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논증도 증명도 없이,
이제 나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
마침내 완전한 평온과 자유를 되찾은 영혼이
자기 자신 안으로 떠나는 열 번의 산책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했던 미완성 유고작으로,《고백》,《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와 함께 자전적 3부작으로 불린다. 세간의 오해에 맞서 자신을 해명하고자 지난 생애를 회상조로 이야기한《고백》, 여전히 이해받지 못하는 것에 분개해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운《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를 세상에 내놓은 후, 삶의 종착점에 이르러서야 루소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유로운 마음으로《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집필했다. “자연은 인간을 행복하고 선하게 만들었지만 사회가 인간을 타락시키고 비참하게 만든다”는 자기 사상의 대원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는 세속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은거했고, 그곳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과 대면해 그 결과물로《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남겼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의 저서 중에서도 독특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어떤 논리 체계에 따른 것이 아닌, 그야말로 펜 가는 대로 쓴 글이다. 루소가 이 작품을 쓴 것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다. 완성된 원고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초안의 다음 같은 문장들은 작품의 집필 의도를 잘 드러내준다. “아무리 기이하고 역설적인 것이라도 나는 아주 고지식하게 내 감정과 의견을 말한다. 그리고 논증도 증명도 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설득하고자 애쓰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을 쓰기 때문이다.”
총 열 번의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는《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메닐몽탕 언덕에서 개와 부딪치는 바람에 크게 다친 에피소드라든가, 생피에르 섬에서 은거해 있던 시절에 즐긴 식물채집 이야기 같은 말년의 에피소드들과 파리 시절의 소박한 추억들에 관한 회상 등등이 잔잔하게 서술되어 있어 루소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작품은 자기 자신에게 혼잣말을 하는 독백 형식을 취하고 있는 까닭에 시정이 넘치고, 그 때문에 서정적 자서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환희와 기쁨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운명을 받아들였다고는 하지만 앞부분은 여전히 괴로워하고 억울함이 사무치는 루소의 탄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러한 탄식은 산책이 거듭될수록 마음의 평온과 행복의 발견으로 변모한다. 또한《에밀》이라는 파격적인 교육서를 출간해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한 루소가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고아원으로 보내 엄청난 비난을 받은 것에 대해 직접 해명한 부분도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렇게《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감정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고, 고독을 즐기고, 전원을 사랑하고 행복을 갈구하는 루소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요컨대 이 작품은 기쁨과 고뇌가 절반씩 채색되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자화상인 셈이다.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나 자신 안에 있다
행복해지기를 원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에 의해 비참해지지 않는다”
루소는 여론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족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가장 고결한 삶이라고 여겼고, 그와 같은 자유는 타인에 대한 증오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자애심(自愛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자유 의지로부터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된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건강한 개인주의는 인간 세상이 아닌 자연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그는 자연을 벗 삼아 숲길을 거닐고 호수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몽상에 잠겨들었다. 세상의 탄압으로부터 도망쳐,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망상으로부터 살아남고자 처절하게 발버둥친 결과 몽상/명상이라는 방편을 찾은 것이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의 자유로운 몽상을 그린 까닭에《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낭만적 시정이 넘치고, 이를 19세기 낭만주의의 전조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이상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라는 처절한 탄식으로 시작되지만, 계속되는 명상을 통해 마침내 “불행은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려고 하든 그들은 내 존재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라는 자기 긍정에 이른다. 루소가 이 같은 영혼의 평화를 얻은 것은 자포자기에 의해서가 아니다.《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를 통해 ‘영혼의 진보’를 이룬 그는, 운명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 앞에 자유롭게 길이 열려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조차 빛을 향해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은 루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부박한 미봉책으로서의 위로가 아닌, 진정으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본 자가 터득한 자기 치유의 해법을 제시해준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치열한 경쟁, 개인의 가치를 온전히 보전해주지 않는 풍토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건강한 개인주의자’ 루소의 노작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루소의 개인적 삶을 보여주는 중요 자료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국내 초역
