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문학을 처음 공부할 때, 자천타천 가장 먼저 손을 대는 책이 바로 [논어]이다. 인문학 추천도서 목록에도 [논어]는 항상 윗자리에 들어 있다.
[논어]는, 특히 현대에 들어서면서 출판동네의 한 중심테마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논어] 관련 책들이 꾸준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논어]의 원문을 직접 번역한 책에서부터 [논어]를 주제로 한 책들까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한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논어]가 2,500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를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센세이셔널한 제목의 책 한 권이 우리 사회를 긴장시켰던 적이 있다. 벌써 십 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이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머리말에서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를 위한 도덕이었고, ‘남성’을 위한 도덕이었고, ‘어른’을 위한 도덕이었고,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이었고, 심지어 ‘주검’을 위한 도덕이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신분사회, 토론 부재를 낳은 가부장 의식, 위선을 부추기는 군자의 논리, 끼리끼리의 협잡을 부르는 혈연적 폐쇄성과 그로 인한 분열 본질, 여성 차별을 부른 남성 우월 의식, 스승의 권위 강조로 인한 창의성 말살 교육 따위의 문제점들을 오늘날까지 지속시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과연 그럴까?
《지금, 여기서 읽는 논어 인문학》을 펴낸 저자 장주식과의 출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출간 인터뷰
*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 나는 이십대 초에 본격적으로 [논어]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른다. 꽤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서 2010년경부터 [논어]를 강독하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여주 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했는데, 이후 ‘한살림’이라는 공동체에서 강독회를 계속하게 되었다. 현재는 여주도서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울에서는 작가와 편집자들과 함께 꾸준히 [논어]를 읽고 있다.
5년째 [논어] 원문 강독을 나와 같이 하고 있는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처음엔 좋은 구절을 막 외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말아요.”
“아니 왜요? 외웠다가 써먹으면 좋을 텐데요.”
“하하, 외워봐야 금방 까먹어요. 그리고 논어는 외우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몸으로 살아내는 거지.”
‘번쩍’하고 머리에 전깃불이 들어온 것 같았다. 벼락 치듯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 아하! 바로 이것이로구나. [논어]를 읽는다는 것은 몸으로 살아내는 것! 바로 이것이었다. 드디어 [논어]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얻은 기쁨을 누렸다.
또 도서관에서 3년째 강독을 같이 하고 있는 분은 이런 말을 하셨다.
“제가 조금 착해진 것 같아요. 가끔 화가 울컥울컥 치밀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참는 힘이 좀 길러진 것 같아요. 그게 다 이 논어 강독 시간 덕분인 것 같아요.”
굉장히 인상적인 말이었다. 아마 이분이 혼자서 [논어]를 읽었다면 이런 힘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의 [논어] 강독은 한 번에 두 시간 하는데, 원문은 세 구절 정도밖에 읽지를 못한다. 강독에 참여한 분들의 이야기가 워낙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이 책은 지난 5~6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 논어강독회를 기반으로 하여, 그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
* 지금, 왜 다시 [논어]인가?
- [논어]에는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삶이 좋은 삶일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좋은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그런데 삶이 재미있으려면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모이면 더 재미있다. 독락당을 짓고 혼자서 즐기는 삶도 더러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울려 살기를 좋아한다. [논어]는 바로 어울려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며, 어울려 사는 삶의 재미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한 이야기다.
그래서 [논어]는 당연히 혼자 읽으면 재미없다.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래서 ‘토론한 말’이라는 뜻의 ‘논어’이다. 우리는 2,500년 전의 [논어]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오늘의 ‘논어’를 만들게 된다.
공자는 ‘기(己)의 철학자’다. 나를 위하고, 나를 닦고, 나를 이기고, 나에게서 찾아 공손하게 나를 움직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이를 나는 공자의 육기(六己), 즉 위기(爲己), 수기(修己), 극기(克己), 구기(求己), 행기(行己), 공기(恭己) 등 ‘여섯 나’라고 부른다. 이런 육기가 완성되면 나는 떳떳하고 줏대가 생기며, 내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된다. 물론 육기가 완성된 사람은 성인이다. 공자는 이런 사람이면 ‘남면(南面)’, 즉 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이 시대는 또다시 ‘도덕’이 필요한 시대이다. 소통을 통하여 타인과 ‘좋은 관계 맺기’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그 해법을 [논어]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공자는 어떤 사람인가?
