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길을 잇고 세상을 넓히는 터널
미래 공학도를 위한 놀라운 터널과 건축물 이야기
발밑, 땅밑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지하 세계를 건설했다. 이 책 『미로, 지하철, 벙커까지 세계 터널 탐험』은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세계 곳곳의 신기한 땅속 터널과 건축물로 안내하는 그림책이다. 로마인들이 지은 가다라 수로, 중국의 궈량 터널 등 사람 손으로 만든 것부터 서울 지하철과 채널 터널, 콜라 시추공,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와 국제 씨앗 보관소 등 첨단 과학 기술의 산물들이 세련된 그림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미로, 지하철, 벙커까지 세계 터널 탐험』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곳의 지하 건축물의 독특한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고대 로마인은 지하 수로를 100킬로미터나 만들었고, 200년경에 만들어진 케찰코아틀 피라미드 지하 터널은 황철석으로 마감되어 지금도 반짝인다. 수백 년에 걸쳐 증축된 중세의 도버 성 터널, 베를린 장벽 아래 57번 터널을 비롯한 터널 70여 개,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7년 동안 맨손에 간단한 도구만으로 돌을 깨어 길을 낸 궈량 터널 등은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람들의 힘을 잘 보여 준다.
기계를 활용하면서 건축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더 깊은 곳을 향한 도전도 이어졌다. 땅속 12,200미터까지 파내려간 콜라반도의 시추공과 우주의 비밀을 밝히려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 11개 노선, 337개 역(2023.9 기준)을 달리는 서울 지하철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여러 해 동안 책과 자료를 읽고 연구하여 470*345mm(펼침면) 큰 책을 쓰고 그린 키코 산체스는 경쾌하고도 친절한 글과 짜임새 있는 구도와 세련된 색채의 그림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씨앗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국제 씨앗 보관소, 핵폐기물을 봉인하는 저장소 등 당면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들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알찬 글과 다양한 기법의 완성도 높은 그림으로 지식 교양을 재미있게 익히게 해 주는 ‘지식이 톡톡 재미가 톡톡 너머학교 톡톡 지식그림책’ 시리즈 『타다, 아폴로 11호』, 『증기기관차 대륙을 달리다』, 『밤하늘을 봐!』, 『손은 똑똑해!』, 『심장이 쿵!쿵! 그림사전』 등에 이은 열두 번째 책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길을 잇고 세상을 넓히다
오늘날 지하에는 상하수도와 정화조, 전기선이나 통신 케이블 등등이 묻혀 있다. 더 내려가면 지하도와 주차장, 지하철 등이 있어 일상을 유지하며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를 활용할수록 삶의 공간은 크게 넓어진다. 이런 목적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땅을 파고 건물을 지었다. 『미로, 지하철, 벙커까지 세계 터널 탐험』은 유럽부터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전역에 있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하 터널과 건축물들의 세계로 독자들을 단숨에 끌어들인다.
영국 콘월의 푸구는 고대인들이 땅을 파내고 마른 돌담을 쌓은 뒤 커다란 돌로 지붕처럼 덮은 기다란 터널을 부르는 이름이다. 어떤 용도였을지 알 수는 없지만 나무와 줄, 사람 힘만으로 그 큰 돌을 옮기고 기둥 위에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로마인들은 건조한 가다라 지역에 거의 100년에 걸쳐 170킬로미터의 수로를 만들었는데 그중 100킬로미터가 땅밑으로 지나는 지하 수로이다. 이 수로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한다. 현대에는 도시 기반 시설을 지하에 짓는 작업이 더욱 활발해졌다. 뉴욕시는 상수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엠파이어빌딩 높이만큼 깊숙한 곳에 델라웨어 수도를, 멕시코시티는 잦은 홍수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총동원하여 테오 배수 터널을 지었다.