함께 실린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는 장 자크 루소의 개인적 삶에 관해 시사해주는 중요한 글들을 선별하여 번역한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루소가 스물일곱 장의 카드에 메모해놓은《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의 초안을 포함해, 짧고 간략한 글들로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나의 초상〉, 평생 후원자가 되어준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서적 검열관을 지낸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네 통의 편지, 그리고 ‘즐기는 기술’에 대한 단상들과 각기 다른 시기에 작성된 두 통의 유서는 인간 루소를 한층 더 친숙한 모습으로 만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몽상가의 내면일기―《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를 통해 시도한 자기 해명이 실패로 돌아간 후 루소가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기로 하고 집필에 들어간 글이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자포자기의 마음인 것은 아니었다. 루소는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커다란 오해를 받고 있음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자신의 실체를 자양분으로 삼음으로써 평생의 불행을 보상받고자 했다. 그에게 이것은 삶을 즐기는 기술이기도 했다. 그는《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쓰게 된 의도를 다음의 두 가지로 밝히고 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그 글을 읽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이런 의도는 글의 첫 머리인〈첫 번째 산책〉에서, “나 자신은 무엇인가? 바로 이것이 이제부터 내가 탐구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질문한 데서 명백히 드러난다. 앞서의 시도들이 실패로 돌아간 후, 자아 성찰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 앞에 선 것이다. 이런 그의 태도는《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세상에 자기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 몽상을 기록으로 남긴 글이다. 인간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박해받는 고독한 인간의 탄식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자기 자신에게로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충만함과 기쁨이 깃든 글로 변화한다. 어찌 보면《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자신의 내부에 칩거하며 자족적인 자아 성찰로 스스로를 축소시킨 듯 보이지만, 사실 내적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풍요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이다. 앞선 자전적 작품 두 편과 더불어 이 작품이 정신분석의 효시이자, 18세기 말에 등장한 ‘개인’이라는 이념에 문학적?사상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견해가 이를 뒷받침한다.
첫 번째 산책: 작품의 전반적인 의미와 구성에 관한 언급. 고독한 명상이야말로 불행한 운명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임을 이야기하고, 이 글의 목적이 전적으로 루소 자신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 있음을 말한다.
두 번째 산책: 샤론과 메닐몽탕 사이에 펼쳐지는 가을 풍경 속에서 전개되는 몽상과, 메닐몽탕 언덕에서 질주해 오는 개와 부딪친 사고에 대한 이야기. 현세에서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질서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뿐이라고 생각하며, 신의 정의에 대한 믿음을 역설한다.
세 번째 산책: “나는 항상 배우면서 늙어간다”는 솔론의 말에서 시작해 도덕과 종교에 대한 명상으로 흘러간다.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희망과 내적 동의의 우월함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네 번째 산책: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하는 거짓말에 대한 명상.
다섯 번째 산책: 생피에르 섬에서의 행복한 시절에 대한 회상. 몽상의 황홀한 행복과 충일한 실존감을 표현하며, 자연과 일치하는 고독한 삶을 찬양한다.
여섯 번째 산책: 자선에 관한 윤리적 성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선과, 그것에 의무감이 더해져서 변질되어 더이상 순수한 의미의 자선이 되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하면서, 타인에 대한 인간 행동의 동기에 의문을 제시한다.
일곱 번째 산책: 식물학에 대한 성찰. 식물채집의 일화를 이야기하며 몽상의 힘과 반성적 사고의 힘을 대비시키고, 자연 속에서의 몽상을 예찬한다.
여덟 번째 산책: 역경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관해 고찰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마음의 평정을 찾았는지 이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초연함에 근거한 독자적 삶의 방식에서 느끼는 행복에 대해 토로한다.
아홉 번째 산책: 자기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보낸 경위와 이유에 대한 해명과 행복에 관한 명상. 루소에 따르면,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한 즐거움으로서, 타인과 진심으로 공명할 때 느껴지는 것이다.
