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바른 정치 지도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유교와 정치를 같이 놓고 그 해답을 모색하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다음으로 귀하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_『맹자』 「진심 하」
“하늘은 우리 백성이 보는 것으로부터 보고 하늘은 우리 백성이 듣는 것으로부터 듣는다.” _『맹자』 「만장 상」
2016년 말, 대한민국은 대통령과 그 비선 조직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한바탕 소란스럽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 관련자들이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직 정치인들의 태도는 뻔뻔하기 그지없다. 청문회에 나와 “모른다”를 반복하고 죄의 심판 앞에서도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다. 과연 우리가 이런 지도자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시국과 맞물려 읽어볼 만한 책이 국학진흥원 교양총서로 나왔다. 글항아리에서 매년 한두 권씩 출간되고 있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열네 번째 시리즈 『정치, 함께 살다』다. 저자 안외순은 대학에서 한국정치, 한국국제관계사 등을 가르친다. 정치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저자는 정치 관련 부정적인 뉴스가 넘쳐나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고 뉴스를 보다가도 초등학생 아들이 가까이 오는 기척이 들리면 자신도 모르게 채널을 돌려버리기 일쑤다. 매년 정치학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정치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라고 하면 학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정치와 관련 없이 살고 싶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럴 때면 정치학자인 저자의 입장은 아주 난감하다.
그런데 국가에 대한 반응은 좀 다르다. 국가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가를 직접 세우겠다거나 받아줄 국가를 찾겠다는 대답이 많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싶지만 국가생활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국가가 개인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최종적 울타리라는 고전적 국가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우리가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한, 결코 정치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국가라면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는 싫고 국가는 좋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가 운영의 핵심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과거 소수만이 정치를 주도하던 시절에는 그들만 정치에 대해 알고 잘하면 됐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어쨌든 민주주의 시대이니만큼 피치자에게 치자를 선출할 권리가 있고 그만큼 정치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공존의 정치, 유교정치학을 말하다
이 책은 정치에 관한 유교의 오랜 지혜를 살핀다. 궁극적으로는 유교의 민본과 위민이 민주주의의 민치와 만나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질적 민주주의를 도모할 수 있는 일종의 ‘유교민주주의’를 모색한다. 1장에서는 정치학 개론 수준에서 정치와 인간 삶의 불가분의 관계와 그 개념, 정치의 목적, 정치방식, 정치의 요소, 정치과정, 정치변동, 전쟁과 평화에 관한 유교의 통찰력을 이해하고, 유교와 민주주의가 결합해야 하는 필요성을 논한다. 한마디로 ‘유교정치학 개론’이다. 2장에서는 대표적인 유교 경전인 사서四書, 즉 『논어』 『맹자』 『대학』 『중용』 가운데 중요 정치 관련 언술의 번역문을 해설과 함께 실었다. 3장에는 한문 원전을 실어 독자가 이를 직접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는 오랜 전통인 유교정치사상을 통해 정치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TV를 보면 가끔 패널들이 ‘지금이 왕조 시대도 아닌데’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여기엔 오해가 있는 듯하다. 실제 퇴계, 남명, 율곡 등 조선 왕조의 지식인·관료들이 군주를 대하는 태도는 오늘날과는 여러 모로 달랐다. 군주가 잘못을 하면 서릿발같이 힘써 간언諫言하다가 안 되면 사직辭職으로 맞섰다. 대면보고도 못 하면서 자리를 유지하는 보신주의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저자는 유교 텍스트 및 한국 고전을 섭렵하면서 삼국 이래 한반도에서 명멸했던 왕조의 군주들이 유교 이념을 신봉했기에 다른 문명권과는 달리 일정한 수준을 갖추고 있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유교를 신봉했던 조선의 군주들은 모든 정치의 궁극적인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천재지변조차도 자신의 부덕 탓으로 돌리며 국정도 쇄신하고, 반찬 수도 줄여보고, 목욕재계하며 담당 관료들과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다음의 세 가지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첫째, 우리 인식 속 근대중심주의·서구중심주의로 인해 생겨난 우리 전통과 역사에 대한 자기편견·자기비하적인 측면에서 벗어나는 것, 둘째, 유교정치사상 공부를 통해 ‘유교민주주의’를 모색하는 것, 마지막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가 어디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 현대 대한민국 정치의 약점, 반복되는 정치 사태의 원인, 과정, 결과, 대안에 대해 전통 유교정치 이론은 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 통치자가 백성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 후기 철학자 정약용의 말이다. 정치란 민을 위해서, 민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임을 설파한다. 정치의 한자적 자의를 보면 정치란 ‘고유한 수단인 공권력으로 공동체의 균형 혹은 공존을 도출하는 활동’이다. 법, 경찰, 군대 등은 국가만이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폭력이다. 물론 전제가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다시 말해 폭력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집단(政)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治)가 바로 정치이고, 이는 곧 유교의 핵심 가치인 인仁의 다른 이름이다. 인에는 적극적 측면과 소극적 측면이 있다. ‘인’은 자기에게 일어나기를 원하는 일은 남에게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고, 인은 인이면서 동시에 ‘서恕’의 개념은 자기가 싫은 일은 남도 싫으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맹자』에서 음악, 오락, 성, 재물 등은 군주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바인데, 이를 백성과 공유하면 백성의 지지가 올라가 정권도 안정되고 오래가지만 이를 군주나 지배층만 독식한다면 백성이 들고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신민新民(백성을 새롭게 한다)이나 혈구지도?矩之道(법도를 헤아리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의 마음, 곧 민심이다. 민과 함께 누리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치다.
