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본론은 크게 3부로 나누되, 제1부에서는 문학 작품에 반영된 작가나 시인의 세계관을 철학에 기대어 검토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제2부에서는 작가나 시인이 어떤 인식의 관점에서 인간과 인간의 삶을 조망하는가에 따라 어떤 색다른 문학 세계가 가능한가를 역시 철학에 기대어 검토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따지고 보면, 제1부와 제2부 사이의 경계는 자의적(恣意的)인 것일 수 있거니와, 세계관이란 인간과 인간의 삶 또는 세계를 어떤 인식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이해할 것인가를 총체화한 것일 수도 있고, 또한 어떤 인식의 관점에 기댈 것인가의 방향을 정해 주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1부와 제2부를 나눈 이유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지배적인 세계관이나 가치관에서 한 걸음 비켜선 채 나름의 독특한 인식의 관점을 동원하여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자 하는 작가나 시인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 그런 작가나 시인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새로운 인식의 눈을 뜨기도 한다.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긴 하나, 제2부에서 나는 기존의 세계 인식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던 작가나 시인의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제3부에서는 문학 작품의 창작과 해석과 관련하여 철학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한 몇몇 사례를 살펴보고자 했다. 먼저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 것은 시 창작과 언어의 문제였다. 언어는 문학적 창작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철학적/종교적 사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언어의 한계와 가능성이라는 문제는 그동안 다양한 논객에 의해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제3부의 첫 글에서 나는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 사이의 깊은 심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종교적 시인의 시 세계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 문제를 살펴보고자 했다. 한편, 문학 작품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든, 또한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든, 이를 읽는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과 철학관에 따라 동일한 작품에 대해 전혀 다른 이해가 가능할 수 있거니와, 이 문제를 둘째 글에서 검토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셋째 글에서 나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모방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해의 시각과 함께 대두된 오늘날의 모방론에 대한 검토를 시도하고자 했다.
이 책에 담긴 어떤 글이든 문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를 위한 것이 아님을 나는 힘주어 말하고자 한다. 어떤 글이든 지극히 한정된 이해력과 좁은 시각이 낳은 설익고 단편적인 논의 이상의 것이 아님을 내 어찌 모르랴. 이를 알면서도 내가 이 책을 준비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를 통해 문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긍정의 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더욱 커지기 바라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철학에 기대어 문학을 사유하거나 문학에 기대어 철학을 사유하는 경우 인간과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좀 더 넓은 이해의 지평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나만의 것으로 머물러 있지 않기 바라는 희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제3부에서는 문학 작품의 창작과 해석과 관련하여 철학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한 몇몇 사례를 살펴보고자 했다. 먼저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 것은 시 창작과 언어의 문제였다. 언어는 문학적 창작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철학적/종교적 사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언어의 한계와 가능성이라는 문제는 그동안 다양한 논객에 의해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제3부의 첫 글에서 나는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 사이의 깊은 심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종교적 시인의 시 세계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 문제를 살펴보고자 했다. 한편, 문학 작품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든, 또한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든, 이를 읽는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과 철학관에 따라 동일한 작품에 대해 전혀 다른 이해가 가능할 수 있거니와, 이 문제를 둘째 글에서 검토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셋째 글에서 나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모방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해의 시각과 함께 대두된 오늘날의 모방론에 대한 검토를 시도하고자 했다.
이 책에 담긴 어떤 글이든 문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를 위한 것이 아님을 나는 힘주어 말하고자 한다. 어떤 글이든 지극히 한정된 이해력과 좁은 시각이 낳은 설익고 단편적인 논의 이상의 것이 아님을 내 어찌 모르랴. 이를 알면서도 내가 이 책을 준비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를 통해 문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긍정의 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더욱 커지기 바라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철학에 기대어 문학을 사유하거나 문학에 기대어 철학을 사유하는 경우 인간과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좀 더 넓은 이해의 지평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나만의 것으로 머물러 있지 않기 바라는 희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작가 소개
저 : 장경렬
인천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 대학교 영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비평집으로 『미로에서 길 찾기』(1997), 『신비의 거울을 찾아서』(2004), 『응시와 성찰』(2007), 『시간성의 시학』(2013), 『즐거운 시 읽기』(2014),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2016)이 있고, 문학이론 연구서로 The Limits of Essentialist Critical Thinking (『본질주의 비평적 사유의 한계』, 1990), 『코울리지』(2006), 『매혹과 저항』(2007)이 있다. 한편, 최근 번역서로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Robert Pirsig, 2010), 『노인과 바다』(Ernest Hemingway, 2012), 『백내장』(John Berger, 2012), 『젊은 예술가의 초상』(James Joyce, 2012), 『라일라』(Robert Pirsig, 2014), 『학제적 학문 연구』(Joe Moran, 2014) 등이 있다.