열 번째 산책: 바랑 부인과 함께했던 행복과, 과거에 대한 향수를 환기하는 추억 어린 몽상. 루소는 열 번째 산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1776년에서 1778년까지, 사망하기 직전까지 2년여에 걸쳐《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집필하면서 루소가 끊임없이 갈망한 것은 결국 행복, 그 하나였다. 그는 그 행복을 산책 중에 자아와 대화함으로써 되찾았다. 그러나 그가 대화한 자아는 자기 안으로 도사리는 폐쇄적 자아가 아니라 자연의 삼라만상과 결합해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하고 도약하는 자아이다. 루소는 이처럼 자연 안에서 자아의 충일감을 느끼고, 자기 외의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은 궁극의 행복에 이르렀다.《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 자신에게는 생애 마지막에 이르러 지복에 가까운 행복을 안겨준 여정이자, 독자들에게는 루소가 고통 중에 길어 올린 빛나는 사유들을 맛볼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
최고의 저작인 《사회계약론》과 《에밀》 출간 직전에 쓴
중요 문헌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함께 번역 수록된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중 중요하게 꼽을 수 있는 것은 프랑스의 귀족이자 당시 서적 검열관이었던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네 통을 묶은〈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루소가 말제르브에게 이 편지들을 쓴 것은 가까이 지내던 볼테르, 디드로, 달랑베르 등 당대의 대표적 지식인들과의 우정이 깨지고, 두드토 백작부인과의 사랑도 파탄에 이르고, 설상가상으로 후원자였던 데피네 부인과 사이가 틀어져 은거해 있던 ‘에르미타주’를 돌려주어야 했던 불행의 시기였다.
그러나 사상가로서 루소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니, 오늘날 그의 최고 저작으로 꼽히는《사회계약론》과《에밀》의 출간을 목전에 둔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출판업자 레에게 원고를 넘긴 후에도《에밀》의 원고가 예수회에 넘어갔다는 망상에 빠져 그들이 원고를 훼손할까 전전긍긍했다. 결국 그해 4월과 5월에《시회계약론》과《에밀》이 각각 출간되었고,《에밀》은 불태워지고 판매가 금지되는 등 파란을 겪어야 했다. 그 같은 엄청난 일이 루소를 기다리고 있었던 1762년 1월, 그는 자신의 후원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말제르브에게 편지 네 통을 보낸다. 말제르브는 귀족이자 고위관리로서 부족함이 없었지만, 권위주의와는 거리가 멀었고 지식인들의 정치 비판도 최대한 보호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루소는 온화하고 관대한 말제르브와 친분을 쌓았고, 어려운 처지에 처하게 되자 그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한편 고백사제처럼 그에게 일상적인 고민까지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다.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는 당시 칩거에 들어간 루소가 말제르브에게 자신이 왜 칩거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고, 고독하게 은거해 있는 작금의 상황이 자신에게 더없이 평온하며 자신이야말로 그렇게 살아가는 데 적합한 인물임을 네 통이 편지에 걸쳐 웅변한다. 이 편지는 사상가 루소는 물론 개인 루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문헌으로, 루소 연구자들에게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 작가 소개
저 : 장 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1712년 ''유럽의 가장 작은 공화국’ 제네바의 시계 수리공 집안에서 태어난 루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칼부림 사건으로 도피한 후부터는 외숙부 밑에서 자랐다. 그는 외사촌과 함께 한 목사의 집에서 라틴어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받았으나 엄격하고 인위적인 교육 방법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그 후 법원 서기의 필사 수습 사환, 동판 조각사의 견습공 등으로 일했으나 독서열과 상상력을 펼칠 수 없는 나날은 그에게 크나큰 짐이 되었다.
열여섯에 제네바를 떠난 루소는 바랑 부인을 만나게 된다. 바랑 남작부인과 루소의 관계는 마치 모자간의 사랑과 이성간의 사랑이 기묘하게 뒤섞인 것 같았다고 한다. 바랑 부인은 그에게 지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고, 루소는 이때 철학과 문학에 대한 소양을 풍부히 갖추게 된다. 불우한 소년기를 보낸 그는 스물여덟에 가정교사로 일하는 등 사회 활동을 하다가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1742년 파리로 나온 그는 디드로가 공동 편집을 진행하던『백과전서』의 여러 항목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저술가로 활동하게 된다. 선되었고 이것이 『학문과 예술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사상가로서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그 후 저작에만 몰두하여 『불평등기원론』, 『정치 경제론』, 『신 엘로이즈』등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마흔이 되던 1762년 4월에 자유 실현에 관한『사회계약론』을, 5월에 인간 교육에 관한 사상을 담은『에밀』을 출간했으나, 파리 의회는『에밀』을 압수하는 한편 루소를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그는 스위스로 도피했지만 제네바 당국도『사회계약론』과『에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책을 불태우는 등 적대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1768년에는 1745년 이래 지내온 테레즈 르바쇠르와 정식으로 이혼한 루소는 피해망상에 괴로워하기도 하였다. 1770년 파리로 돌아와 자기 변호를 위한 작품 『루소, 장 자크를 재판하다』를 쓰기도 했다. 주변의 박해로 여러 곳을 떠돌던 그는 지라르댕 후작의 배려로 그의 영지에서 집필 활동을 하다가 집필 중이던 『고독한 산책가의 몽상』을 완성하지 못하고 1788년 생을 마쳤다.