자공子貢이 말했다. “만일 백성에게 널리 베풀고 구제할 수 있다면(박시제중博施濟衆) 어떻습니까? 인자仁者라고 할 만합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찌 인자라고만 하겠는가? 필시 성인聖人일 것이로다. 요나 순께서도 이를 걱정하셨도다.”(『논어』 「옹야」)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는 사람, 이러한 사람을 ‘백성의 부모’라고 말한다.(『대학』 전10장)
공자 및 공자학파는 ‘민본民本’, ‘위민爲民’(민을 위하는 정치), ‘보민保民’(민을 보호하는 정치)을 내세운다. 갓난아기를 돌보듯이 조심조심 민을 돌보아야 한다는 위민과 보민 논리에서 ‘군주는 백성의 부모’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유교는 또한 패도정치의 본질을 폭로하고 왕도정치를 주장했다.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패도정치는 힘의 정치가 그 본질이다. 그 결과 백성은 전쟁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는 백성을 배제하고 군주만을 즐겁게 하는 정치다. 하지만 왕도정치는 인정仁政에 의해 백성으로부터 자발적 복종을 확보하는 것으로, 군주와 백성의 즐거움이 동시에 보장된다. 여기서 말하는 인정이란 인민의 생활을 보장(양민)하고, 나아가 인민의 도덕 교육(교민)까지 이루어져 최종 완성되는 정치를 말한다.
누가 다스릴 것인가? 유덕자, 수기치인의 주체
순舜은 밭 가는 농부 출신에서 (천자로) 발탁되었고, 부열傅說은 공사판에서 (재상으로) 발탁되었으며, 관이오管夷吾도 선비 출신으로 등용되었고, 손숙오孫叔敖는 바닷가에서 등용되었으며, 백리해百里奚는 저잣거리에서 등용되었다.(『맹자』 「고자 하」)
유교에서는 수신修身, 먼저 자신의 몸을 갈고닦으면 이것이 가족, 국가, 천하세계로까지 확장된다고 보았다. 이는 맹자에게서도 확인된다.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안에 있으며, 집안의 근본은 자신에게 있다.”(『맹자』 「이루 상」) 왕도정치는 군주의 능력에 달려 있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출범이다. 수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정치가의 조건에 대한 유교의 해답은 꽤나 혁명적이다. 유교는 정치적 자질을 구비한 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는 유덕자有德者 정치론을 펼친다. 돈, 신분, 군사력 등과 관계없이 정치적 능력을 보유한 자가 정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를 덕德으로 표현했다. 실제 맹자는 신분을 뛰어넘어 자질 중심으로 관료를 발탁한 사례를 제시한다. 순임금, 부열, 관이오의 예가 그것이다.
유교의 덕치론
백성은 안정된 생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도 없습니다.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사악하고 사치한 짓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죄를 저지르게 해놓고 벌준다면 이는 백성을 범죄망에 몰아넣는 것입니다.(『맹자』 「양혜왕 상」)
유교의 덕치德治는 지극히 자연 본능적이고 현실적인 요구의 충족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 맹자는 안정적인 직업의 항산恒産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바른 마음의 항심恒心을 요구하여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형벌을 주는 것은 백성을 범죄 그물망에 몰아넣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국가의 첫 임무는 국민의 생명 보호다. 경제, 안보, 의료 그 어떤 경우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서 국가가 먼저 해결하고 나설 때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그렇지 못하고 생계형 범죄가 계속 일어날 정도로 항산이 안 되거나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온다면 법과 양심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물론 항심이 항산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평소 안전 준칙이 잘 지켜지지 않아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의 경우처럼,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사태를 방관하면 국민은 항심의 마음을 갖기 어렵다. 사회를 어지럽게 만들어놓고 책임은 모두 국민에게 묻고 그 범죄 행위만 다스리는 경우를 맹자는 백성을 투옥시키고자 그물질한다고 했다.
