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2천 년에 걸친 정치적 · 경제적 · 역사적 변화를 생생하고 상세하게 조명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하는 유럽 승리의 요인들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간결한 대답은 유럽이 가장 앞선 화약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이 화약 기술을 발전시키고 계속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유라시아 대륙 가운데 유럽에서만 화약 기술의 발전에 필요한 특정한 조건, 즉 끊임없는 군사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왜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을까? 지리와 친족유대가 일견 그럴 듯해 보이는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명한 경제사가인 필립 호프먼은 각 나라들을 각기 다른 정치 지형과 재정 제도로 이끌었던 정치사(政治史), 즉 유라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저마다 독특한 정치적 경로를 열어젖힌 과거 사건들의 특수한 연쇄가 현재의 결과를 만들어낸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동아시아에서 일찍이 강력한 중국 제국이 형성된 사건부터 로마 제국이 붕괴한 이후 전쟁으로 점철된 수백 년 동안, 서유럽에 전사들과 군사 지도자들은 있었으나 강한 국가라고 할 만한 정치체는 없었다. 그에 반해 중국은 진나라로 시작된 거대한 통일 제국이 명조와 청조로 이어졌고,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 모두 오랜 기간 존속되었다. 이처럼 하나의 국가로서 외침을 막는 것에 집중했던 비유럽 국가들과 달리, 유럽의 각 국가들은 그리 크지 않은 교전국으로 조각난 채 서로 밀접해 있었다. 그리고 유럽의 통치자들은 재정적 이득, 영토 팽창, 신앙 수호, 승리의 영광 등의 상(賞)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군사 경쟁을 벌였다.
그렇다면 유럽의 통치자들이 선전포고를 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로 화약 기술의 혁신을 가져오게 만든 필수적인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전쟁이 잦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교전국 간의 규모와 정치적 비용이 비슷해야 하고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상(賞)의 가치가 커야 한다. 둘째, 전쟁에 소요되는 정치적 비용의 절대 수준이 낮아야 한다. 셋째, 전쟁에서 다른 기술이 아닌 화약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넷째, 자체적으로 발전하든 남의 기술을 차용하는 것이든 화약 기술의 최신 혁신을 획득하는 데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서유럽은 화약 기술 발전에 필요한 네 조건 모두를, 그것도 1400년 이래 중단 없이 충족한 이례적인 지역이었다. 유라시아의 다른 지역들은 한두 가지 조건이 부족했거나, 조건이 모두 한동안 충족되더라도 그 후에는 조건이 누락되었다. 이를테면 적들을 토벌하고 동아시아의 패권국이 된 중국의 청나라나 전국 통일 이후의 일본이 그러했다. 중국에서 전쟁은 매우 빈번했는데 대부분 유목인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유목민과의 전투에는 화약 기술보다는 궁기병이 더 효과적이었고, 그들을 막아내기 위해 만리장성을 비롯한 방어 시설과 변경에 군사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에 더 주력하게 되었다. 만약 유럽이 중국처럼 커다란 단일 제국이었다면 몽골족과 타타르족이 각각 중세와 16세기에 동유럽을 침략하고 습격했을 때 유럽의 서쪽 가장자리에서 공격의 파장을 감지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서유럽의 통치자들은 화약 기술이 아니라 기병을 늘리거나 동쪽에 성벽을 축조하기 위해 자원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일본 역시 내전으로 인한 잦은 전쟁에서 화약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했지만, 전국 통일에 성공한 도쿠가와 막부는 전쟁을 멈추었다. 중국의 우월한 영토 크기는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의욕을 꺾었고, 중국보다 작은 적들과의 전쟁을 고려했더라도 해군을 확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대외 원정에 대한 관심은 점점 사그라들었을 것이다.
그 외의 국가들은 어떠했을까? 인도, 특히 18세기 인도는 끊이지 않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정치적 비용이 많이 들었고 목표로 한 왕위 내지 통치권의 계승을 얻기가 난망하였다. 즉, 투자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을 생각하면 상의 가치가 충분히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근대 초기에 시종일관 교전하여 통치령을 각각 크게 넓힌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은 화약 기술을 사용하긴 했으나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혁신을 선도하지 못했고, 유럽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버렸다.