지하를 향한 사람들의 탐험은 실용적인 것에만 머무르지는 않았다. 거의 모든 문명에서 지하 세계는 신과 사후 세계 등과 연결된다. ‘인간이 신이 되는 곳’이라는 뜻의 고대 도시 테오티우아칸에서 신전으로 쓰이던 케찰코아틀 피라미드 지하에는 깊이 14미터, 길이 103미터에 달하는 지하 터널이 있다. 신화와 터널의 유물들은 이곳에 내려가 신에게서 왕으로서의 권위를 부여받았음을 알려 준다고 한다. 포르투갈 헤갈레이라 궁전의 지하 미로는 프리메이슨 신봉자가 만든 곳으로,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상징으로 가득하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터널도 있다. 분단되었던 베를린시 지하에 지어진 수십 개의 터널, 아이들의 등교를 돕기 위해 절벽에 낸 궈량 터널, 포위에 대비하기 위한 도버 성 지하 터널, 유명한 백악관 벙커 등이 그것들이다. 터널에 담긴 다양한 사연을 보다 보면 사람들의 도전과 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눈에 보는 터널과 건물 건축의 원리
『미로, 지하철, 벙커까지 세계 터널 탐험』은 세계 곳곳의 터널들의 단순하고도 최첨단 건축 원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미국 캘리포니아 세쿼이아 앤 킹스 캐년 국립공원에서 길을 막고 쓰러진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의 몸통을 뚫어 만든 나무 터널은 단순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연과 공존하는 가장 멋진 터널로 인기가 높다. 고대 로마인들은 나무를 십자로 묶어 각 가지 끝에 끈으로 추를 매단 ‘그로마’로 수직과 깊이를 측정하며 가다라 지하 수도를 만들었고 방수 시멘트를 사용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시추공을 만든 러시아인들은 땅을 팔수록 높아지는 온도와 녹아내리는 점토에 막기 위해 특수 드릴을 발명했다. 도버 해협을 바다속에서 연결한 채널 터널에는 터널 3개와 두 터널을 연결하는 ‘압력 릴리프 덕트’가 있어 압력을 버틸 수 있다. 거대 강입자 충돌기는 저온을 유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냉동고로, 유럽 핵입자 연구소는 매년 5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제네바 시에 공급되는 에너지의 1/3 정도만큼 사용한다고 한다.
영국에서 지하철이 만들어진 100년 후 짓기 시작한 서울 지하철은 땅을 폭파한 뒤 그 위를 덮어 도로로 사용하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지하철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지하철 건설 공사장을 지나면 한 번 더 눈여겨보게 될 것이다.
펼치면 470*345mm인 큰 화면을 가득 채운 역동적인 구도와 세련된 색채의 그림은 터널 건축의 원리와 과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저자 키코 산체스의 첫 책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터널들을 골라 특성을 최대한 살린 그림과 경쾌한 글로 독특한 책을 완성했다.
어디에 무엇을 지어 보고 싶은지 상상해 봐요
이 책에는 건축의 원리 외에도 인류가 마주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첨단 건축물이 여럿 나온다. 스위스 국경 지하에 있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는 입자를 충돌시켜 우주의 비밀을 풀고자 만든 거대한 실험실이다. 가까이에서는 직선처럼 느껴질 만큼 거대한 규모이고, 낮은 온도와 진공이 유지되는데 이보다 더 큰 충돌기를 지을 준비 중이라니 놀랍다. 지진이나 한파 등 재해로 멸종되는 식물들의 씨앗을 보존하는 국제 씨앗 보관소는 북극 가까운 곳에 암석을 파서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도록 지었다. 몇백만 년 동안 유독한 위험한 핵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지하 깊이 파고 여러 겹으로 봉인하는 시설 온칼로 핵폐기물 보관소는 지금도 건설 중으로 우리 손자 세대에서나 완성될 것이다.
한편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용암 동굴은 화성의 척박한 환경과는 달리 사람들이 거주할 만한 환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곳에 도착해 3D 프린터로 집과 사무실 등을 만들 계획은 아직은 멀어 보이지만, 이 책에 담긴 다채로운 터널과 건축물들에 흥미를 느끼고 나만의 건물을 상상해 보면 보면 언젠가 수원시 면적에 가까울 정도로 거대한 용암 동굴의 개척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 소개
지은이 : 키코 산체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어요. 미술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이 책이 첫 책입니다.
옮긴이 : 임수진
경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칠레가톨릭대학교 정치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냈어요. 지금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스페인어중남미학과에서 라틴아메리카 정치와 대외관계를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서와 논문으로 『라틴아메리카 음식 ‘듬뿍’』(공저), 「환경안보:칠레 사례를 중심으로」 등이 있고, 『알라메다의 남쪽』, 『똑똑한 기계들 사이에서』, 『나와 가짜뉴스』 등을 옮겼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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