- 동양철학에서 천문(天文)이 아니라 인문(人文)을 처음 강조한 철학자가 공자이다. 이 책의 제목이 《논어 인문학》인 이유이기도 하다.
강독회에 참석한 오십대 초반의 여성분이 말씀하셨다.
“저는 가방끈이 짧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저는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 그런 공부가 제 삶을 바꾸었으니까요. 논어 강독 시간도 마찬가지예요.”
이분은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셨다. 배움은 자신의 삶과 타자의 삶, 나아가 우주적 삶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일이다. 하나의 통찰을 얻으려면 드넓게 배워야겠지만 배운 만큼 덜어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가득 채운 뒤에 다 비워내야만 그 자리에 삶의 통찰이 들어설 것이기에 그렇다. 그것을 공자는 ‘하나로 꿰뚫는다’는 뜻인 일관(一貫)으로 표현했다.
공자는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을 향한 시선은 한없이 따뜻하다. 오랫동안 [논어]를 읽고 강독을 하다 보니까 공자의 삶과 주장이 분명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자가 무한긍정의 철학자라는 것이다. 모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에너지를 극대화시켜 주는 사람이라는 거였다.
* 이 책은 ‘현재’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하는가?
- [논어]는 공자 제자들에 의해 씌어진 공자의 언행록이다. 2,500여 년 전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인류의 지성과 삶의 모습이 그다지 바뀌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예를 들면, ‘자로’ 편(13부 15장)에서 정공과 공자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정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다 하니, 정말 그런 게 있습니까?”
“한마디 말로 그렇게 될 것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임금 노릇 하기도 어렵지만 신하 노릇 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만일 임금 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킬 것을 슬쩍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말 한마디로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 하니, 과연 그런 게 있습니까?”
“말 한마디로 그렇게 되기를 기약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는 임금 노릇 하는 건 즐겁지 않지만 오직 사람들이 내가 한 말을 어기지 않는 건 좋다’고 하더군요. 만일 임금의 말이 선한데 어기지 않는다면 그건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선하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어기지 못한다면, 아마도 한마디 말이 나라를 잃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공과 공자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다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큰 갈등 가운데 하나인 ‘사드’ 문제로 넘어온다.
북한의 미사일을 견제하는 데 무용지물인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미국이 좁은 땅에 배치하겠다는데 ‘옳소’만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하니 ‘상방’의 위험이 가득할 뿐이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미워하면서 군비경쟁에만 골몰하면 좋아하는 건 미국의 군수업체요, 멀어지는 건 한반도 평화다.
이런 식이다.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데 고전을 차용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논어]가 현재와 동떨어져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 이 책의 특징을 말한다면?
- 이 책에서는 [논어] 20편을 다 해석하되, 원문에만 집중하였다. [논어]의 원문을 새로운 시각으로 번역했다. 그동안의 수많은 주석들은 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뿐, 공자의 말과 공자 제자들의 말에만 집중함으로써 [논어]의 참맛을 찾으려고 하였다.
또한 강독회를 하면서 수강자들과 지극히 현실적인 삶과 결부시켜 토론한 내용들이 녹아들어 갔고, [논어]에 빗대어 오늘의 이야기를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위정’ 편(2부 11장)에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설명하다가 현대로 넘어온다.
어떤 초등학교의 늙은 교사가 말했다.
“나이가 많아지니 아이들이 싫어해요. 학부모들은 더 싫어하고요.”
과연 그럴까?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싫어한다는 그 교사의 말은, 나이에 핑계를 대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이에 핑계를 댄다는 말은 ‘온고’를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지. ‘온고’란 단지 옛것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오늘의 온도에 맞추는 작업이다. ‘온고’가 되지 않으니 당연히 ‘지신’도 어렵다. 공자는 말한다. ‘온고’와 ‘지신’이 이루어질 때, 그 사람은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그 늙은 교사는 스승이 되기 위한 ‘온고’와 ‘지신’이 충분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겠다. 학부모들도 착각이다. 늙은 교사들은 으레 ‘온고’를 못할 뿐 아니라 ‘지신’은 당연히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렇게 생각하도록 사회가 만들어 온 부분도 있다.
