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하버드의 네 남자, 환각제를 통해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묻다
『하버드 환각클럽THE HARVARD PSYCHEDELIC CLUB』이 자음과모음에서 완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기자이자 종교 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돈 래틴이, 1960년대 미국 하버드 대학교 환각제 연구를 통해 만난 네 지성인들의 모험과 인생 여정을 인터뷰 등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르포르타주이다. 하버드 교수였던 티모시 리어리와 리처드 앨퍼트, MIT 교수를 역임한 세계 종교연구가 휴스턴 스미스, 하버드 의학박사 앤드류 와일은 명실상부한 당대의 지성인들이었기에 당시 환각제를 이용한 이들의 실험은 이성 중심적이고 단자화한 서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저자 돈 래틴은 이들이 60년대에 펼쳤던 환각 실험의 루트를 다양하게 추적하며, 환각제를 통해 그들이 궁극적으로 가닿으려 했던 의식의 세계를 생생히 보여준다.
하버드의 지성 네 사람은 마법 버섯의 환각 체험을 통해 성장기에 학습된 여러 구조 및 심리적 방어 기제를 해제하고 감각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맛보았다. 이렇듯 탈구조적이고 탈경계적인 성격을 띠는 환각 체험은 궁극적으로 의식의 ‘전체론적 감각’을 일깨웠고 수백, 수천의 사람들에게 정신과 육체, 영혼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선사했다. 이로써 몸과 마음을 대하는 이분법적 관점과 존재론적 사고방식을 바꾸는 운동이 촉발됐고, 켄 키지, 올더스 헉슬리,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존 레논, 재니스 조플린 등 당대 영향력 있는 문화 인사들이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들이 남긴 실험 정신과 예술 세계는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커다란 지평을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졌고 개인의 인권은 그 어떤 때보다 강조되지만, 우리는 더 고립되고 외롭고 외소하다고 느낀다. 한국 사회 역시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은밀한 공감이 있고 그 공감은 근자에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이 책은 먼 나라의 이미 지난, 도덕적이지 못했던 한 시기를 반추하는 것이 아니라 한참 떨어진 시공간에 존재하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진행형인 정서를 선사한다. 우리는 누구이고 왜 사는가 하는 본질적인 메시지, 그리고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이며 모두 하나라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이 책은 ‘환각제’라는 극점을 통해 우회해서 던져준다.
문제적 인간? 선각자!
1950년대 말의 미국은 전후 경기 상승으로 인한 소비주의, 소련과의 대립과 경쟁, 순응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낙관주의적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 기쁨과 평화, 사랑의 시대였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고 급변하는 시대였다. 1960년대 초 하버드에서 만난 네 남자는 복잡하게 관계 맺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들의 만남은 그저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더 큰 그림 안에서 운명적 아이러니, 카르마로 연결된 것도 같았다.
반항적인 선동자이자, LSD의 의학적·영적 이점에 대한 선구적인 대변인이었던 분대꾼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는 하버드에서 재직하던 1960년 여름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마법 버섯’을 접한다. 이 경험을 통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의식이 연구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얻은 그는 학교로 돌아와 하버드 실로시빈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러나 학부 기자였던 앤드류 와일이 쓴 실험을 비판하는 기사가 스캔들이 되자 앨퍼트와 함께 학교를 그만둔다. 그는 분대꾼이 되어 동시대 사람들에게 “흥분하라, 어울려라, 그리고 이탈하라turn on, tune in, drop out”고 외쳤다.
하버드의 심리학 교수였지만 인도로 떠나 구도자 람 다스가 되어 돌아오는 리처드 앨퍼트Richard Alpert는 이십대에 하버드 교수로 크게 성공한다. 그는 동성애적 취향이 강한 양성애자였고 일생의 대부분을 그 사실을 숨기며 보냈다. 그는 학부 시절 스승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맥클러랜드를 통해 티모시 리어리와 만나 환각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그와 리어리는 친구이자 연구 동료로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만, 리어리가 앨퍼트의 동성애 성향을 공공연히 비난함으로써 관계의 파국을 맞게 된다. 그는 인도로 여행을 떠나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는 순례를 홀로 계속해 나간다. 이후 그는 “지금 여기에 있으라Be Here Now”라는 구호로 고뇌하던 수많은 영적 순례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영적 지도자로 재탄생한다.