역사적 사실과 데이터, 경제 모델을 결합
서양의 발흥을 경제학의 관점으로 논증하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정치사의 결과로 파편화된 유럽은 중세 후기부터 끊임없는 군사 경쟁을 벌여왔다. 적절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상(賞)을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경쟁자들을 몰아가는 이 특수한 형태의 ‘토너먼트’는 격렬하고 치열했으며 화약 기술의 혁신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유럽은 이 화약 기술을 토대로 아스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무너뜨리고, 인도양에 진출하여 바닷길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받아냈으며, 아시아의 요새에서 엄청난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비유럽 국가들은 화약 기술을 이전받고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그 격차를 좁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간극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이 결과는 유럽인에게 전반적인 우위를 선사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전략적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접목시켜, 근대 초기 유럽에서 통치자들이 어떤 이유로 개전을 결정하고 군사비를 지출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 통치자들이 화약 기술을 발전시킨 이유와 나머지 비유럽 국가들이 궁극적으로는 뒤처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토너먼트 모델이라는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유럽의 파편화와 군사 경쟁, 화약 기술의 혁신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라도 실제와 달랐다면, 또는 비유럽 국가들이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면 유럽이 아닌 다른 세력이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경제학 이론,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경제 모델과 결합하여 기존의 논증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새로운 이유를 제시하는 동시에, 유럽의 역사에 보는 참신한 시각을 제시하는 신간 『정복의 조건』을 만나보자.
추천사
왜 유럽이 정복했는가? 필립 호프먼은 이 오래된 물음에 이목을 끄는 새로운 답을 내놓는다. 호프만의 짧은 답은 화약 기술 또는 군사 기술이다. 그의 긴 답은 기존의 통설을 흔든다. 유럽에서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해준 정치·지리의 힘과,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준 군비 경쟁이 서로 불가분한 관계였다는 것이다.
- 코맥 오 그라다 (더블린대학 경제학 교수)
이 책은 경제사가들이 간과해온 물음에 답한다. 500여 년 전부터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호프먼은 유럽의 군주들을 호전적으로 만들고 전쟁 기술을 개선하도록 추동한 유인들을 강조한다. 이 책은 경제사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성과다.
- 티머시 기넌 (예일대학 경제학 교수)
필립 호프먼은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에 관한 종래의 이야기를 뒤집는다. 그의 우아한 계량경제학 모델은 정치체들이 서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패권자의 출현을 용인하지 않은 서유럽에서 군사 기술을 혁신할 유인과 기회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많았음을 보여준다. 경제 이론이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대니얼 차이럿 (워싱턴대학 러시아 및 유라시아학 교수)
15세기 후반부터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유럽이 차지한 기술적·군사적 우위는 뒤이어 500년간 줄곧 확대된 유럽의 군사적 지배의 근인(近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군사적 우위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설득력 있고 밀도 높은 논증을 펴는 이 책은 흥미롭고도 결정적인 답을 내놓는다.
- 스테르기오스 스카페르다스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 경제학 교수)
▣ 작가 소개
저자 : 필립 T. 호프먼
Philip T. Hoffman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인문사회과학부 기업경제학 석좌교수 겸 역사학 교수.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경제사학회 회장, 『경제사 저널』 공동편집인을 역임했고,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초빙교수, 파리 경제대학 초빙연구원, 홍콩 과학기술대학 초빙교수를 지냈다. 경제 이론과 역사적 증거를 결합하여 정치와 사회, 경제의 장기 변화를 설명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전통 사회의 성장Growth in a Traditional Society』, 『대손실 견디기Surviving Large Losses』, 『값을 매길 수 없는 시장Priceless Markets』 등이 있다.
역자 : 이재만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역사를 중심으로 인문 번역에 주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계제국사』, 『제국의 폐허에서』,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공부하는 삶』, 『철학』, 『역사』 등이 있다.
감수 : 김영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런던대학에서 재직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게임이론』, 『전략과 정보』, 『게임의 기술』, 『정치게임과 공공경제』 등이 있고,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수십 편의 학술논문 게재는 물론 정치경제, 산업조직, 공정거래, 경영전략과 관련된 정부 정책보고서와 기업 컨설팅보고서를 50여 편 출간하였다. 연구와 교육 그리고 현실경제에의 공헌을 인정받아 매경 이코노미스트상(2003), 초헌학술상(2005), 기획재정부장관 표창(2008), 매경 특별표창(2015) 등을 수상하였다.
