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장자 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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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차경남
출판사항미다스북스, 발행일:2012/07/27
형태사항p.319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637032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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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전사의 기품과 불꽃같은 어조로
2천년 전 과거에서 현대인에게 던지는 통렬한 외침

“진나라 왕이 병이 나서 의원을 부르면 종기를 따서 고름을 빼내주는 자에게는 수레 한 대를 주고 치질을 핥아서 고쳐주는 자에게는 수레 다섯 대를 준다더군. 치료하는 데가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주어지는 수레가 더 많다는 거야. 자네는 치질을 얼마나 고쳐주었기에 그렇게 많은 수레를 받은 건가? 더러우니 당장 꺼져버리게.”
- "초월하라 자유에 이를 때까지" 중에서

바야흐로 직설과 풍자가 대세인 세상이다. 텔레비전을 보아도 라디오를 듣거나 인터넷 방송을 찾아도 어디에나 현실에 대한 일침이 넘쳐난다. 이들이 주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치이다. 때론 실명을 거론하기도 하고 때론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의 과격한 대사를 뱉어내기도 한다. 과거의 풍자가 돌려 말하는 데에서 오는 은밀한 미소를 추구했다면 오늘날의 풍자는 다 함께 폭로하는 데서 오는 호탕한 웃음을 추구한다. 어떤 이는 이를 세대 변화의 한 징조로 받아들여 심각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2000여 년 전 고대 중국에는 오늘날 ‘나꼼수’에 등장해도 손색이 없을 사람이 한 명 존재했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또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장자 흔히 ‘무용지용’의 철학자로 생각되는 장자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말로 장자를 제대로 설명했다 할 수 있을까? 그는 제도권 모두에 저항했던 초월의 사상가였으며 그러는 한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철학을 추구하는 생활인이기도 했다. 게다가 장자가 살던 시기는 전국시대라는 혼란기로 도처에서 전쟁이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자고 일어나면 통치자가 바뀌곤 하고 민초들의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한가운데에서 장자는 그날그날의 끼니를 걱정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철학에는 다음날을 기약하기 힘든 평민이 아니면 말할 수 없는 시대의 모습과 아픔이 담겨 있기도 했다.

장자의 철학은 장자의 방식으로 풀어야 진짜다
"내편" "와편" 그리고 "잡편"까지… 장자의 전 저작을 장자의 방식으로 우리 앞에 풀어내다

서점에 가보면 참으로 많은 장자 관련 서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책 중 장자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듯 그의 철학은 가벼운 아폴리즘이나 난세의 처세법 같은 얄팍한 사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었다. 하물며 그는 우리가 흔히 인용하고 있듯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강조하는 소위 ‘속세를 떠난 신선 같은’ 철학자도 아니었다. 그는 철학자이기 전에 문명사회 속을 살아가던 생활인이었으며 자연으로 돌아가 침묵하기보다는 거침없는 일갈로 모든 것을 초월하려 하던 당대의 지식인이기도 했다. 다만 자신의 철학을 경전으로 남긴 노자와 달리 장자가 즐겨 말하는 방식은 우화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야기’였기에 후세의 우리들이 그의 철학 중에서 제멋대로 편한 부분만을 발췌하여 인용한 결과 이러한 오해를 낳았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해되고 그릇 해석되어 온 장자의 철학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방법을 ‘장자 본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데에서 찾아낸다. 장자의 책을 읽어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장자의 사상에는 몇몇 단어를 제외한다면 놀랄 정도로 어려운 단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복잡한 철학적 개념이나 용어 따위를 섞는 것 역시 장자가 즐겨 사용하는 바가 아니었다. 다만 그는 이웃집 아저씨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꺼내듯 우리에게 우화 한 토막을 들려줄 뿐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를 세상 밖으로 나가도록 그리하여 더 큰 세상을 발견하도록 끊임없이 행간에서 소리쳤던 것이다. ‘초월하라 또 초월하라’라고. 그러나 서양 철학에 물들어 온 우리들은 그의 책에서 이야기만을 받아들인 후 그것에 멋대로 헤겔 같은 서양 철학자들의 이론을 덧씌워 ‘자연의 철학자’이니 하는 서양식 표현을 덧씌워버렸던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가 장자 철학을 오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이런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저자는 우리에게 장자의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고 얘기한다. 그리고 장자가 당대의 현실을 당시의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우화’라는 방법을 사용했듯이 저자 역시 ‘우화’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장자 철학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다만 이 글의 저자 차경남 변호사가 사용한 우화의 소재는 장자와 달리 두 가지이다. 그 중 하나는 장자도 사용했던 소재인 당대의 현실 그러니까 우리로서는 2000년대의 한국 현실이며 다른 하나는 장자가 사용했던 우화 그러니까 장자의 저작 전 권이다. ‘장자의 우화’와 ‘2000년대의 한국’을 씨줄과 날줄 삼아 쓰여진 이 책은 한편으로는 장자 사상의 2000년대 한국판이기도 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완역된 적은 드물었던 장자 내 외 잡편 전 3권을 아우르는 고품격의 산문이기도 하다.