MIT의 종교학 교수를 역임한 휴스턴 스미스Huston Smith는 전도사의 아들로 중국 쑤저우에서 태어난다. 그는 감리교 목사이자 연구자가 되지만, 제럴드 허드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와의 교우를 계기로 믿음과 영적 수련에 대해 폭넓게 사고하게 된다. 그는 종교적 믿음의 정수를 찾으려 했고 외적인 형태, 형식, 국경을 넘어 불교, 도교, 힌두교 등 세계 각지의 여러 종교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된다. 또한 교육자가 되어 동시대의 미국인들에게 다른 문화권의 믿음에 대해 더 관대하고 포용력 있는 태도를 견지할 것을 가르친다. 그는 올더스 헉슬리의 소개로 티모시 리어리 연구에 참여하게 되고 환각제 실험의 종교적, 신비주의적 측면을 학문적으로 정립해나가는 데 기여한다.
오늘날 유기농, 대체의학계에서 세계 제1의 학자이며 코스매틱 브랜드 ‘오리진스’의 베스트셀러 ‘오리진스 닥터 와일 세럼’을 만든 장본인 앤드류 와일Andrew Weil은 치유사로, 대체의학의 확고부동한 지도자가 되어 미국의 건강관리 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혁하는 데 평생을 바친다. 학부 시절 「하버드 크림슨」 기자였던 그는 티모시 리어리가 이끄는 환각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려 했으나 학부생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리어리와 앨퍼트의 실험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 터뜨린다. 이것을 계기로 리어리와 앨퍼트는 하버드에서 쫓겨나고 와일은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뒤 환각제와 반문화 지지자가 되어 한때 자신이 비난했던 사람들과 같은 이유로 박해받게 된다. 와일은 한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고 화해하려 했지만, 끝내 완전한 화해에 이르지 못한다. 그럼에도 와일은 그들의 자취를 밟아 살아갔고, 그들의 주장을 실생활 속으로 확산시켰으며, 그들의 계보를 잇는 사람이 되었다.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버드 환각클럽, 의식 탐구의 역사를 바꾸다
광범위한 의식 세계에 관한 이들의 연구는 1960년대에 영적, 정신적, 사회적, 성적 혁신의 장을 만든다. 그들이 연구에 사용한 것은 실로시빈, LSD와 같은 환각제였다. 지금은 마약으로 분류되어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약물들을 ‘하버드’라는 대표적인 인텔리 그룹에서 적극적으로 상용 및 실험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다. 환각제 체험은 미국 명문대의 교정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계층과 조건의 사람에게 확산됐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마약을 예찬하고 무분별하게 환각제를 퍼뜨리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시도는 경험적인 동시에 학문적인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연구’하고 ‘적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들은 환각제가 더 자유로운 인류, 더 진실된 인류와 세계를 구현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들의 실험은 인간 의식의 지평을 전에 없이 확장시키고 서구인들의 세계관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환각제를 체험하며 국가, 종교, 인종, 제도, 도덕, 젠더 등 사회의 구조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자기 자신을 만나고 자유를 얻었다. 이후 ‘환각제 실험’은 ‘환각제 운동’이 되고, ‘반문화 운동’이 되어 거침없이 확산됐다. 켄 키지, 올더스 헉슬리,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존 레논, 재니스 조플린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대적 아이콘들이 이에 동참하거나 영향을 받았다.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자유와 구원에 대하여