그는 이성 중심의 사상을 허물고 낭만주의의 탄생에 공헌했으며, 자유가 보편적인 동경의 대상이라고 역설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그의 개혁 사상은 당시 예술에 혁신을 가져왔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혁명에서 그의 자유민권사상은 혁명지도자들의 사상적 지주가 되었으며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주요 저작으로『학예론』,『인간 불평등 기원론』,『신 엘로이즈』,『음악 사전』,『고백록』,『고독한 산책자의 몽상』등이 있다.
역 :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로베르의 작품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 4대학에서 D.E.A.(박사 예비과정)를 마쳤으며, 현재 배재대학교에 출강중이다. 저서로는『프랑스 리얼리즘』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플로베르의『부바르와 페퀴셰』『통상 관념 사전』을 비롯해서『말로센 말로센』『티아니 이야기』『해바라기 소녀』『플로베르』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외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
나의초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몽상의 초안
즐기는 기술과 그 밖의 단상들
1737년 6월 27일의 장 자크 루소의 유서
제네바 시민 장 자크 루소의 유서
해설 행복을 추구하는 몽상가의 내면 일기|진인혜
옮긴이주
찾아보기|인명
찾아보기|용어ㆍ저작
“논증도 증명도 없이,
이제 나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
마침내 완전한 평온과 자유를 되찾은 영혼이
자기 자신 안으로 떠나는 열 번의 산책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했던 미완성 유고작으로,《고백》,《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와 함께 자전적 3부작으로 불린다. 세간의 오해에 맞서 자신을 해명하고자 지난 생애를 회상조로 이야기한《고백》, 여전히 이해받지 못하는 것에 분개해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운《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를 세상에 내놓은 후, 삶의 종착점에 이르러서야 루소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유로운 마음으로《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집필했다. “자연은 인간을 행복하고 선하게 만들었지만 사회가 인간을 타락시키고 비참하게 만든다”는 자기 사상의 대원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는 세속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은거했고, 그곳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과 대면해 그 결과물로《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남겼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의 저서 중에서도 독특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어떤 논리 체계에 따른 것이 아닌, 그야말로 펜 가는 대로 쓴 글이다. 루소가 이 작품을 쓴 것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다. 완성된 원고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초안의 다음 같은 문장들은 작품의 집필 의도를 잘 드러내준다. “아무리 기이하고 역설적인 것이라도 나는 아주 고지식하게 내 감정과 의견을 말한다. 그리고 논증도 증명도 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설득하고자 애쓰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을 쓰기 때문이다.”