▣ 주요 목차
1장 서론
질병 | 화약 기술 | 토너먼트
2장 근대 초기 유럽에서 토너먼트는 어떻게 정복을 가능하게 했는가
통치자들은 왜 싸웠는가? | 토너먼트 모델 | 토너먼트 모델에 의문 제기하기 | 토너먼트는 어떻게 군사 기술을 발전시켰는가? | 근대 초기 서유럽에서 네 가지 조건은 유지되었는가? | 근대 초기 유럽에서의 토너먼트 모델 검증하기 | 정치사의 역할
3장 나머지 유라시아는 왜 뒤처졌는가
중국 | 일본 | 인도 |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 서유럽의 기술 우위 | 우위는 중요한가?
4장 궁극 원인들: 서유럽과 나머지 유라시아의 차이 설명하기
유럽은 왜 조각났는가? | 통치자들의 친족 유대는 유럽이 조각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 궁극 원인으로서 정치사: 서유럽의 문화적 진화 | 유럽의 통일을 저해한 서방 기독교 | 일부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해서 낮은 정치적 비용으로 자원을 동원할 수 있었는가? | 중국 | 일본, 러시아, 오스만 제국, 18세기 인도 | 결론
5장 화약 기술에서 민간 원정으로
정복자들은 어떻게 화약 기술을 손에 넣었는가? | 유럽 통치자들은 왜 민간 사업가에게 의존했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 나머지 유라시아에서 민간 모험사업을 방해한 장애물 | 반사실적 시나리오들: 몽골족이 없었다면 상황이 달랐을까?
6장 19세기 유럽의 기술 변화와 무장평화
군사 기술의 연이은 개선 | 기술 변화와 무장평화에 관한 모델 | 19세기 군사 연구와 개발 | 혁신은 정복과 제국주의에 얼마나 중요했는가?
7장 결론: 정복의 대가
· 부록 A : 실행학습을 통한 전쟁과 기술 변화 모델
· 부록 B : 가격을 이용해 군사 부문의 생산성 증가 측정하기
· 부록 C : 정치적 학습 모델
· 부록 D : [표 4-1]과 [표 4-2]의 데이터
· 부록 E : 무장평화와 연구를 통한 기술 변화 모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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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에 걸친 정치적 · 경제적 · 역사적 변화를 생생하고 상세하게 조명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하는 유럽 승리의 요인들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간결한 대답은 유럽이 가장 앞선 화약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이 화약 기술을 발전시키고 계속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유라시아 대륙 가운데 유럽에서만 화약 기술의 발전에 필요한 특정한 조건, 즉 끊임없는 군사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왜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을까? 지리와 친족유대가 일견 그럴 듯해 보이는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명한 경제사가인 필립 호프먼은 각 나라들을 각기 다른 정치 지형과 재정 제도로 이끌었던 정치사(政治史), 즉 유라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저마다 독특한 정치적 경로를 열어젖힌 과거 사건들의 특수한 연쇄가 현재의 결과를 만들어낸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동아시아에서 일찍이 강력한 중국 제국이 형성된 사건부터 로마 제국이 붕괴한 이후 전쟁으로 점철된 수백 년 동안, 서유럽에 전사들과 군사 지도자들은 있었으나 강한 국가라고 할 만한 정치체는 없었다. 그에 반해 중국은 진나라로 시작된 거대한 통일 제국이 명조와 청조로 이어졌고,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 모두 오랜 기간 존속되었다. 이처럼 하나의 국가로서 외침을 막는 것에 집중했던 비유럽 국가들과 달리, 유럽의 각 국가들은 그리 크지 않은 교전국으로 조각난 채 서로 밀접해 있었다. 그리고 유럽의 통치자들은 재정적 이득, 영토 팽창, 신앙 수호, 승리의 영광 등의 상(賞)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군사 경쟁을 벌였다.