환각제 운동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환각제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려면 이 운동들의 추이와 그로 인한 모든 변화들을 낱낱이 살펴봐야 한다. 어떤 면에서 그 영향은 명백하다. 환각제가 해방시킨 전체론적 감각으로 미국이라는 지엽적인 영토를 넘어서 더 넓은 시공간의 사람들이 개별적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넘어서는 힘을 찾았다. 다원적이고 공동체적인 사고방식, 유기체적 세계,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 당시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시위와 더불어 인권 운동이 확대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해체가 시도됐다. 해방과 자유의 정신이 퍼지고 있었다. 60년대는 굉장히 분열된 시기였고, 반문화가 활짝 꽃을 피운 시기였다. 우리는 ‘반문화’가 모든 것에 반발하는 것만은 아니었음을 잊곤 한다. 반전운동은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인권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은 평등을 위한 것이었고, 환경운동은 단순히 오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기 위한 것이었다. 환각제로 촉발된 반문화 운동이(체험적 측면은 차치하고서도) 문화적인 형태로나 사회 운동의 형태로 전 세계로 확산되는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환각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더 긍정적이고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었다. 하버드 환각클럽의 멤버들이 불러일으킨 것은 사회적 스캔들만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의문이었다. 인간 존재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본질적인 질문, 나와 세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1960년대 인들은 환각제를 통해 평등을 보고, 스스로와 타인을 사랑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유래 없이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지녔다. 국가와 국경의 개념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 보이며, 법과 제도는 개인의 삶을 잘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외로운가? 왜 우리는 현실을 더 두렵게 느끼는가? 날로 교묘해져 이제 투명하게 모습을 숨겨버린 거대한 공포를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실감하며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 시절의 교훈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자유롭고 다원적인 정신. 다시 한 번 평등과 정의, 연민을 갖고 사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스스로와 세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관계 맺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 어떤 인간이, 어떤 세상이 당연한가? 무엇이 당연한가? 리처드 앨퍼트, 티모시 리어리, 휴스턴 스미스, 앤드류 와일은 1960년대에 얻은 진보적인 통찰력으로 무엇을 했으며 또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초석을 세웠다. 이 이야기는 그들과 함께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일으킨 변화는 오늘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다. 그들은 현실의 본질 그 자체를 보는 방법을 바꾸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마약에 대한 것이 아니다. 경이와 감동, 공감과 서로 연결된 감각 같은 해방과 자유 그리고 구원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돈 래틴 Don Lattin
기자이자 칼럼니스트로 미국의 다양한 종교 운동과 주요 인물들에 대한 기사를 써왔다. 이십 년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서 종교 칼럼을 써왔고, 미국 내 십여 개 이상의 잡지와 신문에 기고했다. 「데이트라인」, 「프라임타임」, 「굿모닝 아메리카」, 「나이트라인」 그리고 PBS 방송국의 「종교&윤리 뉴스 위클리」에서 해설자이자 상담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수의 열성 추종자들: 복음서적 위기에 놓인 살인과 광기에 관한실화』, 『행복을 따르라: 60년대의 영적 이상이 오늘날 우리의 삶을 어떻게 형성했는가』, 『믿음 찾기: 뉴밀레니엄의 미국 종교』를 썼다.
역자 : 김지원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하교 언어교육원에 출강중이다. 『라플라스의 악마』, 『렘브란트의 유산』, 『나폴레옹의 영광』, 『손 안에 담긴 세계사』, 『손 안에 담긴 건축사』 등으로 옮겼고, 『바다기담』 등을 썼다.