목 차
003_머리말
013_서설
015_문학과 철학, 그 경계에서 길 찾기
1. 길 위에서_015 / 2. 신화시대에서 자연철학의 시대를 거쳐 철학의 시대로_023 / 3. 수사의 그늘 아래 놓인 인간의 언어를 찾아서_031 / 4. 다시 문학과 철학이 ‘하나’인 시대, 또는 양자가 공존하는 시대로_041 / 5. 무대 또는 길을 뒤로 하고_049
055_제1부 문학 안의 철학과 세계관의 문제
057_실재 세계와 가능 세계, 이편과 저편에서-김만중의 『구운몽』과 인생무상의 세계관
1. 『구운몽』의 중첩적 또는 이원적 세계 구조_057 / 2. 성진의 초월 세계와 양소유의 현실 세계_060 / 3. 입몽 시점의 문제_065 / 4. 양소유의 삶과 “전(前)비극적 지”_071 / 5. 다시 양소유의 현실 세계와 성진의 초월 세계로_081
083_희랍적 세계와 기독교적 세계관, 그 안으로-예이츠의 ?재림?과 엘리엇의 ?게론티온?에 담긴 두 세계관
1. 예이츠와 엘리엇의 종말론적 비전을 찾아서_083 / 2.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예이츠와 엘리엇의 서로 다른 시선_098 / 3. 다시 예이츠와 엘리엇의 종말론적 비전을 찾아서_112
118_일원론과 이원론의 양립 가능성을 찾아서-타고르의 『기탄잘리』 시편과 베단타 철학
1. “내 존재의 아주 작은 일부만을 남게 하소서”_118 / 2. “그는 누구인지요?”_122 / 3. “삶을 완성하는 이, 그대 죽음이여”_138
144_이분법적 세계관과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조오현, 이상범, 김지하의 시와 불교적 상상력
1. 인간중심주의를 넘어_144 / 2. 조오현의 ?아득한 성자?와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원리_148 / 3. 이상범의 ?작은 행복-어느 요사채에서?와 자비(慈悲)의 마음_153 / 4. 김지하의 ?정발산 아래?와 원융무애(圓融無碍)의 정신_157 / 5. 논의를 마무리하며_162
165_제2부 문학 안의 철학과 인식의 문제
167_문화적 차이 뛰어넘기, 그 가능성을 모색하여-파운드의 『캔토즈』 시편과 중국 문화
1. 문화적 차이와 ‘자기 민족 중심주의’_167 / 2.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한 예: 파운드의 경우_171 / 3.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의 한계_185
189_지각의 인식론적 경계, 그 안과 밖에서-아쿠다카와와 구로사와가 일깨우는 현상 인식의 문제
1. 무엇이 문제인가_189 / 2. 소설 ?라쇼몬?의 ‘라쇼몬’과 ?덤불 속?의 ‘덤불 속’이 지시하는 것_195 / 3. 영화 『라쇼몬』의 ‘라쇼몬’이 지시하는 것_204
211_시적 인식과 종교적 인식, 그 사이에서-스나이더와 웨일런의 시와 무(無)에 대한 사유
1. 조주(趙州)의 ‘무’_211 / 2. 게리 스나이더의 ?태우기 13?과 ?태우기 6?_213 / 3. 필립 웨일런과 ?구정물 통?_223 / 4. 로버트 피어시그와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_231
237_철학의 문학화, 인식의 기존 틀을 뛰어넘어-피어시그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과 가치의 형이상학
1. 글을 시작하며_237 / 2. 공간과 시간 속으로의 여행_240 / 3. 질(質)에 대한 개념적 탐구_243 / 4. 선(禪), 또는 방법론적 탐구_251 / 5. 문학과 철학의 이분법을 뛰어넘어_257
261_제3부 문학과 철학 사이, 또는 창작과 해석의 문제
263_로고스와 인간의 언어, 그 경계에서-테일러의 『예비적 명상』과 시 쓰기와 언어의 문제
1.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_263 / 2. 시 쓰기, 또는 언어적 갈등의 궤적_269 / 3. 종교와 예술 사이에서, 또는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 사이에서_287
292_형식주의와 실증주의의 논리 및 그 대안에 기대어-워즈워스의 루시 시편과 의미와 해석의 문제
1. 서정시에 대한 정의 및 접근 방법_292 / 2. 클리언스 브룩스의 형식주의와 ‘반어’의 시학_297 / 3. 엘릭 도널드 허시의 실증주의와 ‘의도’의 시학_306 / 4. 폴 드 만의 제삼의 대안과 ‘시간성’의 시학_311 / 5. 남는 문제, 또는 이해와 해석의 본질과 한계_316
321_저자의 죽음과 독자의 탄생, 새로운 이해의 지평 위에서-보르헤스의 소설과 창조와 모방의 문제
1. 창조와 모방, 그리고 문학 행위_321 / 2. 글 쓰기와 글 읽기, 그리고 보르헤스_326 / 3. 다시 창조와 모방, 또는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에서_341
345_찾아보기
013_서설
015_문학과 철학, 그 경계에서 길 찾기
