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 -보부아르의 애매성의 윤리학-

고객평점
저자시몬 드 보부아르
출판사항꾸리에, 발행일:2016/10/10
형태사항p.248 46판:20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468223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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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제2의 성』에 이은 보부아르의 역작

이 책은 『제2의 성』에 이어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작품 목록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장 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가 윤리체계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직후인 1945년의 강의에서 촉발되었다. 실제로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 마지막 부분에서 윤리학에 관한 집필을 의도하기는 했지만 수많은 메모만을 적어놓은 채 완성하지 못했다. 다음 해, 그녀는 장 폴 사르트르가 창간한 『레탕모데른 Les Temps Modernes』 잡지에 앞서 강의한 내용을 6개월에 걸쳐 연재하는 도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1947년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전작인 『모든 사람은 혼자다』의 연장선상에서 실존주의적 윤리학을 펼치려는 시도이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자유와 책임, 그리고 삶의 진정한 애매성을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인간이 현재적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의 실존은 근본적으로 우연성에 있다고 믿는다. 또 인간과 별개로 존재하는 가치 기준의 본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인은 타인들이 자유로울 때에만 자유로울 수 있다는 실존주의적 관념을 펼쳐 보인다.

실존주의의 철학적 인식을 바꾸다

존재의 부조리와 직면했을 때 현대인은 무엇을 할 것인가? 모험가, 열정적인 사람, 근엄한 사람, 지식인이 될 것인가? 가치가 없을 때 가치는 어디서 나올 것인가? 어떻게 무無에서 가치를 창조할 것인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을 채택하는 것이 더 쉬울까? 보부아르는 독자들에게 인간조건의 절대적인 부조리와 마주하도록 하며, 나아가 독자들로 하여금 혼동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창조할 수 있도록 애매성의 변증법으로 이끈다. 이 책은 사르트르와 메를로-퐁티의 근대적인 관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긴 하지만, 매우 독특하며 그들의 작품에 환원되지 않는 뛰어나면서도 고유한 작품이다. 이 책은 기존에 알려진 많은 철학적 인식들을 바꾸는, 실존주의 입문 과정에서 가히 최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애매성을 통해 타인의 자유와 나의 자유을 묻다

용기를 내어 이 책을 펼친 독자는 뜻밖의 소득을 얻게 된다. 특히 가족, 학교, 회사, 국가의 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의 행복을 희구하는 사람에게 꽤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자유로운 개인의 행복한 삶이란 남이 뭐라건 상관하지 않고 제 좋을대로 사는 것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란 혼자만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주장하면서 살 수는 없다. 더구나 나만이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저마다 자신의 자유를 주장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저마다 자유를 주장할 경우 충돌은 자명하다. 그때 타인은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나의 자유를 방해하고 제한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나의 자유를 실현하려면 타인의 자유를 억압해야 하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자유의 실현은 오히려 억압과 구속이 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것이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이 처한 사실적 존재 상황이다. 보부아르는 이것을 애매성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지만 이 보편적 자유의 사실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지 않게 되는 애매한 존재 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것은 자유의 추구를 인간적 삶의 징표로 삼고 있는 사르트르적 실존주의에서는 풀기 어려운 난제였다.
사실 사르트르적 실존주의는 존재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을 뿐, 행위의 문제는 소홀히 하고 있다. 이 점은 사르트르의 중심적 사상이 담긴 『존재와 무』에서 잘 나타난다. 도덕의 문제는 천 페이지를 넘는 이 책의 말미에서 전망이라는 관점으로 소략되는 정도다. 이후 사르트르는 가치의 문제를 다룬 글들을 남겼지만 이것이 『존재와 무』의 입장과 어떻게 양립 가능한지는 여전히 해명 과제로 남아있었다.

