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을 날카롭게 짚어낸 최초의 평전!
비평가, 소설가, 시인, 강연자, 편집인, 언론인, 멘토, 초대문화부 장관, 88서울올림픽의 개폐회식 기획자, 대학교수 등 어느 분야의 일이건 창조적이고 열정적 태도로 집중해온 이어령은 미지(未知)에서 미래(未來)를 바라보며 문화의 힘을 소리 높여 외쳐왔다.
올해 12월 산수(傘壽,80세)를 맞이하는 이어령의 20대부터 50여 년간,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에서 줄곧 지켜본 작가 호영송은 다초점 렌즈를 통해, 비평가, 작가,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대학교수, 문화기획자, 장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신앙인, 사상운동가로서의 이어령을 실증자료들을 가지고 이어령 성공의 실체를 묘사하고 제시한다.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은 ‘평생 자서전은 쓰지 않겠다’라고 밝힌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최초의 평전(評傳)이다. 그리고 오랫동안에 걸친 자료 수집과 3년 6개월의 집필 과정을 거친 ‘이어령 읽기’의 충실한 텍스트이다. 다면적 얼굴의 창조자 이어령의 외면과 내면적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쳐온 그의 진면목과 아우라의 비밀을 풀어주는 이 평전은 저자 호영송이 50여 년간 주목해온 한 선배작가의 역동성에 대한 추적이며 숨가쁜 시대 변화를 겪어온 대한민국의 정신사적 기술이다. 또한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에서는 사랑하는 딸(이민아 목사)의 실명을 안타까워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 절대자 앞에 인간의 실존적 갈등을 보이는 종교인, 평생의 명성이나 노후의 안락을 뛰어넘어 ‘생명자본주의 운동’에 헌신하는 이어령의 참모습도 엿볼 수 있다.
2. ‘한 손에 문학, 한 손에 현실’
대만의 문화비평가 임어당은 이어령을 가리켜 "아시아의 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표적 지성 이어령은 지난 50여 년 동안 문학평론과 에세이, 그리고 소설, 시, 희곡 등 문학의 모든 장르에서 특유의 창조성을 보여 주었다.
매력적인 문장가이자 담론(談論)의 마술사인 이어령. 그는 창작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국내외 강연과, 88올림픽 식전 행사 등 중요한 이벤트의 기획 연출, 초대 문화부 장관 역임 등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젊은 시절 ''저항의 문학''에서 시작하여 근년의 ''디지로그(digilogue)'' ''생명vita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그는 바뀌는 연대(年代)마다 예리하게 문제의 핵심을 꿰뚫으며 문화 창조의 현장을 지켜왔다.
이어령은 올해(2013년) 12월 29일로 만 80세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젊은 세대에게 창조의 삶을 조언하는 멘토이다. 이어령의 서재에는 4대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아이패드가 놓여 있다. 그는 인터넷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자판으로 원고를 작성하기도 하고 디지털 펜을 사용하여 음성인식을 통해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기도 하는 등 최첨단 디지털을 기반으로 아날로그를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한결같이 말한다. “디지털 일색의 현상 속에서 아날로그와의 융합을 꿈꿔야 살아남는다.”
초대 문화부장관직을 스스로 물러나 문화창조의 밭에 돌아온 뒤, 새로운 나날을 추구해오는 그는 평생 우리 현실에서 한 번도 동떨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일했다. 20세기의 신학자 칼 바르트가 “한 손에 신학, 한 손에 신문”을 들었듯이 이어령도 ‘한 손에 문학, 한 손에 신문(현실)’을 들었다. 1956년, 무능과 권위주의의 기성세대를 고발하고, 1967년 법정에선 「분지(糞地)」의 문제작가 남정현을 변호하여 풀려나게 했으며 후배 작가 조정래가 고초를 겪을 때, 새로운 취재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작가 남정현이 풍자적인 소설 「분지」로 구속되어 수난당하는 법정에서 문학의 참된 역할을 밝히며, 타협을 모르는 당당한 문학혼(文學魂)에서 빼어 올린 언어의 화살을 날렵하게 날리던 이어령. 작가 남정현은 “그것은 거듭되는 통쾌한 홈런, 그것도 ‘역전 홈런!’?바로 그것”이었다고 감격하며 증언하였다. 그 시대의 황량한 문화적 환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어령의 통쾌한 변론은 전설적 협객 로빈 후드의 쾌거를 연상시켰다.