장자 동서양 지평이 만나는 철학

장자의 사상을 현대에 다시 써내려가며 저자는 동양의 유불도 삼교와 성경 불경 요가에 관한 서적들과 헤겔과 하이데거 칸트 루소에서 소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동서양의 많은 철학자들을 책 속에 등장시키고 또 비교 분석한다. 예컨대 장자 풍자문학의 진수인 ‘우물 안 개구리’ 우화를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에 빗대어 얘기하면서 저자는 이 둘이 서로 장소와 방법은 달랐지만 그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동양과 서양의 철학이 그 뿌리는 다르나 서로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는 한편 책의 어느 부분에서는 장자를 잘못 적용한 예로 서양 철학자들의 이론을 들며 한국에서 장자 수용의 문제점을 비교적 신랄하게 지적하기도 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얘기이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반가운 것은 이 모든 내용이 장자의 방식에 따라 우화와 에세이로 우리 앞에 제시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장자의 전 권을 새로이 풀어쓰게 된 이유를 ‘지나치게 가볍거나 턱없이 난해한’ 장자의 책들 사이의 중간쯤에 위치한 책을 써 우리에게 장자의 철학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장자의 가르침을 현직 변호사이자 도가 연구가로 활동하는 저자의 관점에서 재미있는 우화들을 통해 유익하게 재해석한 장자 3권 시리즈는 장자 철학이 결코 다가가기 어렵고 난해한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장자가 추구했던 ‘보다 더 큰 세상’에 대한 이해 ‘보다 더 큰 지혜’에 대한 통찰을 줄 것이다.

우리는 왜 장자를 읽어야 하는가?