총 열 번의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는《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메닐몽탕 언덕에서 개와 부딪치는 바람에 크게 다친 에피소드라든가, 생피에르 섬에서 은거해 있던 시절에 즐긴 식물채집 이야기 같은 말년의 에피소드들과 파리 시절의 소박한 추억들에 관한 회상 등등이 잔잔하게 서술되어 있어 루소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작품은 자기 자신에게 혼잣말을 하는 독백 형식을 취하고 있는 까닭에 시정이 넘치고, 그 때문에 서정적 자서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환희와 기쁨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운명을 받아들였다고는 하지만 앞부분은 여전히 괴로워하고 억울함이 사무치는 루소의 탄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러한 탄식은 산책이 거듭될수록 마음의 평온과 행복의 발견으로 변모한다. 또한《에밀》이라는 파격적인 교육서를 출간해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한 루소가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고아원으로 보내 엄청난 비난을 받은 것에 대해 직접 해명한 부분도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렇게《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감정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고, 고독을 즐기고, 전원을 사랑하고 행복을 갈구하는 루소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요컨대 이 작품은 기쁨과 고뇌가 절반씩 채색되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자화상인 셈이다.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나 자신 안에 있다
행복해지기를 원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에 의해 비참해지지 않는다”
루소는 여론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족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가장 고결한 삶이라고 여겼고, 그와 같은 자유는 타인에 대한 증오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자애심(自愛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자유 의지로부터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된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건강한 개인주의는 인간 세상이 아닌 자연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그는 자연을 벗 삼아 숲길을 거닐고 호수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몽상에 잠겨들었다. 세상의 탄압으로부터 도망쳐,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망상으로부터 살아남고자 처절하게 발버둥친 결과 몽상/명상이라는 방편을 찾은 것이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의 자유로운 몽상을 그린 까닭에《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는 낭만적 시정이 넘치고, 이를 19세기 낭만주의의 전조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이상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라는 처절한 탄식으로 시작되지만, 계속되는 명상을 통해 마침내 “불행은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려고 하든 그들은 내 존재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라는 자기 긍정에 이른다. 루소가 이 같은 영혼의 평화를 얻은 것은 자포자기에 의해서가 아니다.《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를 통해 ‘영혼의 진보’를 이룬 그는, 운명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 앞에 자유롭게 길이 열려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조차 빛을 향해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은 루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부박한 미봉책으로서의 위로가 아닌, 진정으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본 자가 터득한 자기 치유의 해법을 제시해준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치열한 경쟁, 개인의 가치를 온전히 보전해주지 않는 풍토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건강한 개인주의자’ 루소의 노작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루소의 개인적 삶을 보여주는 중요 자료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국내 초역
함께 실린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는 장 자크 루소의 개인적 삶에 관해 시사해주는 중요한 글들을 선별하여 번역한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루소가 스물일곱 장의 카드에 메모해놓은《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의 초안을 포함해, 짧고 간략한 글들로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나의 초상〉, 평생 후원자가 되어준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서적 검열관을 지낸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네 통의 편지, 그리고 ‘즐기는 기술’에 대한 단상들과 각기 다른 시기에 작성된 두 통의 유서는 인간 루소를 한층 더 친숙한 모습으로 만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몽상가의 내면일기―《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를 통해 시도한 자기 해명이 실패로 돌아간 후 루소가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기로 하고 집필에 들어간 글이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자포자기의 마음인 것은 아니었다. 루소는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커다란 오해를 받고 있음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자신의 실체를 자양분으로 삼음으로써 평생의 불행을 보상받고자 했다. 그에게 이것은 삶을 즐기는 기술이기도 했다. 그는《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쓰게 된 의도를 다음의 두 가지로 밝히고 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그 글을 읽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이런 의도는 글의 첫 머리인〈첫 번째 산책〉에서, “나 자신은 무엇인가? 바로 이것이 이제부터 내가 탐구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질문한 데서 명백히 드러난다. 앞서의 시도들이 실패로 돌아간 후, 자아 성찰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 앞에 선 것이다. 이런 그의 태도는《고백》과《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세상에 자기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 몽상을 기록으로 남긴 글이다. 인간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박해받는 고독한 인간의 탄식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자기 자신에게로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충만함과 기쁨이 깃든 글로 변화한다. 어찌 보면《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자신의 내부에 칩거하며 자족적인 자아 성찰로 스스로를 축소시킨 듯 보이지만, 사실 내적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풍요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이다. 앞선 자전적 작품 두 편과 더불어 이 작품이 정신분석의 효시이자, 18세기 말에 등장한 ‘개인’이라는 이념에 문학적?사상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견해가 이를 뒷받침한다.
첫 번째 산책: 작품의 전반적인 의미와 구성에 관한 언급. 고독한 명상이야말로 불행한 운명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임을 이야기하고, 이 글의 목적이 전적으로 루소 자신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 있음을 말한다.