그렇다면 유럽의 통치자들이 선전포고를 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로 화약 기술의 혁신을 가져오게 만든 필수적인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전쟁이 잦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교전국 간의 규모와 정치적 비용이 비슷해야 하고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상(賞)의 가치가 커야 한다. 둘째, 전쟁에 소요되는 정치적 비용의 절대 수준이 낮아야 한다. 셋째, 전쟁에서 다른 기술이 아닌 화약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넷째, 자체적으로 발전하든 남의 기술을 차용하는 것이든 화약 기술의 최신 혁신을 획득하는 데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서유럽은 화약 기술 발전에 필요한 네 조건 모두를, 그것도 1400년 이래 중단 없이 충족한 이례적인 지역이었다. 유라시아의 다른 지역들은 한두 가지 조건이 부족했거나, 조건이 모두 한동안 충족되더라도 그 후에는 조건이 누락되었다. 이를테면 적들을 토벌하고 동아시아의 패권국이 된 중국의 청나라나 전국 통일 이후의 일본이 그러했다. 중국에서 전쟁은 매우 빈번했는데 대부분 유목인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유목민과의 전투에는 화약 기술보다는 궁기병이 더 효과적이었고, 그들을 막아내기 위해 만리장성을 비롯한 방어 시설과 변경에 군사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에 더 주력하게 되었다. 만약 유럽이 중국처럼 커다란 단일 제국이었다면 몽골족과 타타르족이 각각 중세와 16세기에 동유럽을 침략하고 습격했을 때 유럽의 서쪽 가장자리에서 공격의 파장을 감지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서유럽의 통치자들은 화약 기술이 아니라 기병을 늘리거나 동쪽에 성벽을 축조하기 위해 자원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일본 역시 내전으로 인한 잦은 전쟁에서 화약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했지만, 전국 통일에 성공한 도쿠가와 막부는 전쟁을 멈추었다. 중국의 우월한 영토 크기는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의욕을 꺾었고, 중국보다 작은 적들과의 전쟁을 고려했더라도 해군을 확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대외 원정에 대한 관심은 점점 사그라들었을 것이다.
그 외의 국가들은 어떠했을까? 인도, 특히 18세기 인도는 끊이지 않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정치적 비용이 많이 들었고 목표로 한 왕위 내지 통치권의 계승을 얻기가 난망하였다. 즉, 투자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을 생각하면 상의 가치가 충분히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근대 초기에 시종일관 교전하여 통치령을 각각 크게 넓힌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은 화약 기술을 사용하긴 했으나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혁신을 선도하지 못했고, 유럽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버렸다.
역사적 사실과 데이터, 경제 모델을 결합
서양의 발흥을 경제학의 관점으로 논증하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정치사의 결과로 파편화된 유럽은 중세 후기부터 끊임없는 군사 경쟁을 벌여왔다. 적절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상(賞)을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경쟁자들을 몰아가는 이 특수한 형태의 ‘토너먼트’는 격렬하고 치열했으며 화약 기술의 혁신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유럽은 이 화약 기술을 토대로 아스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무너뜨리고, 인도양에 진출하여 바닷길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받아냈으며, 아시아의 요새에서 엄청난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비유럽 국가들은 화약 기술을 이전받고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그 격차를 좁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간극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이 결과는 유럽인에게 전반적인 우위를 선사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전략적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접목시켜, 근대 초기 유럽에서 통치자들이 어떤 이유로 개전을 결정하고 군사비를 지출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 통치자들이 화약 기술을 발전시킨 이유와 나머지 비유럽 국가들이 궁극적으로는 뒤처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토너먼트 모델이라는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유럽의 파편화와 군사 경쟁, 화약 기술의 혁신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라도 실제와 달랐다면, 또는 비유럽 국가들이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면 유럽이 아닌 다른 세력이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경제학 이론,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경제 모델과 결합하여 기존의 논증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새로운 이유를 제시하는 동시에, 유럽의 역사에 보는 참신한 시각을 제시하는 신간 『정복의 조건』을 만나보자.
추천사
왜 유럽이 정복했는가? 필립 호프먼은 이 오래된 물음에 이목을 끄는 새로운 답을 내놓는다. 호프만의 짧은 답은 화약 기술 또는 군사 기술이다. 그의 긴 답은 기존의 통설을 흔든다. 유럽에서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해준 정치·지리의 힘과,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준 군비 경쟁이 서로 불가분한 관계였다는 것이다.
- 코맥 오 그라다 (더블린대학 경제학 교수)
이 책은 경제사가들이 간과해온 물음에 답한다. 500여 년 전부터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호프먼은 유럽의 군주들을 호전적으로 만들고 전쟁 기술을 개선하도록 추동한 유인들을 강조한다. 이 책은 경제사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성과다.