이처럼 공자 시대와 현대를 넘나듦으로 [지금, 여기의 논어]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 나는 공자가 추구했던 ‘군자’ 또는 ‘인자’라는 명명을 ‘좋은 사람’이라 바꿔 부르고 싶다. 그러니까 공자는 ‘좋은 사람 되기’를 평생 추구한 인물이다. 좋은 사람은 주변을 미소 짓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공자는 ‘마음 알아주기’라는 서(恕)로 표현했다. 서는 공감이며 연민이며 사랑이다. 좋은 사람이 많은 사회, 그런 문화가 형성된다면 우리는 인류의 우울한 전망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길이 현재 우리 인류 앞에 놓인 유일한 탈출구일 수도 있다.
▣ 작가 소개
저 : 장주식
교사이자 아동문학 작가로 활동하는 장주식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서울교육대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을 나왔다. 2001년 장편 소년소설 『그리운 매화향기』로 어린이문학협의회 주최 제2회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
스무 해 남짓 서울에서 살다가 여주의 농촌 마을에 터를 잡은 지 여섯 해쯤 되는데 집 뒤뜰에 연못을 파서 물풀과 물고기를 기르다 보니 개구리가 떼를 지어 나타나고 간간이 뱀도 나타난다. 참새와 박새와 개똥지빠귀도 물을 먹으러 오고, 연못가 산초나무에선 산호랑나비가 일생을 보낸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더러 사마귀에게 잡아먹히거나 새에게 먹힌다. 연못을 빙 둘러선 앵두나무,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들 초록 이파리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가슴은 한없는 감동으로 먹먹해진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오줌에 잠긴 산』『깡패 진희』『새움이의 오줌나무』『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토끼 청설모 까치』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좋은 사람’ 되기
1부 배우고 비워내기 | 학이
2부 따뜻한 모닥불 | 위정
3부 예의 질서와 음악의 조화 | 팔일
4부 인은 아름답다 | 이인
5부 뗏목을 타고 바다로나 가 볼까 | 공야장
6부 사랑은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 옹야
7부 받아쓰기만 할 뿐 | 술이
인문학을 처음 공부할 때, 자천타천 가장 먼저 손을 대는 책이 바로 [논어]이다. 인문학 추천도서 목록에도 [논어]는 항상 윗자리에 들어 있다.
[논어]는, 특히 현대에 들어서면서 출판동네의 한 중심테마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논어] 관련 책들이 꾸준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논어]의 원문을 직접 번역한 책에서부터 [논어]를 주제로 한 책들까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한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논어]가 2,500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를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센세이셔널한 제목의 책 한 권이 우리 사회를 긴장시켰던 적이 있다. 벌써 십 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이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머리말에서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를 위한 도덕이었고, ‘남성’을 위한 도덕이었고, ‘어른’을 위한 도덕이었고,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이었고, 심지어 ‘주검’을 위한 도덕이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신분사회, 토론 부재를 낳은 가부장 의식, 위선을 부추기는 군자의 논리, 끼리끼리의 협잡을 부르는 혈연적 폐쇄성과 그로 인한 분열 본질, 여성 차별을 부른 남성 우월 의식, 스승의 권위 강조로 인한 창의성 말살 교육 따위의 문제점들을 오늘날까지 지속시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과연 그럴까?
《지금, 여기서 읽는 논어 인문학》을 펴낸 저자 장주식과의 출간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출간 인터뷰
*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 나는 이십대 초에 본격적으로 [논어]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른다. 꽤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서 2010년경부터 [논어]를 강독하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여주 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했는데, 이후 ‘한살림’이라는 공동체에서 강독회를 계속하게 되었다. 현재는 여주도서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울에서는 작가와 편집자들과 함께 꾸준히 [논어]를 읽고 있다.
5년째 [논어] 원문 강독을 나와 같이 하고 있는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처음엔 좋은 구절을 막 외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말아요.”
“아니 왜요? 외웠다가 써먹으면 좋을 텐데요.”
“하하, 외워봐야 금방 까먹어요. 그리고 논어는 외우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몸으로 살아내는 거지.”