3. 일본을 전율시킨 ‘축소지향의 일본인’
한국 지성을 대표하는 이어령은 자본주의 병폐를 개혁하자며,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간다. 1982년, 그가 일본의 외로운 하숙방에서 일어로 쓰고 출판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출간 30년 뒤, 일본 고전 명저가 되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한반도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이루어낸 이어령의 개가이다. 가장 뛰어난 일본론이라고 알려진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제치고, 이어령의 책은 새로운 시각으로 일본인들을 전율시켰다. 1933년생 이어령은 일본의 강압 지배로 한국어를 빼앗긴 일어 세대(日語世代)의 불행 속에 성장했지만,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일어로 집필 출판, 한국을 깔보던 콧대 높은 일본 지식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다다는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내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감동을 준 세 권의 책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암 박지원의 『누상전』의 주인공은 일본인에게 칼이 아닌 붓의 힘으로 이겼는데, 이어령은 그 방식으로 극일을 한 것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지금도 일본의 대학입시와 입사문제의 원전으로 쓰이고 있다. 이어령 문체(文體) 특유의 명징한 비유와 해학의 언어들, 무엇보다 날카로운 문화적 통찰과 비평 정신의 힘은 왜 이 책이 아직까지 일본 인문 교양서의 명저로 읽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 호영송은 모국어에 깊이 천착하는 언어의 마술사 이어령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절대자와의 대면을 회피하지 않고 고지식하게 나서는 인간 이어령의 비밀을 소설적으로 추적하기도 한다. 가난의 상징어 ''보릿고개''가 연상되는 한국의 농업 자본주의 시대부터 1960년대 학생 혁명→ 군사 혁명→ 경제 개발도상 국가 시대→ 197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龍)''과의 경쟁→ 개발 독재에서 군사독재→ 민주화→ 오늘날의 전자정보시대, 그리고 ''디지로그(digilogue)'' 시대에 이르는, 급격한 변화의 지난 60여 년. 우리의 덜컹대는 큰 변화와 갈등의 콘텍스트를 밑그림으로 하며, 이어령의 창조적이며 당찬 도전의 개인사를 추적하는 이 책에 담긴 그의 참모습은 다채롭다. 그는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했지만 결코 현실 정치의 미로 속에 빨려들지 않았고, 의욕적으로 문화사업을 펼쳤다. 또한 1972년부터 1985년까지 월간 문학잡지 《문학사상》을 창간하여 13년간 이끌어 오면서 새로운 기획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해외의 문인을 소개하고, 국내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고한 시인 작가들의 자료를 정리했다. 그는 문화권력 속에 안주하거나 계파를 만들지 않았다. 우리 시대에 늘 새로운 창조적 정신을 일깨워주는 지식인 이어령은 한 순간의 안락함에도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단단한 정신적 심지를 지닌 거인이다.
4. 한국의 문화 영웅, 이어령
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여러 방송 피디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동서고금의 학식이 야구공처럼 은빛 섬광을 뿜으며 이리 튀고 저리 튄다. 새벽에는 수출기업들의 CEO 수백 명에게 경영 전략의 새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오후에는 ‘생명자본주의 운동’을 열정적으로 알린다.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바이얼리니스트 사라 장 등이 새로운 자본이 되는 시대. 그의 ‘생명자본주의’는 혁신적이다. 그의 사전에 새롭지 않은 것이 없는 듯하다.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龍太朗)가 이어령을 가리켜 “자기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한국의 문화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인문학이 위기에 부딪힌 오늘날, 이어령은 저작 생활 50년을 넘어 통찰력 있고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다. 지성의 위기를 넘어서서 영성의 땅 밟기를 시도한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2008년), 남모르는 고뇌 끝에 기독교 입문의 결단을 고백한 『지성에서 영성(靈性)으로』(2010년)를 통해 이어령은 우리 시대의 영적인 삶에 활기를 주고 있다. 그는 특유의 음색으로 ''생명vita자본주의'' 운동(2010년)을 주창, 탄력 잃은 자본주의의 개혁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 곁의 자본주의를 새롭게 혁신하자는 ''생명자본주의 운동''은 우리에게 새로운 각성을 요구한다. "하나하나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종교적 생명관에 뿌리를 두고, 사회주의 종주국(소련)의 퇴락 이후 더욱 방만해진 자본주의의 혁신을 주장하며, 위기에 마주친 자본주의의 개혁의 길을 외친다.