▣ 주요 목차
옮긴이 서문
들어가며
1장 케임브리지로 향하는 네 개의 길
2장 흥분하라
3장 죄인과 성자
4장 크림슨 파동
5장 낙원에서 벌어진 갈등
6장 당신이 만약 샌프란시스코에 온다면…
7장 순례와 망명
8장 황홀경 이후…네 사람의 삶
결론 치유사, 교육자, 분대꾼, 구도자
저자후기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원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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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 네 남자, 환각제를 통해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묻다
『하버드 환각클럽THE HARVARD PSYCHEDELIC CLUB』이 자음과모음에서 완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기자이자 종교 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돈 래틴이, 1960년대 미국 하버드 대학교 환각제 연구를 통해 만난 네 지성인들의 모험과 인생 여정을 인터뷰 등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르포르타주이다. 하버드 교수였던 티모시 리어리와 리처드 앨퍼트, MIT 교수를 역임한 세계 종교연구가 휴스턴 스미스, 하버드 의학박사 앤드류 와일은 명실상부한 당대의 지성인들이었기에 당시 환각제를 이용한 이들의 실험은 이성 중심적이고 단자화한 서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저자 돈 래틴은 이들이 60년대에 펼쳤던 환각 실험의 루트를 다양하게 추적하며, 환각제를 통해 그들이 궁극적으로 가닿으려 했던 의식의 세계를 생생히 보여준다.
하버드의 지성 네 사람은 마법 버섯의 환각 체험을 통해 성장기에 학습된 여러 구조 및 심리적 방어 기제를 해제하고 감각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맛보았다. 이렇듯 탈구조적이고 탈경계적인 성격을 띠는 환각 체험은 궁극적으로 의식의 ‘전체론적 감각’을 일깨웠고 수백, 수천의 사람들에게 정신과 육체, 영혼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선사했다. 이로써 몸과 마음을 대하는 이분법적 관점과 존재론적 사고방식을 바꾸는 운동이 촉발됐고, 켄 키지, 올더스 헉슬리,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존 레논, 재니스 조플린 등 당대 영향력 있는 문화 인사들이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들이 남긴 실험 정신과 예술 세계는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커다란 지평을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졌고 개인의 인권은 그 어떤 때보다 강조되지만, 우리는 더 고립되고 외롭고 외소하다고 느낀다. 한국 사회 역시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은밀한 공감이 있고 그 공감은 근자에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이 책은 먼 나라의 이미 지난, 도덕적이지 못했던 한 시기를 반추하는 것이 아니라 한참 떨어진 시공간에 존재하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진행형인 정서를 선사한다. 우리는 누구이고 왜 사는가 하는 본질적인 메시지, 그리고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이며 모두 하나라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이 책은 ‘환각제’라는 극점을 통해 우회해서 던져준다.
문제적 인간? 선각자!
1950년대 말의 미국은 전후 경기 상승으로 인한 소비주의, 소련과의 대립과 경쟁, 순응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낙관주의적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 기쁨과 평화, 사랑의 시대였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고 급변하는 시대였다. 1960년대 초 하버드에서 만난 네 남자는 복잡하게 관계 맺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들의 만남은 그저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더 큰 그림 안에서 운명적 아이러니, 카르마로 연결된 것도 같았다.
반항적인 선동자이자, LSD의 의학적·영적 이점에 대한 선구적인 대변인이었던 분대꾼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는 하버드에서 재직하던 1960년 여름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마법 버섯’을 접한다. 이 경험을 통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의식이 연구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얻은 그는 학교로 돌아와 하버드 실로시빈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러나 학부 기자였던 앤드류 와일이 쓴 실험을 비판하는 기사가 스캔들이 되자 앨퍼트와 함께 학교를 그만둔다. 그는 분대꾼이 되어 동시대 사람들에게 “흥분하라, 어울려라, 그리고 이탈하라turn on, tune in, drop out”고 외쳤다.