‘번쩍’하고 머리에 전깃불이 들어온 것 같았다. 벼락 치듯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 아하! 바로 이것이로구나. [논어]를 읽는다는 것은 몸으로 살아내는 것! 바로 이것이었다. 드디어 [논어]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얻은 기쁨을 누렸다.
또 도서관에서 3년째 강독을 같이 하고 있는 분은 이런 말을 하셨다.
“제가 조금 착해진 것 같아요. 가끔 화가 울컥울컥 치밀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참는 힘이 좀 길러진 것 같아요. 그게 다 이 논어 강독 시간 덕분인 것 같아요.”
굉장히 인상적인 말이었다. 아마 이분이 혼자서 [논어]를 읽었다면 이런 힘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의 [논어] 강독은 한 번에 두 시간 하는데, 원문은 세 구절 정도밖에 읽지를 못한다. 강독에 참여한 분들의 이야기가 워낙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이 책은 지난 5~6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 논어강독회를 기반으로 하여, 그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
* 지금, 왜 다시 [논어]인가?
- [논어]에는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삶이 좋은 삶일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좋은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그런데 삶이 재미있으려면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모이면 더 재미있다. 독락당을 짓고 혼자서 즐기는 삶도 더러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울려 살기를 좋아한다. [논어]는 바로 어울려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며, 어울려 사는 삶의 재미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한 이야기다.
그래서 [논어]는 당연히 혼자 읽으면 재미없다.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래서 ‘토론한 말’이라는 뜻의 ‘논어’이다. 우리는 2,500년 전의 [논어]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오늘의 ‘논어’를 만들게 된다.
공자는 ‘기(己)의 철학자’다. 나를 위하고, 나를 닦고, 나를 이기고, 나에게서 찾아 공손하게 나를 움직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이를 나는 공자의 육기(六己), 즉 위기(爲己), 수기(修己), 극기(克己), 구기(求己), 행기(行己), 공기(恭己) 등 ‘여섯 나’라고 부른다. 이런 육기가 완성되면 나는 떳떳하고 줏대가 생기며, 내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된다. 물론 육기가 완성된 사람은 성인이다. 공자는 이런 사람이면 ‘남면(南面)’, 즉 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이 시대는 또다시 ‘도덕’이 필요한 시대이다. 소통을 통하여 타인과 ‘좋은 관계 맺기’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그 해법을 [논어]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공자는 어떤 사람인가?
- 동양철학에서 천문(天文)이 아니라 인문(人文)을 처음 강조한 철학자가 공자이다. 이 책의 제목이 《논어 인문학》인 이유이기도 하다.
강독회에 참석한 오십대 초반의 여성분이 말씀하셨다.
“저는 가방끈이 짧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저는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 그런 공부가 제 삶을 바꾸었으니까요. 논어 강독 시간도 마찬가지예요.”
이분은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셨다. 배움은 자신의 삶과 타자의 삶, 나아가 우주적 삶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일이다. 하나의 통찰을 얻으려면 드넓게 배워야겠지만 배운 만큼 덜어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가득 채운 뒤에 다 비워내야만 그 자리에 삶의 통찰이 들어설 것이기에 그렇다. 그것을 공자는 ‘하나로 꿰뚫는다’는 뜻인 일관(一貫)으로 표현했다.
공자는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을 향한 시선은 한없이 따뜻하다. 오랫동안 [논어]를 읽고 강독을 하다 보니까 공자의 삶과 주장이 분명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자가 무한긍정의 철학자라는 것이다. 모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에너지를 극대화시켜 주는 사람이라는 거였다.
* 이 책은 ‘현재’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하는가?
- [논어]는 공자 제자들에 의해 씌어진 공자의 언행록이다. 2,500여 년 전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인류의 지성과 삶의 모습이 그다지 바뀌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예를 들면, ‘자로’ 편(13부 15장)에서 정공과 공자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정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다 하니, 정말 그런 게 있습니까?”
“한마디 말로 그렇게 될 것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임금 노릇 하기도 어렵지만 신하 노릇 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만일 임금 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킬 것을 슬쩍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말 한마디로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 하니, 과연 그런 게 있습니까?”
“말 한마디로 그렇게 되기를 기약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는 임금 노릇 하는 건 즐겁지 않지만 오직 사람들이 내가 한 말을 어기지 않는 건 좋다’고 하더군요. 만일 임금의 말이 선한데 어기지 않는다면 그건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선하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어기지 못한다면, 아마도 한마디 말이 나라를 잃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공과 공자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다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큰 갈등 가운데 하나인 ‘사드’ 문제로 넘어온다.