그는 지금도 문화의 넓은 영역을 두루 살피며 이 시대의 큰 문제들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열정을 바치고 있다. 새로운 인간성 탐색과 신 앞에서의 질문과 신뢰, 그 위에 문화적인 힘 키우기를 통해 해결의 새 가닥을 잡아내려는 이어령의 도전은 우리 사회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며 ''미래의 길''을 열어가기 위한 해답이 될 것이다. 이어령이라는 윈도(window)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시켜 주는 열린 창(窓)이다.
전기문학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온 작가 호영송은 원거리 혹은 근거리에서 바라본 이어령을 멀티 포커스(多焦點)의 묘사와 분석으로 그려낸다. 일어 세대의 복합적 열등감과 분노를 새로운 차원의 도전으로 극복한 이어령의 집요한 의지와 투지, 새로운 문학 언어 조립을 시도하던 고독한 청년문학인 이어령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계 원로가 된 오늘까지 이어령의 정신을 일관하는 ‘창조’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에 걸친 자료 수집과 3년 6개월의 집필 과정을 통해서, 이어령이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60년대 한국 소설의 지평, 새로운 문학잡지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의 풍토를 새로이 디자인하던 편집자, 소설 작업과 멀어진 사정, 신앙의 결단 앞에서 존재론적인 진통을 넘는 갈등의 내면을 살피는 등 독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의 이어령을 보여준다. 작가와의 오랜 인연과 수십 차례의 인터뷰 그리고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은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최초의 평전이자 전기문학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정신사가 될 것이다.
1.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을 날카롭게 짚어낸 최초의 평전!
비평가, 소설가, 시인, 강연자, 편집인, 언론인, 멘토, 초대문화부 장관, 88서울올림픽의 개폐회식 기획자, 대학교수 등 어느 분야의 일이건 창조적이고 열정적 태도로 집중해온 이어령은 미지(未知)에서 미래(未來)를 바라보며 문화의 힘을 소리 높여 외쳐왔다.
올해 12월 산수(傘壽,80세)를 맞이하는 이어령의 20대부터 50여 년간,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에서 줄곧 지켜본 작가 호영송은 다초점 렌즈를 통해, 비평가, 작가,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대학교수, 문화기획자, 장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신앙인, 사상운동가로서의 이어령을 실증자료들을 가지고 이어령 성공의 실체를 묘사하고 제시한다.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은 ‘평생 자서전은 쓰지 않겠다’라고 밝힌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최초의 평전(評傳)이다. 그리고 오랫동안에 걸친 자료 수집과 3년 6개월의 집필 과정을 거친 ‘이어령 읽기’의 충실한 텍스트이다. 다면적 얼굴의 창조자 이어령의 외면과 내면적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쳐온 그의 진면목과 아우라의 비밀을 풀어주는 이 평전은 저자 호영송이 50여 년간 주목해온 한 선배작가의 역동성에 대한 추적이며 숨가쁜 시대 변화를 겪어온 대한민국의 정신사적 기술이다. 또한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에서는 사랑하는 딸(이민아 목사)의 실명을 안타까워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 절대자 앞에 인간의 실존적 갈등을 보이는 종교인, 평생의 명성이나 노후의 안락을 뛰어넘어 ‘생명자본주의 운동’에 헌신하는 이어령의 참모습도 엿볼 수 있다.
2. ‘한 손에 문학, 한 손에 현실’
대만의 문화비평가 임어당은 이어령을 가리켜 "아시아의 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표적 지성 이어령은 지난 50여 년 동안 문학평론과 에세이, 그리고 소설, 시, 희곡 등 문학의 모든 장르에서 특유의 창조성을 보여 주었다.