하버드의 심리학 교수였지만 인도로 떠나 구도자 람 다스가 되어 돌아오는 리처드 앨퍼트Richard Alpert는 이십대에 하버드 교수로 크게 성공한다. 그는 동성애적 취향이 강한 양성애자였고 일생의 대부분을 그 사실을 숨기며 보냈다. 그는 학부 시절 스승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맥클러랜드를 통해 티모시 리어리와 만나 환각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그와 리어리는 친구이자 연구 동료로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만, 리어리가 앨퍼트의 동성애 성향을 공공연히 비난함으로써 관계의 파국을 맞게 된다. 그는 인도로 여행을 떠나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는 순례를 홀로 계속해 나간다. 이후 그는 “지금 여기에 있으라Be Here Now”라는 구호로 고뇌하던 수많은 영적 순례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영적 지도자로 재탄생한다.
MIT의 종교학 교수를 역임한 휴스턴 스미스Huston Smith는 전도사의 아들로 중국 쑤저우에서 태어난다. 그는 감리교 목사이자 연구자가 되지만, 제럴드 허드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와의 교우를 계기로 믿음과 영적 수련에 대해 폭넓게 사고하게 된다. 그는 종교적 믿음의 정수를 찾으려 했고 외적인 형태, 형식, 국경을 넘어 불교, 도교, 힌두교 등 세계 각지의 여러 종교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된다. 또한 교육자가 되어 동시대의 미국인들에게 다른 문화권의 믿음에 대해 더 관대하고 포용력 있는 태도를 견지할 것을 가르친다. 그는 올더스 헉슬리의 소개로 티모시 리어리 연구에 참여하게 되고 환각제 실험의 종교적, 신비주의적 측면을 학문적으로 정립해나가는 데 기여한다.
오늘날 유기농, 대체의학계에서 세계 제1의 학자이며 코스매틱 브랜드 ‘오리진스’의 베스트셀러 ‘오리진스 닥터 와일 세럼’을 만든 장본인 앤드류 와일Andrew Weil은 치유사로, 대체의학의 확고부동한 지도자가 되어 미국의 건강관리 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혁하는 데 평생을 바친다. 학부 시절 「하버드 크림슨」 기자였던 그는 티모시 리어리가 이끄는 환각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려 했으나 학부생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리어리와 앨퍼트의 실험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 터뜨린다. 이것을 계기로 리어리와 앨퍼트는 하버드에서 쫓겨나고 와일은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뒤 환각제와 반문화 지지자가 되어 한때 자신이 비난했던 사람들과 같은 이유로 박해받게 된다. 와일은 한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고 화해하려 했지만, 끝내 완전한 화해에 이르지 못한다. 그럼에도 와일은 그들의 자취를 밟아 살아갔고, 그들의 주장을 실생활 속으로 확산시켰으며, 그들의 계보를 잇는 사람이 되었다.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버드 환각클럽, 의식 탐구의 역사를 바꾸다
광범위한 의식 세계에 관한 이들의 연구는 1960년대에 영적, 정신적, 사회적, 성적 혁신의 장을 만든다. 그들이 연구에 사용한 것은 실로시빈, LSD와 같은 환각제였다. 지금은 마약으로 분류되어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약물들을 ‘하버드’라는 대표적인 인텔리 그룹에서 적극적으로 상용 및 실험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다. 환각제 체험은 미국 명문대의 교정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계층과 조건의 사람에게 확산됐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마약을 예찬하고 무분별하게 환각제를 퍼뜨리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시도는 경험적인 동시에 학문적인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연구’하고 ‘적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들은 환각제가 더 자유로운 인류, 더 진실된 인류와 세계를 구현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들의 실험은 인간 의식의 지평을 전에 없이 확장시키고 서구인들의 세계관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환각제를 체험하며 국가, 종교, 인종, 제도, 도덕, 젠더 등 사회의 구조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자기 자신을 만나고 자유를 얻었다. 이후 ‘환각제 실험’은 ‘환각제 운동’이 되고, ‘반문화 운동’이 되어 거침없이 확산됐다. 켄 키지, 올더스 헉슬리,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존 레논, 재니스 조플린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대적 아이콘들이 이에 동참하거나 영향을 받았다.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자유와 구원에 대하여