장자는 화를 내야 할 곳에서는 불같이 화를 낸다. 그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그는 경멸할 만한 자들을 경멸하고 겉과 속이 다른 자들을 비웃으며 도덕군자들의 위선을 폭로하며 시대의 천박한 가치 전반을 예리하게 풍자하고 조롱했다. 그는 결코 세상과의 싸움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다. 이것이 장자의 진면목이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우리는 어찌 보면 답답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냥 참고 지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데도 그저 참고만 있다. 이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몸과 마음은 점점 더 피폐해진다. 그런 우리에게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화를 내야 할 때는 화를 낼 줄 알며 비판받아 마땅할 것에 대해선 신랄하게 비판할 줄 아는 장자의 거침없는 당당한 모습들은 우리에게 통쾌함 내지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노자가 여성적이라면 장자는 남성적이다. 노자가 시를 통해 부드럽게 세상을 교화하려 했다면 장자는 예리한 산문으로 세상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노자가 고고한 선비라면 장자는 물러설 줄 모르는 투사다. 권력 부귀 명예 재물 따위를 중시하지 않고 정말 그렇게 행동했던 그의 면모는 어찌 보면 물질문명의 노예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장자의 말은 시원시원하고 거침이 없다. 현실이 답답할수록 할 말이 많아질수록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장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장자의 우주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통찰은 우리의 시야를 한 차원 높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가 처한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 인생을 ‘영원의 상 아래‘에서 보도록 해 준다. 마음을 비우고 이 책을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내면의 큰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세상일은 왜 이렇게 거꾸로만 돌아가는지 참 알 수 없다. 정말로 정치에 나와서 나라와 민중을 구해야 할 인격자는 초야에 깊이 묻혀 도통 나오지를 않고 때가 덕지덕지 묻은 뻔뻔한 사기꾼들은 나오지 않아도 될 텐데 굳이 나와서 자기가 나라를 구할 적임자라고 분주히 외치고 다닌다. 그리고 그보다 더 우스운 사실은 어제까지 자기 뺨을 때리며 모욕하던 그 자를 백성이라 불리는 이 어리석고 선량한 우중들은 다음 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싹 잊어버리고 또 임금이니 제후니 하는 자리에 뽑아 앉힌다. 그러니 이 인간 세상의 꼴이 어떻게 나아지겠는가! 그저 뻔뻔한 사기꾼이 앞에서 끌고 힘없고 어리석은 우민들이 뒤에서 밀며 그 사이에 교활한 바람잡이들이 실속을 챙기는 사이에 천하는 거덜이 나는 것이다.
-"초월하라 자유에 이를 때까지" 중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차경남
목포에서 태어나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미력하나마 사회의 어두운 곳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하남시 소재의 장애인 단체와 외국인 센터 등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동서양 고전 특히 노자 장자의 도에 주목하여 오늘에 맞는 동양인의 철학을 모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장자』 내·외·잡편을 풀어쓴 철학우화집 『장자 영혼의 치유자』 『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초월하라 자유에 이를 때까지』 등이 있다. 현 하남시 고문변호사이며 하남평생교육원에서 ‘장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
1. 수레바퀴 깎는 윤편
2. 논리와 진리

오리 다리를 길게 늘이지 마라
1. 문명 대 자연
2. 칸트와 여러 격률들
3. 지네와 뱀

본래의 너 자신이 되라
1. 감각의 과잉
2. 사상의 과잉
3. 본래의 모습

나는 천지와 더불어 영원하리
1. 무궁의 문
2. 마음을 길러라

커다란 하나됨에 합체된 사람
1. 뇌동과 부동 사이
2. 대인이 살아가는 법
3. 대인과 성령의 사람

좌망 이야기
1. 유위와 무위
2. 좌망 인식주관의 소거

모를 일이다. 상망이 그것을 찾다니
1. 인간이 원하는 방식
2.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3. 검은 진주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갖춘다
1. 여러 종류의 사람들
2. 현재적 의식과 반성적 의식
3. 고통과 고뇌의 차이점
4. 의식·무의식·초의식
5. 자아를 넘어서라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
1. 장자와 소크라테스
2. 지상낙원인 우물
3. 생명 대 질서
4. 원리주의자-새로운 우물 안 개구리들

장자의 자연 루소의 자연
1. 자연 대 인위
2. 헤엄치는 사람

이것이 물고기들의 즐거움 아니겠나
1. 괜히 거품내지 마라
2. 물고기는 물에
3. 물고기의 즐거움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
1. 정신의 손상을 피하라
2. 활쏘기
3. 신발과 허리띠
4. 동야직의 말
5. 안과 밖
6. 싸움닭

쓸모없는 나무도 쓸모가 있다
1. 무용의 대용
2. 거위의 경우
3. 소로와 하이데거

이익과 손해는 서로를 불러들인다
1. 장자라는 사람
2. 조릉의 일화
3. 미녀와 추녀

빈 배
1. 송아지처럼
2. 빈 배

세 번을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1. 무위위와 광굴
2. 비트겐슈타인과 혜가

큰 지혜는 한가하고 너그럽다
1. 호지지과
2. 전체와 부분
3. 장자와 그리스 철학

그대 몸도 그대 것이 아니다
1. 보아도 보이지 않나니
2. 순 임금과 그의 스승

과라유리
1. 소동파
2. 장횡거
3. 주희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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