두 번째 산책: 샤론과 메닐몽탕 사이에 펼쳐지는 가을 풍경 속에서 전개되는 몽상과, 메닐몽탕 언덕에서 질주해 오는 개와 부딪친 사고에 대한 이야기. 현세에서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질서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뿐이라고 생각하며, 신의 정의에 대한 믿음을 역설한다.
세 번째 산책: “나는 항상 배우면서 늙어간다”는 솔론의 말에서 시작해 도덕과 종교에 대한 명상으로 흘러간다.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희망과 내적 동의의 우월함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네 번째 산책: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하는 거짓말에 대한 명상.
다섯 번째 산책: 생피에르 섬에서의 행복한 시절에 대한 회상. 몽상의 황홀한 행복과 충일한 실존감을 표현하며, 자연과 일치하는 고독한 삶을 찬양한다.
여섯 번째 산책: 자선에 관한 윤리적 성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선과, 그것에 의무감이 더해져서 변질되어 더이상 순수한 의미의 자선이 되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하면서, 타인에 대한 인간 행동의 동기에 의문을 제시한다.
일곱 번째 산책: 식물학에 대한 성찰. 식물채집의 일화를 이야기하며 몽상의 힘과 반성적 사고의 힘을 대비시키고, 자연 속에서의 몽상을 예찬한다.
여덟 번째 산책: 역경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관해 고찰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마음의 평정을 찾았는지 이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초연함에 근거한 독자적 삶의 방식에서 느끼는 행복에 대해 토로한다.
아홉 번째 산책: 자기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보낸 경위와 이유에 대한 해명과 행복에 관한 명상. 루소에 따르면,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한 즐거움으로서, 타인과 진심으로 공명할 때 느껴지는 것이다.
열 번째 산책: 바랑 부인과 함께했던 행복과, 과거에 대한 향수를 환기하는 추억 어린 몽상. 루소는 열 번째 산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1776년에서 1778년까지, 사망하기 직전까지 2년여에 걸쳐《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집필하면서 루소가 끊임없이 갈망한 것은 결국 행복, 그 하나였다. 그는 그 행복을 산책 중에 자아와 대화함으로써 되찾았다. 그러나 그가 대화한 자아는 자기 안으로 도사리는 폐쇄적 자아가 아니라 자연의 삼라만상과 결합해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하고 도약하는 자아이다. 루소는 이처럼 자연 안에서 자아의 충일감을 느끼고, 자기 외의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은 궁극의 행복에 이르렀다.《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 자신에게는 생애 마지막에 이르러 지복에 가까운 행복을 안겨준 여정이자, 독자들에게는 루소가 고통 중에 길어 올린 빛나는 사유들을 맛볼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
최고의 저작인 《사회계약론》과 《에밀》 출간 직전에 쓴
중요 문헌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함께 번역 수록된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중 중요하게 꼽을 수 있는 것은 프랑스의 귀족이자 당시 서적 검열관이었던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네 통을 묶은〈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루소가 말제르브에게 이 편지들을 쓴 것은 가까이 지내던 볼테르, 디드로, 달랑베르 등 당대의 대표적 지식인들과의 우정이 깨지고, 두드토 백작부인과의 사랑도 파탄에 이르고, 설상가상으로 후원자였던 데피네 부인과 사이가 틀어져 은거해 있던 ‘에르미타주’를 돌려주어야 했던 불행의 시기였다.