▣ 작가 소개
저자 : 안외순
1982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여느 80년대 학번들과 마찬가지로 강의실보다는 운동장과 거리와 주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학부 3학년 때 정조 원년 규장각에서 판각한 내각장본 『맹자』를 처음 접했는데, 아는 글자보다 모르는 글자가 더 많았음에도 큰 위안을 받았다. 노동 현장으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어렵게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낮에는 정치학을, 밤에는 사서삼경을 익히는 주독야독晝讀夜讀의 석·박사과정 시절을 보냈다. 한국 전통시대의 마지막인 대원군 집정기 정치권력의 성격과 관련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통의 현재화 및 재전유의 관점에서 한국/동양 정치사상 및 한국 정치 사/국제관계사를 연구해왔다. 이화여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등에서 한국/동양 정치사상을 강의했고, 한국정치사상학회 이사 및 동양고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주로 한국정치, 한국국제관계사, 세계문명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1장 해설로 보는 유교정치학
01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정치
02 정치,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03 치, 정치, 권력의 개념
04 정치의 목적, 공존을 위하여
05 덕주법보, 정치의 폭력화를 경계하다
06 오륜과 이륜, 조화적 인간관계
07 유덕자, 수기치인의 주체
08 인과 서, 공존의 가치
09 지어지선, 겸선, 그리고 정명
10 혁명적 방벌: 폭정에 대한 저항권
11 사대교린, 외교의 전범
12 안보와 방어 전쟁, 침략 전쟁과 해방 전쟁
13 유교민주주의, 배타적 소유공동체에서 배려적 공존공동체로
2장 사서四書와 함께 읽는 정치학
01 『논어』
02 『맹자』
03 『대학』
04 『중용』
3장 원문
바른 정치 지도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유교와 정치를 같이 놓고 그 해답을 모색하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다음으로 귀하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_『맹자』 「진심 하」
“하늘은 우리 백성이 보는 것으로부터 보고 하늘은 우리 백성이 듣는 것으로부터 듣는다.” _『맹자』 「만장 상」
2016년 말, 대한민국은 대통령과 그 비선 조직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한바탕 소란스럽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 관련자들이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직 정치인들의 태도는 뻔뻔하기 그지없다. 청문회에 나와 “모른다”를 반복하고 죄의 심판 앞에서도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다. 과연 우리가 이런 지도자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시국과 맞물려 읽어볼 만한 책이 국학진흥원 교양총서로 나왔다. 글항아리에서 매년 한두 권씩 출간되고 있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열네 번째 시리즈 『정치, 함께 살다』다. 저자 안외순은 대학에서 한국정치, 한국국제관계사 등을 가르친다. 정치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저자는 정치 관련 부정적인 뉴스가 넘쳐나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고 뉴스를 보다가도 초등학생 아들이 가까이 오는 기척이 들리면 자신도 모르게 채널을 돌려버리기 일쑤다. 매년 정치학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정치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라고 하면 학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정치와 관련 없이 살고 싶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럴 때면 정치학자인 저자의 입장은 아주 난감하다.
