많은 편견 속에 갇혀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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