그러나 사상가로서 루소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니, 오늘날 그의 최고 저작으로 꼽히는《사회계약론》과《에밀》의 출간을 목전에 둔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출판업자 레에게 원고를 넘긴 후에도《에밀》의 원고가 예수회에 넘어갔다는 망상에 빠져 그들이 원고를 훼손할까 전전긍긍했다. 결국 그해 4월과 5월에《시회계약론》과《에밀》이 각각 출간되었고,《에밀》은 불태워지고 판매가 금지되는 등 파란을 겪어야 했다. 그 같은 엄청난 일이 루소를 기다리고 있었던 1762년 1월, 그는 자신의 후원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말제르브에게 편지 네 통을 보낸다. 말제르브는 귀족이자 고위관리로서 부족함이 없었지만, 권위주의와는 거리가 멀었고 지식인들의 정치 비판도 최대한 보호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루소는 온화하고 관대한 말제르브와 친분을 쌓았고, 어려운 처지에 처하게 되자 그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한편 고백사제처럼 그에게 일상적인 고민까지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다.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는 당시 칩거에 들어간 루소가 말제르브에게 자신이 왜 칩거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고, 고독하게 은거해 있는 작금의 상황이 자신에게 더없이 평온하며 자신이야말로 그렇게 살아가는 데 적합한 인물임을 네 통이 편지에 걸쳐 웅변한다. 이 편지는 사상가 루소는 물론 개인 루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문헌으로, 루소 연구자들에게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 작가 소개
저 : 장 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 1712년 ''유럽의 가장 작은 공화국’ 제네바의 시계 수리공 집안에서 태어난 루소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칼부림 사건으로 도피한 후부터는 외숙부 밑에서 자랐다. 그는 외사촌과 함께 한 목사의 집에서 라틴어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받았으나 엄격하고 인위적인 교육 방법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그 후 법원 서기의 필사 수습 사환, 동판 조각사의 견습공 등으로 일했으나 독서열과 상상력을 펼칠 수 없는 나날은 그에게 크나큰 짐이 되었다.
열여섯에 제네바를 떠난 루소는 바랑 부인을 만나게 된다. 바랑 남작부인과 루소의 관계는 마치 모자간의 사랑과 이성간의 사랑이 기묘하게 뒤섞인 것 같았다고 한다. 바랑 부인은 그에게 지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고, 루소는 이때 철학과 문학에 대한 소양을 풍부히 갖추게 된다. 불우한 소년기를 보낸 그는 스물여덟에 가정교사로 일하는 등 사회 활동을 하다가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1742년 파리로 나온 그는 디드로가 공동 편집을 진행하던『백과전서』의 여러 항목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저술가로 활동하게 된다. 선되었고 이것이 『학문과 예술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사상가로서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그 후 저작에만 몰두하여 『불평등기원론』, 『정치 경제론』, 『신 엘로이즈』등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마흔이 되던 1762년 4월에 자유 실현에 관한『사회계약론』을, 5월에 인간 교육에 관한 사상을 담은『에밀』을 출간했으나, 파리 의회는『에밀』을 압수하는 한편 루소를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그는 스위스로 도피했지만 제네바 당국도『사회계약론』과『에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책을 불태우는 등 적대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1768년에는 1745년 이래 지내온 테레즈 르바쇠르와 정식으로 이혼한 루소는 피해망상에 괴로워하기도 하였다. 1770년 파리로 돌아와 자기 변호를 위한 작품 『루소, 장 자크를 재판하다』를 쓰기도 했다. 주변의 박해로 여러 곳을 떠돌던 그는 지라르댕 후작의 배려로 그의 영지에서 집필 활동을 하다가 집필 중이던 『고독한 산책가의 몽상』을 완성하지 못하고 1788년 생을 마쳤다.
그는 이성 중심의 사상을 허물고 낭만주의의 탄생에 공헌했으며, 자유가 보편적인 동경의 대상이라고 역설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그의 개혁 사상은 당시 예술에 혁신을 가져왔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혁명에서 그의 자유민권사상은 혁명지도자들의 사상적 지주가 되었으며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주요 저작으로『학예론』,『인간 불평등 기원론』,『신 엘로이즈』,『음악 사전』,『고백록』,『고독한 산책자의 몽상』등이 있다.
역 :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로베르의 작품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 4대학에서 D.E.A.(박사 예비과정)를 마쳤으며, 현재 배재대학교에 출강중이다. 저서로는『프랑스 리얼리즘』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플로베르의『부바르와 페퀴셰』『통상 관념 사전』을 비롯해서『말로센 말로센』『티아니 이야기』『해바라기 소녀』『플로베르』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외 자전적 단상과 전기적 자료
나의초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몽상의 초안
즐기는 기술과 그 밖의 단상들
1737년 6월 27일의 장 자크 루소의 유서
제네바 시민 장 자크 루소의 유서
해설 행복을 추구하는 몽상가의 내면 일기|진인혜
옮긴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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