매력적인 문장가이자 담론(談論)의 마술사인 이어령. 그는 창작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국내외 강연과, 88올림픽 식전 행사 등 중요한 이벤트의 기획 연출, 초대 문화부 장관 역임 등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젊은 시절 ''저항의 문학''에서 시작하여 근년의 ''디지로그(digilogue)'' ''생명vita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그는 바뀌는 연대(年代)마다 예리하게 문제의 핵심을 꿰뚫으며 문화 창조의 현장을 지켜왔다.
이어령은 올해(2013년) 12월 29일로 만 80세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젊은 세대에게 창조의 삶을 조언하는 멘토이다. 이어령의 서재에는 4대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아이패드가 놓여 있다. 그는 인터넷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자판으로 원고를 작성하기도 하고 디지털 펜을 사용하여 음성인식을 통해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기도 하는 등 최첨단 디지털을 기반으로 아날로그를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한결같이 말한다. “디지털 일색의 현상 속에서 아날로그와의 융합을 꿈꿔야 살아남는다.”
초대 문화부장관직을 스스로 물러나 문화창조의 밭에 돌아온 뒤, 새로운 나날을 추구해오는 그는 평생 우리 현실에서 한 번도 동떨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일했다. 20세기의 신학자 칼 바르트가 “한 손에 신학, 한 손에 신문”을 들었듯이 이어령도 ‘한 손에 문학, 한 손에 신문(현실)’을 들었다. 1956년, 무능과 권위주의의 기성세대를 고발하고, 1967년 법정에선 「분지(糞地)」의 문제작가 남정현을 변호하여 풀려나게 했으며 후배 작가 조정래가 고초를 겪을 때, 새로운 취재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작가 남정현이 풍자적인 소설 「분지」로 구속되어 수난당하는 법정에서 문학의 참된 역할을 밝히며, 타협을 모르는 당당한 문학혼(文學魂)에서 빼어 올린 언어의 화살을 날렵하게 날리던 이어령. 작가 남정현은 “그것은 거듭되는 통쾌한 홈런, 그것도 ‘역전 홈런!’?바로 그것”이었다고 감격하며 증언하였다. 그 시대의 황량한 문화적 환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어령의 통쾌한 변론은 전설적 협객 로빈 후드의 쾌거를 연상시켰다.
3. 일본을 전율시킨 ‘축소지향의 일본인’
한국 지성을 대표하는 이어령은 자본주의 병폐를 개혁하자며,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간다. 1982년, 그가 일본의 외로운 하숙방에서 일어로 쓰고 출판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출간 30년 뒤, 일본 고전 명저가 되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한반도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이루어낸 이어령의 개가이다. 가장 뛰어난 일본론이라고 알려진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제치고, 이어령의 책은 새로운 시각으로 일본인들을 전율시켰다. 1933년생 이어령은 일본의 강압 지배로 한국어를 빼앗긴 일어 세대(日語世代)의 불행 속에 성장했지만,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일어로 집필 출판, 한국을 깔보던 콧대 높은 일본 지식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다다는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내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감동을 준 세 권의 책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암 박지원의 『누상전』의 주인공은 일본인에게 칼이 아닌 붓의 힘으로 이겼는데, 이어령은 그 방식으로 극일을 한 것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지금도 일본의 대학입시와 입사문제의 원전으로 쓰이고 있다. 이어령 문체(文體) 특유의 명징한 비유와 해학의 언어들, 무엇보다 날카로운 문화적 통찰과 비평 정신의 힘은 왜 이 책이 아직까지 일본 인문 교양서의 명저로 읽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 호영송은 모국어에 깊이 천착하는 언어의 마술사 이어령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절대자와의 대면을 회피하지 않고 고지식하게 나서는 인간 이어령의 비밀을 소설적으로 추적하기도 한다. 가난의 상징어 ''보릿고개''가 연상되는 한국의 농업 자본주의 시대부터 1960년대 학생 혁명→ 군사 혁명→ 경제 개발도상 국가 시대→ 197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龍)''과의 경쟁→ 개발 독재에서 군사독재→ 민주화→ 오늘날의 전자정보시대, 그리고 ''디지로그(digilogue)'' 시대에 이르는, 급격한 변화의 지난 60여 년. 우리의 덜컹대는 큰 변화와 갈등의 콘텍스트를 밑그림으로 하며, 이어령의 창조적이며 당찬 도전의 개인사를 추적하는 이 책에 담긴 그의 참모습은 다채롭다. 그는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했지만 결코 현실 정치의 미로 속에 빨려들지 않았고, 의욕적으로 문화사업을 펼쳤다. 또한 1972년부터 1985년까지 월간 문학잡지 《문학사상》을 창간하여 13년간 이끌어 오면서 새로운 기획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해외의 문인을 소개하고, 국내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고한 시인 작가들의 자료를 정리했다. 그는 문화권력 속에 안주하거나 계파를 만들지 않았다. 우리 시대에 늘 새로운 창조적 정신을 일깨워주는 지식인 이어령은 한 순간의 안락함에도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단단한 정신적 심지를 지닌 거인이다.
