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전 세계 8개국 출간 화제작★
상처 난 마음을 보듬는 장엄하고 우아한 자연,
상실을 경험한 어린이에게 건네는 시대를 초월한 위로 ? 뉴욕타임스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안녕'을 말해야 하는지
강과 나무와 바람이 일러 주는 그림책 ? 요미우리신문
강물처럼 흘러가는 이별의 시간 속에서
할머니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작은 여우가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는데 맑던 하늘에 구름이 드리웁니다. 숲은 고요해지고, 새들조차 지저귀지 않자 여우는 얼마 전 만난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는 할머니는 너무 작고, 너무 연약해 보였습니다. 방 안 가득 따스한 할머니 냄새와 여전한 할머니의 물건들을 보자, 문득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고, 세상 꼭대기에도 올라 보고, 놀랍고 새로운 것을 발견했던 더없이 행복했던 날들을요. 그런데 할머니 집에 다녀온 엄마가 할머니가 멀리 떠났다고,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을 전합니다. 여우는 할머니를 찾으려 둘만 아는 비밀 장소에도 가 보지만 어디에서도 할머니를 찾지 못합니다. 정말 이대로 할머니를 영영 만날 수 없는 걸까요?
가장 환한 사랑과 순한 마음을 가득 주었던 나의 할머니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결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영영 피할 수 없는 이별이 우리 앞에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해도, 사랑하는 이의 부재는 갑작스러운 사고처럼 일상을 뒤흔들지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의 작은 여우도 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할머니를 찾아 헤맵니다. 폭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후 할머니와 자주 갔던 강가에 간 여우는 가만히 앉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봅니다. 오리 둘이 유유히 강물을 헤엄쳐 갑니다. 여우와 할머니의 시간도 그렇게 나란할 줄 알았습니다. 홀로 앉은 여우를 포근하게 안아 주듯 자그마한 등 위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듭니다. 가만히 강을 바라보던 여우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도 붙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할머니와 자신의 시간이 다르게 흐를 것이라는 것도요. 상처 난 마음에는 떡갈나무에 새잎이 나듯 새살이 돋아납니다. 숲에 해님이 다시 돌아오고, 새들도 다시 노래합니다. 여우는 할머니가 읽을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할머니에게 배웠던 가장 환한 사랑과 순한 마음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강과 나무와 바람이 전하는 다정한 위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는 자연과 여우의 서사가 나란히 하모니를 이루며 펼쳐집니다. 아직 이별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독자들도 주인공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한달음에 닿을 수 있게 해 주지요.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던 여우는 갑자기 해님이 구름 뒤로 사라지고, 새들도 노래하지 않는 것을 발견합니다. 짙게 그늘져 가는 숲은 마르고 연약해진 할머니를 떠올리게 합니다. 할머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엄마의 말을 들은 여우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비바람이 거세게 불고 천둥이 숲을 뒤흔듭니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벼락까지 떨어지지요. 하지만 흘러가는 강물처럼 시간은 지나가고, 격정에 사로잡혔던 마음도 고요를 되찾습니다. 이별은 너무도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자연은 고요히 일러줍니다. 할머니는 떠났지만, 둘이 함께한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여우는 할머니와 자주 놀던 강가에서 할머니의 모자를 쓰고 함께했던 놀이를 이어갑니다. 할머니께 받은 넓고 깊은 사랑은 흘러가지 않고 아직 그대로 남았으니까요. 죽음이 지나간 자리에도 우리 삶은 계속되고, 영영 만날 수 없어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정한 자연의 품에서 깨닫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캐나다와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의 만남
캐나다 예술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조셉 S. 스타우퍼상을 받고 캐나다 최고의 문학상인 총독상에도 이름을 올린 장프랑수아 세네샬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로 한국에 첫 그림책을 선보입니다. 할머니를 떠나보낸 어린 마음을 자연에 은유한 시적이고 단아한 글이 어린이의 심정을 꾸밈없는 언어로 표현합니다.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을 받은 일본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오카다 치아키는 때로는 포근했다가 때로는 격렬하게 요동치는 다양한 풍경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특히 주인공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장면에서는 오카다 치아키만의 섬세한 표현력이 빛을 발합니다. 연필로 풍부한 음영을 촘촘하게 쌓고 다양한 빛깔의 유성 색연필로 부드럽게 덧칠해 한층 고조되는 감정과 자연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국경을 뛰어넘은 두 사람이 함께 길어 낸 아름다운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에 오랜 울림을 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프랑수아 세네샬
교사인 부모님 덕분에 책으로 가득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인류학을 공부한 후 오랫동안 갈망했던 문학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캐나다 예술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조셉 S. 스타우퍼상을 받았고 캐나다 최고의 문학상인 총독상 아동 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림책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는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그린이 : 오카다 치아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이들만이 가진 섬세한 표정을 다정하고 정성스럽게 그리는 작가입니다.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그림책 《빨간 장갑》, 《아기 여우 콩과 킹》, 《아직은 작은 나》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옮긴이 : 박재연
서울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파리에서 미술사와 박물관학을 공부했습니다. 다양한 자리와 매체를 통해 예술의 의미와 쓸모에 대해 쓰고 말하고 나누는 일을 합니다. 열두 살 민기와 아홉 살 민재의 엄마이기도 하고,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숨겨진 목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좋은 책들을 꾸준히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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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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