- 티머시 기넌 (예일대학 경제학 교수)
필립 호프먼은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에 관한 종래의 이야기를 뒤집는다. 그의 우아한 계량경제학 모델은 정치체들이 서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패권자의 출현을 용인하지 않은 서유럽에서 군사 기술을 혁신할 유인과 기회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많았음을 보여준다. 경제 이론이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대니얼 차이럿 (워싱턴대학 러시아 및 유라시아학 교수)
15세기 후반부터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유럽이 차지한 기술적·군사적 우위는 뒤이어 500년간 줄곧 확대된 유럽의 군사적 지배의 근인(近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군사적 우위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설득력 있고 밀도 높은 논증을 펴는 이 책은 흥미롭고도 결정적인 답을 내놓는다.
- 스테르기오스 스카페르다스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 경제학 교수)
▣ 작가 소개
저자 : 필립 T. 호프먼
Philip T. Hoffman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인문사회과학부 기업경제학 석좌교수 겸 역사학 교수.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경제사학회 회장, 『경제사 저널』 공동편집인을 역임했고,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초빙교수, 파리 경제대학 초빙연구원, 홍콩 과학기술대학 초빙교수를 지냈다. 경제 이론과 역사적 증거를 결합하여 정치와 사회, 경제의 장기 변화를 설명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전통 사회의 성장Growth in a Traditional Society』, 『대손실 견디기Surviving Large Losses』, 『값을 매길 수 없는 시장Priceless Markets』 등이 있다.
역자 : 이재만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역사를 중심으로 인문 번역에 주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계제국사』, 『제국의 폐허에서』,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공부하는 삶』, 『철학』, 『역사』 등이 있다.
감수 : 김영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런던대학에서 재직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게임이론』, 『전략과 정보』, 『게임의 기술』, 『정치게임과 공공경제』 등이 있고,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수십 편의 학술논문 게재는 물론 정치경제, 산업조직, 공정거래, 경영전략과 관련된 정부 정책보고서와 기업 컨설팅보고서를 50여 편 출간하였다. 연구와 교육 그리고 현실경제에의 공헌을 인정받아 매경 이코노미스트상(2003), 초헌학술상(2005), 기획재정부장관 표창(2008), 매경 특별표창(2015) 등을 수상하였다.
▣ 주요 목차
1장 서론
질병 | 화약 기술 | 토너먼트
2장 근대 초기 유럽에서 토너먼트는 어떻게 정복을 가능하게 했는가
통치자들은 왜 싸웠는가? | 토너먼트 모델 | 토너먼트 모델에 의문 제기하기 | 토너먼트는 어떻게 군사 기술을 발전시켰는가? | 근대 초기 서유럽에서 네 가지 조건은 유지되었는가? | 근대 초기 유럽에서의 토너먼트 모델 검증하기 | 정치사의 역할
3장 나머지 유라시아는 왜 뒤처졌는가
중국 | 일본 | 인도 |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 서유럽의 기술 우위 | 우위는 중요한가?
4장 궁극 원인들: 서유럽과 나머지 유라시아의 차이 설명하기
유럽은 왜 조각났는가? | 통치자들의 친족 유대는 유럽이 조각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 궁극 원인으로서 정치사: 서유럽의 문화적 진화 | 유럽의 통일을 저해한 서방 기독교 | 일부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해서 낮은 정치적 비용으로 자원을 동원할 수 있었는가? | 중국 | 일본, 러시아, 오스만 제국, 18세기 인도 | 결론
5장 화약 기술에서 민간 원정으로
정복자들은 어떻게 화약 기술을 손에 넣었는가? | 유럽 통치자들은 왜 민간 사업가에게 의존했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 나머지 유라시아에서 민간 모험사업을 방해한 장애물 | 반사실적 시나리오들: 몽골족이 없었다면 상황이 달랐을까?
6장 19세기 유럽의 기술 변화와 무장평화
군사 기술의 연이은 개선 | 기술 변화와 무장평화에 관한 모델 | 19세기 군사 연구와 개발 | 혁신은 정복과 제국주의에 얼마나 중요했는가?
7장 결론: 정복의 대가
· 부록 A : 실행학습을 통한 전쟁과 기술 변화 모델
· 부록 B : 가격을 이용해 군사 부문의 생산성 증가 측정하기
· 부록 C : 정치적 학습 모델
· 부록 D : [표 4-1]과 [표 4-2]의 데이터
· 부록 E : 무장평화와 연구를 통한 기술 변화 모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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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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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