북한의 미사일을 견제하는 데 무용지물인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미국이 좁은 땅에 배치하겠다는데 ‘옳소’만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하니 ‘상방’의 위험이 가득할 뿐이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미워하면서 군비경쟁에만 골몰하면 좋아하는 건 미국의 군수업체요, 멀어지는 건 한반도 평화다.
이런 식이다.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데 고전을 차용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논어]가 현재와 동떨어져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 이 책의 특징을 말한다면?
- 이 책에서는 [논어] 20편을 다 해석하되, 원문에만 집중하였다. [논어]의 원문을 새로운 시각으로 번역했다. 그동안의 수많은 주석들은 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뿐, 공자의 말과 공자 제자들의 말에만 집중함으로써 [논어]의 참맛을 찾으려고 하였다.
또한 강독회를 하면서 수강자들과 지극히 현실적인 삶과 결부시켜 토론한 내용들이 녹아들어 갔고, [논어]에 빗대어 오늘의 이야기를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위정’ 편(2부 11장)에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설명하다가 현대로 넘어온다.
어떤 초등학교의 늙은 교사가 말했다.
“나이가 많아지니 아이들이 싫어해요. 학부모들은 더 싫어하고요.”
과연 그럴까?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싫어한다는 그 교사의 말은, 나이에 핑계를 대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이에 핑계를 댄다는 말은 ‘온고’를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지. ‘온고’란 단지 옛것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오늘의 온도에 맞추는 작업이다. ‘온고’가 되지 않으니 당연히 ‘지신’도 어렵다. 공자는 말한다. ‘온고’와 ‘지신’이 이루어질 때, 그 사람은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그 늙은 교사는 스승이 되기 위한 ‘온고’와 ‘지신’이 충분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겠다. 학부모들도 착각이다. 늙은 교사들은 으레 ‘온고’를 못할 뿐 아니라 ‘지신’은 당연히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렇게 생각하도록 사회가 만들어 온 부분도 있다.
이처럼 공자 시대와 현대를 넘나듦으로 [지금, 여기의 논어]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 나는 공자가 추구했던 ‘군자’ 또는 ‘인자’라는 명명을 ‘좋은 사람’이라 바꿔 부르고 싶다. 그러니까 공자는 ‘좋은 사람 되기’를 평생 추구한 인물이다. 좋은 사람은 주변을 미소 짓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공자는 ‘마음 알아주기’라는 서(恕)로 표현했다. 서는 공감이며 연민이며 사랑이다. 좋은 사람이 많은 사회, 그런 문화가 형성된다면 우리는 인류의 우울한 전망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길이 현재 우리 인류 앞에 놓인 유일한 탈출구일 수도 있다.
▣ 작가 소개
저 : 장주식
교사이자 아동문학 작가로 활동하는 장주식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서울교육대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을 나왔다. 2001년 장편 소년소설 『그리운 매화향기』로 어린이문학협의회 주최 제2회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
스무 해 남짓 서울에서 살다가 여주의 농촌 마을에 터를 잡은 지 여섯 해쯤 되는데 집 뒤뜰에 연못을 파서 물풀과 물고기를 기르다 보니 개구리가 떼를 지어 나타나고 간간이 뱀도 나타난다. 참새와 박새와 개똥지빠귀도 물을 먹으러 오고, 연못가 산초나무에선 산호랑나비가 일생을 보낸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더러 사마귀에게 잡아먹히거나 새에게 먹힌다. 연못을 빙 둘러선 앵두나무,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들 초록 이파리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가슴은 한없는 감동으로 먹먹해진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오줌에 잠긴 산』『깡패 진희』『새움이의 오줌나무』『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토끼 청설모 까치』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좋은 사람’ 되기
1부 배우고 비워내기 | 학이
2부 따뜻한 모닥불 | 위정
3부 예의 질서와 음악의 조화 | 팔일
4부 인은 아름답다 | 이인
5부 뗏목을 타고 바다로나 가 볼까 | 공야장
6부 사랑은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 옹야
7부 받아쓰기만 할 뿐 | 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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