4. 한국의 문화 영웅, 이어령
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여러 방송 피디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동서고금의 학식이 야구공처럼 은빛 섬광을 뿜으며 이리 튀고 저리 튄다. 새벽에는 수출기업들의 CEO 수백 명에게 경영 전략의 새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오후에는 ‘생명자본주의 운동’을 열정적으로 알린다.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바이얼리니스트 사라 장 등이 새로운 자본이 되는 시대. 그의 ‘생명자본주의’는 혁신적이다. 그의 사전에 새롭지 않은 것이 없는 듯하다.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龍太朗)가 이어령을 가리켜 “자기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한국의 문화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인문학이 위기에 부딪힌 오늘날, 이어령은 저작 생활 50년을 넘어 통찰력 있고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다. 지성의 위기를 넘어서서 영성의 땅 밟기를 시도한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2008년), 남모르는 고뇌 끝에 기독교 입문의 결단을 고백한 『지성에서 영성(靈性)으로』(2010년)를 통해 이어령은 우리 시대의 영적인 삶에 활기를 주고 있다. 그는 특유의 음색으로 ''생명vita자본주의'' 운동(2010년)을 주창, 탄력 잃은 자본주의의 개혁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 곁의 자본주의를 새롭게 혁신하자는 ''생명자본주의 운동''은 우리에게 새로운 각성을 요구한다. "하나하나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종교적 생명관에 뿌리를 두고, 사회주의 종주국(소련)의 퇴락 이후 더욱 방만해진 자본주의의 혁신을 주장하며, 위기에 마주친 자본주의의 개혁의 길을 외친다.
그는 지금도 문화의 넓은 영역을 두루 살피며 이 시대의 큰 문제들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열정을 바치고 있다. 새로운 인간성 탐색과 신 앞에서의 질문과 신뢰, 그 위에 문화적인 힘 키우기를 통해 해결의 새 가닥을 잡아내려는 이어령의 도전은 우리 사회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며 ''미래의 길''을 열어가기 위한 해답이 될 것이다. 이어령이라는 윈도(window)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시켜 주는 열린 창(窓)이다.
전기문학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온 작가 호영송은 원거리 혹은 근거리에서 바라본 이어령을 멀티 포커스(多焦點)의 묘사와 분석으로 그려낸다. 일어 세대의 복합적 열등감과 분노를 새로운 차원의 도전으로 극복한 이어령의 집요한 의지와 투지, 새로운 문학 언어 조립을 시도하던 고독한 청년문학인 이어령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계 원로가 된 오늘까지 이어령의 정신을 일관하는 ‘창조’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에 걸친 자료 수집과 3년 6개월의 집필 과정을 통해서, 이어령이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60년대 한국 소설의 지평, 새로운 문학잡지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의 풍토를 새로이 디자인하던 편집자, 소설 작업과 멀어진 사정, 신앙의 결단 앞에서 존재론적인 진통을 넘는 갈등의 내면을 살피는 등 독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의 이어령을 보여준다. 작가와의 오랜 인연과 수십 차례의 인터뷰 그리고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은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최초의 평전이자 전기문학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정신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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