환각제 운동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환각제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려면 이 운동들의 추이와 그로 인한 모든 변화들을 낱낱이 살펴봐야 한다. 어떤 면에서 그 영향은 명백하다. 환각제가 해방시킨 전체론적 감각으로 미국이라는 지엽적인 영토를 넘어서 더 넓은 시공간의 사람들이 개별적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넘어서는 힘을 찾았다. 다원적이고 공동체적인 사고방식, 유기체적 세계,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 당시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시위와 더불어 인권 운동이 확대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해체가 시도됐다. 해방과 자유의 정신이 퍼지고 있었다. 60년대는 굉장히 분열된 시기였고, 반문화가 활짝 꽃을 피운 시기였다. 우리는 ‘반문화’가 모든 것에 반발하는 것만은 아니었음을 잊곤 한다. 반전운동은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인권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은 평등을 위한 것이었고, 환경운동은 단순히 오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기 위한 것이었다. 환각제로 촉발된 반문화 운동이(체험적 측면은 차치하고서도) 문화적인 형태로나 사회 운동의 형태로 전 세계로 확산되는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환각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더 긍정적이고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었다. 하버드 환각클럽의 멤버들이 불러일으킨 것은 사회적 스캔들만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의문이었다. 인간 존재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본질적인 질문, 나와 세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1960년대 인들은 환각제를 통해 평등을 보고, 스스로와 타인을 사랑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유래 없이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지녔다. 국가와 국경의 개념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 보이며, 법과 제도는 개인의 삶을 잘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외로운가? 왜 우리는 현실을 더 두렵게 느끼는가? 날로 교묘해져 이제 투명하게 모습을 숨겨버린 거대한 공포를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실감하며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 시절의 교훈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자유롭고 다원적인 정신. 다시 한 번 평등과 정의, 연민을 갖고 사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스스로와 세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관계 맺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 어떤 인간이, 어떤 세상이 당연한가? 무엇이 당연한가? 리처드 앨퍼트, 티모시 리어리, 휴스턴 스미스, 앤드류 와일은 1960년대에 얻은 진보적인 통찰력으로 무엇을 했으며 또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초석을 세웠다. 이 이야기는 그들과 함께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일으킨 변화는 오늘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다. 그들은 현실의 본질 그 자체를 보는 방법을 바꾸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마약에 대한 것이 아니다. 경이와 감동, 공감과 서로 연결된 감각 같은 해방과 자유 그리고 구원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돈 래틴 Don Lattin
기자이자 칼럼니스트로 미국의 다양한 종교 운동과 주요 인물들에 대한 기사를 써왔다. 이십 년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서 종교 칼럼을 써왔고, 미국 내 십여 개 이상의 잡지와 신문에 기고했다. 「데이트라인」, 「프라임타임」, 「굿모닝 아메리카」, 「나이트라인」 그리고 PBS 방송국의 「종교&윤리 뉴스 위클리」에서 해설자이자 상담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수의 열성 추종자들: 복음서적 위기에 놓인 살인과 광기에 관한실화』, 『행복을 따르라: 60년대의 영적 이상이 오늘날 우리의 삶을 어떻게 형성했는가』, 『믿음 찾기: 뉴밀레니엄의 미국 종교』를 썼다.
역자 : 김지원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하교 언어교육원에 출강중이다. 『라플라스의 악마』, 『렘브란트의 유산』, 『나폴레옹의 영광』, 『손 안에 담긴 세계사』, 『손 안에 담긴 건축사』 등으로 옮겼고, 『바다기담』 등을 썼다.
▣ 주요 목차
옮긴이 서문
들어가며
1장 케임브리지로 향하는 네 개의 길
2장 흥분하라
3장 죄인과 성자
4장 크림슨 파동
5장 낙원에서 벌어진 갈등
6장 당신이 만약 샌프란시스코에 온다면…
7장 순례와 망명
8장 황홀경 이후…네 사람의 삶
결론 치유사, 교육자, 분대꾼, 구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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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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