그런데 국가에 대한 반응은 좀 다르다. 국가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가를 직접 세우겠다거나 받아줄 국가를 찾겠다는 대답이 많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싶지만 국가생활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국가가 개인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최종적 울타리라는 고전적 국가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우리가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한, 결코 정치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국가라면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는 싫고 국가는 좋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가 운영의 핵심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과거 소수만이 정치를 주도하던 시절에는 그들만 정치에 대해 알고 잘하면 됐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어쨌든 민주주의 시대이니만큼 피치자에게 치자를 선출할 권리가 있고 그만큼 정치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공존의 정치, 유교정치학을 말하다
이 책은 정치에 관한 유교의 오랜 지혜를 살핀다. 궁극적으로는 유교의 민본과 위민이 민주주의의 민치와 만나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질적 민주주의를 도모할 수 있는 일종의 ‘유교민주주의’를 모색한다. 1장에서는 정치학 개론 수준에서 정치와 인간 삶의 불가분의 관계와 그 개념, 정치의 목적, 정치방식, 정치의 요소, 정치과정, 정치변동, 전쟁과 평화에 관한 유교의 통찰력을 이해하고, 유교와 민주주의가 결합해야 하는 필요성을 논한다. 한마디로 ‘유교정치학 개론’이다. 2장에서는 대표적인 유교 경전인 사서四書, 즉 『논어』 『맹자』 『대학』 『중용』 가운데 중요 정치 관련 언술의 번역문을 해설과 함께 실었다. 3장에는 한문 원전을 실어 독자가 이를 직접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는 오랜 전통인 유교정치사상을 통해 정치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TV를 보면 가끔 패널들이 ‘지금이 왕조 시대도 아닌데’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여기엔 오해가 있는 듯하다. 실제 퇴계, 남명, 율곡 등 조선 왕조의 지식인·관료들이 군주를 대하는 태도는 오늘날과는 여러 모로 달랐다. 군주가 잘못을 하면 서릿발같이 힘써 간언諫言하다가 안 되면 사직辭職으로 맞섰다. 대면보고도 못 하면서 자리를 유지하는 보신주의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저자는 유교 텍스트 및 한국 고전을 섭렵하면서 삼국 이래 한반도에서 명멸했던 왕조의 군주들이 유교 이념을 신봉했기에 다른 문명권과는 달리 일정한 수준을 갖추고 있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유교를 신봉했던 조선의 군주들은 모든 정치의 궁극적인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천재지변조차도 자신의 부덕 탓으로 돌리며 국정도 쇄신하고, 반찬 수도 줄여보고, 목욕재계하며 담당 관료들과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다음의 세 가지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첫째, 우리 인식 속 근대중심주의·서구중심주의로 인해 생겨난 우리 전통과 역사에 대한 자기편견·자기비하적인 측면에서 벗어나는 것, 둘째, 유교정치사상 공부를 통해 ‘유교민주주의’를 모색하는 것, 마지막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가 어디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 현대 대한민국 정치의 약점, 반복되는 정치 사태의 원인, 과정, 결과, 대안에 대해 전통 유교정치 이론은 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 통치자가 백성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 후기 철학자 정약용의 말이다. 정치란 민을 위해서, 민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임을 설파한다. 정치의 한자적 자의를 보면 정치란 ‘고유한 수단인 공권력으로 공동체의 균형 혹은 공존을 도출하는 활동’이다. 법, 경찰, 군대 등은 국가만이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폭력이다. 물론 전제가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다시 말해 폭력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집단(政)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治)가 바로 정치이고, 이는 곧 유교의 핵심 가치인 인仁의 다른 이름이다. 인에는 적극적 측면과 소극적 측면이 있다. ‘인’은 자기에게 일어나기를 원하는 일은 남에게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고, 인은 인이면서 동시에 ‘서恕’의 개념은 자기가 싫은 일은 남도 싫으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맹자』에서 음악, 오락, 성, 재물 등은 군주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바인데, 이를 백성과 공유하면 백성의 지지가 올라가 정권도 안정되고 오래가지만 이를 군주나 지배층만 독식한다면 백성이 들고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신민新民(백성을 새롭게 한다)이나 혈구지도?矩之道(법도를 헤아리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의 마음, 곧 민심이다. 민과 함께 누리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치다.
자공子貢이 말했다. “만일 백성에게 널리 베풀고 구제할 수 있다면(박시제중博施濟衆) 어떻습니까? 인자仁者라고 할 만합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찌 인자라고만 하겠는가? 필시 성인聖人일 것이로다. 요나 순께서도 이를 걱정하셨도다.”(『논어』 「옹야」)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는 사람, 이러한 사람을 ‘백성의 부모’라고 말한다.(『대학』 전10장)
공자 및 공자학파는 ‘민본民本’, ‘위민爲民’(민을 위하는 정치), ‘보민保民’(민을 보호하는 정치)을 내세운다. 갓난아기를 돌보듯이 조심조심 민을 돌보아야 한다는 위민과 보민 논리에서 ‘군주는 백성의 부모’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유교는 또한 패도정치의 본질을 폭로하고 왕도정치를 주장했다.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패도정치는 힘의 정치가 그 본질이다. 그 결과 백성은 전쟁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는 백성을 배제하고 군주만을 즐겁게 하는 정치다. 하지만 왕도정치는 인정仁政에 의해 백성으로부터 자발적 복종을 확보하는 것으로, 군주와 백성의 즐거움이 동시에 보장된다. 여기서 말하는 인정이란 인민의 생활을 보장(양민)하고, 나아가 인민의 도덕 교육(교민)까지 이루어져 최종 완성되는 정치를 말한다.