참여의 윤리학이자 상호주체적 윤리학을 제시하다

보부아르는 2차대전의 참상을 겪으면서 전체주의에 의해 자행된 자유의 부정은 오직 타인의 것만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나의 자유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내 고유한 실존을 방해하였다. 타인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자유로운 나의 일상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 옆방의 이웃이 나치에 의해 끌려가더라도 나는 여전히 티타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외면은 결국 나를 고립시키며, 나의 대자적 의식은 방금의 외면을 질책하고 나선다. 이런 질책 속에서 나는 어느새 자기에게도 경멸받는 인격이 되고, 결국 천박한 자유인으로 전락한다. 이렇게 나는 자유로운 인격으로 실존하는 길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와 달리 주체들 간의 자유가 양립 가능하다는 입장을 애매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나와 타인 간의 대립적 관계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보부아르는 나와 타인의 관계가 대립인 동시에 화해이며, 자유의 관계이자 억압의 관계이고, 이 둘의 역동적 교차가 이루어지면서 자유가 성립된다는 견해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자유를 위해 나 스스로 개입하고, 그것의 결과를 고뇌하는 보부아르의 윤리학은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자기만의 자유를 추구하는 유아론적 윤리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자유를 확장시키고 주체로서의 삶을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참여의 윤리학이자 상호주체적 윤리학이다.

▣ 작가 소개

저 :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1908년 파리에서 출생하여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며 1928년 철학교수 자격을 취득하였다. 1945년 사르트르가 잡지 ''현대''를 창간하자 그 일에 협력하며 실존주의 문학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독일에 대한 레지스탕스의 저항을 그린 『타인의 피』, 죽음과 개인의 문제를 취급한『인간은 모두 죽는다』, 콩쿠르 상을 수상한 『레 망다랭』등은 한결같이 실존주의적 인간상을 표현한 작품들이며 이 외에도 평론 · 기행문 등을 꾸준히 발표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난 문학가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1949년에 발표한 『제2의 성』은 역사적 · 철학적 · 사회적 · 생리적 분석을 통해 여성문제를 고찰한 작품으로, 여성해방문학의 고전으로 불린다. 소르본 고등사범학교에서 교수 자격시험을 준비하며 만난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 생활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저서로 『얌전한 처녀의 회상』 『나이의 힘』 『사물의 힘』 『결국』 등 자서전과 소설『초대받은 여자』, 『제2의 성』 『레 망다랭』, 『대장정 : 중국에 관한 에세이』 『인간은 모두 죽는다』『실존주의와 국가의 지혜』『거물들』 『노년』 등이 있다.

역자 : 한길석
한양대학교에서철학을 전공했으며 바이로이트대학 방문 연구원으로 지냈다. 정치와 공적 공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테마로 박사 논문을 썼다. 그 과정에서 공적 공간에 대한 아렌트의 사유에 매료되었다. 최근에 꽂힌 것은 19세기 자본주의적 현상에 대한 만화경적 비평을 전개한 벤야민의 통찰인이다. 여기서 받은 자극과 하버마스 및 아렌트적 문제의식을 버무려 식민지 시기의 정신적 풍경을 성찰하는 연구를 계획 중이다. 현재 한신대학교와 그리스도신학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영화로 생각하기』(공저, 방송대), 『철학의 이해』(공저, 방송대), 『다시 쓰는 서양 근대 철학사』(공저, 오월의봄), 『법질서와 안전사회』(공저, 나름북스), 『열여덟을 위한 신화 캠프』(공저, 알렙) 등을 썼으며, 「공영역과 다원사회의 도전」, 「사회적 연대 비판」, 「근대적 연대 형식과 그 도전들」, 「복수적 관점을 내포한 정치와 노동에 대하여」, 「미적 교양과정치: 초기 낭만주의를 중심으로」 등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 『친애하는 빅브라더』(오월의봄)가 있다.

▣ 주요 목차

Ⅰ 애매성과 자유 13
Ⅱ 개인의 자유와 타인들 55
Ⅲ 애매성의 긍정적 측면
1. 미학적 태도 111
2. 자유와 해방 117
3. 행위의 이율배반 142
4. 현재와 미래 169
5. 애매성 187
결론 229

역자 후기 235
찾아보기 246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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