1. 길 위에서_015 / 2. 신화시대에서 자연철학의 시대를 거쳐 철학의 시대로_023 / 3. 수사의 그늘 아래 놓인 인간의 언어를 찾아서_031 / 4. 다시 문학과 철학이 ‘하나’인 시대, 또는 양자가 공존하는 시대로_041 / 5. 무대 또는 길을 뒤로 하고_049
055_제1부 문학 안의 철학과 세계관의 문제
057_실재 세계와 가능 세계, 이편과 저편에서-김만중의 『구운몽』과 인생무상의 세계관
1. 『구운몽』의 중첩적 또는 이원적 세계 구조_057 / 2. 성진의 초월 세계와 양소유의 현실 세계_060 / 3. 입몽 시점의 문제_065 / 4. 양소유의 삶과 “전(前)비극적 지”_071 / 5. 다시 양소유의 현실 세계와 성진의 초월 세계로_081
083_희랍적 세계와 기독교적 세계관, 그 안으로-예이츠의 ?재림?과 엘리엇의 ?게론티온?에 담긴 두 세계관
1. 예이츠와 엘리엇의 종말론적 비전을 찾아서_083 / 2.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예이츠와 엘리엇의 서로 다른 시선_098 / 3. 다시 예이츠와 엘리엇의 종말론적 비전을 찾아서_112
118_일원론과 이원론의 양립 가능성을 찾아서-타고르의 『기탄잘리』 시편과 베단타 철학
1. “내 존재의 아주 작은 일부만을 남게 하소서”_118 / 2. “그는 누구인지요?”_122 / 3. “삶을 완성하는 이, 그대 죽음이여”_138
144_이분법적 세계관과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조오현, 이상범, 김지하의 시와 불교적 상상력
1. 인간중심주의를 넘어_144 / 2. 조오현의 ?아득한 성자?와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원리_148 / 3. 이상범의 ?작은 행복-어느 요사채에서?와 자비(慈悲)의 마음_153 / 4. 김지하의 ?정발산 아래?와 원융무애(圓融無碍)의 정신_157 / 5. 논의를 마무리하며_162
165_제2부 문학 안의 철학과 인식의 문제
167_문화적 차이 뛰어넘기, 그 가능성을 모색하여-파운드의 『캔토즈』 시편과 중국 문화
1. 문화적 차이와 ‘자기 민족 중심주의’_167 / 2.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한 예: 파운드의 경우_171 / 3.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의 한계_185
189_지각의 인식론적 경계, 그 안과 밖에서-아쿠다카와와 구로사와가 일깨우는 현상 인식의 문제
1. 무엇이 문제인가_189 / 2. 소설 ?라쇼몬?의 ‘라쇼몬’과 ?덤불 속?의 ‘덤불 속’이 지시하는 것_195 / 3. 영화 『라쇼몬』의 ‘라쇼몬’이 지시하는 것_204
211_시적 인식과 종교적 인식, 그 사이에서-스나이더와 웨일런의 시와 무(無)에 대한 사유
1. 조주(趙州)의 ‘무’_211 / 2. 게리 스나이더의 ?태우기 13?과 ?태우기 6?_213 / 3. 필립 웨일런과 ?구정물 통?_223 / 4. 로버트 피어시그와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_231
237_철학의 문학화, 인식의 기존 틀을 뛰어넘어-피어시그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과 가치의 형이상학
1. 글을 시작하며_237 / 2. 공간과 시간 속으로의 여행_240 / 3. 질(質)에 대한 개념적 탐구_243 / 4. 선(禪), 또는 방법론적 탐구_251 / 5. 문학과 철학의 이분법을 뛰어넘어_257
261_제3부 문학과 철학 사이, 또는 창작과 해석의 문제
263_로고스와 인간의 언어, 그 경계에서-테일러의 『예비적 명상』과 시 쓰기와 언어의 문제
1.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_263 / 2. 시 쓰기, 또는 언어적 갈등의 궤적_269 / 3. 종교와 예술 사이에서, 또는 신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 사이에서_287
292_형식주의와 실증주의의 논리 및 그 대안에 기대어-워즈워스의 루시 시편과 의미와 해석의 문제
1. 서정시에 대한 정의 및 접근 방법_292 / 2. 클리언스 브룩스의 형식주의와 ‘반어’의 시학_297 / 3. 엘릭 도널드 허시의 실증주의와 ‘의도’의 시학_306 / 4. 폴 드 만의 제삼의 대안과 ‘시간성’의 시학_311 / 5. 남는 문제, 또는 이해와 해석의 본질과 한계_316
321_저자의 죽음과 독자의 탄생, 새로운 이해의 지평 위에서-보르헤스의 소설과 창조와 모방의 문제
1. 창조와 모방, 그리고 문학 행위_321 / 2. 글 쓰기와 글 읽기, 그리고 보르헤스_326 / 3. 다시 창조와 모방, 또는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에서_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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