누가 다스릴 것인가? 유덕자, 수기치인의 주체
순舜은 밭 가는 농부 출신에서 (천자로) 발탁되었고, 부열傅說은 공사판에서 (재상으로) 발탁되었으며, 관이오管夷吾도 선비 출신으로 등용되었고, 손숙오孫叔敖는 바닷가에서 등용되었으며, 백리해百里奚는 저잣거리에서 등용되었다.(『맹자』 「고자 하」)
유교에서는 수신修身, 먼저 자신의 몸을 갈고닦으면 이것이 가족, 국가, 천하세계로까지 확장된다고 보았다. 이는 맹자에게서도 확인된다.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안에 있으며, 집안의 근본은 자신에게 있다.”(『맹자』 「이루 상」) 왕도정치는 군주의 능력에 달려 있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출범이다. 수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정치가의 조건에 대한 유교의 해답은 꽤나 혁명적이다. 유교는 정치적 자질을 구비한 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는 유덕자有德者 정치론을 펼친다. 돈, 신분, 군사력 등과 관계없이 정치적 능력을 보유한 자가 정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를 덕德으로 표현했다. 실제 맹자는 신분을 뛰어넘어 자질 중심으로 관료를 발탁한 사례를 제시한다. 순임금, 부열, 관이오의 예가 그것이다.
유교의 덕치론
백성은 안정된 생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도 없습니다.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사악하고 사치한 짓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죄를 저지르게 해놓고 벌준다면 이는 백성을 범죄망에 몰아넣는 것입니다.(『맹자』 「양혜왕 상」)
유교의 덕치德治는 지극히 자연 본능적이고 현실적인 요구의 충족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 맹자는 안정적인 직업의 항산恒産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바른 마음의 항심恒心을 요구하여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형벌을 주는 것은 백성을 범죄 그물망에 몰아넣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국가의 첫 임무는 국민의 생명 보호다. 경제, 안보, 의료 그 어떤 경우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서 국가가 먼저 해결하고 나설 때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그렇지 못하고 생계형 범죄가 계속 일어날 정도로 항산이 안 되거나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온다면 법과 양심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물론 항심이 항산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평소 안전 준칙이 잘 지켜지지 않아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의 경우처럼,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사태를 방관하면 국민은 항심의 마음을 갖기 어렵다. 사회를 어지럽게 만들어놓고 책임은 모두 국민에게 묻고 그 범죄 행위만 다스리는 경우를 맹자는 백성을 투옥시키고자 그물질한다고 했다.
▣ 작가 소개
저자 : 안외순
1982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여느 80년대 학번들과 마찬가지로 강의실보다는 운동장과 거리와 주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학부 3학년 때 정조 원년 규장각에서 판각한 내각장본 『맹자』를 처음 접했는데, 아는 글자보다 모르는 글자가 더 많았음에도 큰 위안을 받았다. 노동 현장으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어렵게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낮에는 정치학을, 밤에는 사서삼경을 익히는 주독야독晝讀夜讀의 석·박사과정 시절을 보냈다. 한국 전통시대의 마지막인 대원군 집정기 정치권력의 성격과 관련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통의 현재화 및 재전유의 관점에서 한국/동양 정치사상 및 한국 정치 사/국제관계사를 연구해왔다. 이화여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등에서 한국/동양 정치사상을 강의했고, 한국정치사상학회 이사 및 동양고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주로 한국정치, 한국국제관계사, 세계문명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1장 해설로 보는 유교정치학
01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정치
02 정치,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
03 치, 정치, 권력의 개념
04 정치의 목적, 공존을 위하여
05 덕주법보, 정치의 폭력화를 경계하다
06 오륜과 이륜, 조화적 인간관계
07 유덕자, 수기치인의 주체
08 인과 서, 공존의 가치
09 지어지선, 겸선, 그리고 정명
10 혁명적 방벌: 폭정에 대한 저항권
11 사대교린, 외교의 전범
12 안보와 방어 전쟁, 침략 전쟁과 해방 전쟁
13 유교민주주의, 배타적 소유공동체에서 배려적 공존공동체로
2장 사서四書와 함께 읽는 정치학
01 『논어』
02 『맹자』
03 『대학』
04 『중용』
3장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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