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계는 둘로 나뉘어져 있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들어가려면(入) 시험(試)을 쳐야 한다.
시험 한쪽은 지망생들의 세계, 다른 쪽은 합격자들의 세계다.”
문학공모전과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와 관료주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은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었나
2010년 이후 문학공모전 최대 수혜자인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이
발로 뛰어 취재한 문학공모전과 한국 공채 문화의 현실과 대안
기자 출신 전업 작가, 하루 8시간 글쓰기, 4개 문학상 석권, 1년 동안 많게는 3~4권에 달하는 단행본 출간, 현실 감각을 우선시하는 월급사실주의자로서의 태도… 장강명 이전에 없던 것이 장강명 이후에 존재한다. 한국 문학의 트렌드세터! 장강명 첫 번째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이 출간되었다. 『당선, 합격, 계급』은 문학공모전이라는 제도와 공개채용이라는 제도를 밀착 취재,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는 논픽션이다. 2010년 이후 최단 기간 최다 문학상 수상자로서 ‘당선의 신’ 장강명과 대기업, 건설회사, 언론사까지 두루 입사에 성공한 ‘합격의 신’ 장강명이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신분으로 굳어지며 ‘계급화’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다.
문학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연일 ‘당선자 없음’이 발표되는가 하면 통폐합된 문학상도 적지 않다. 문학공모전이 어쩌다 이렇게 위축되었을까. 한편 문학공모전은 기업 공채 제도와 닮았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보장되며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내부자 지위를 갖게 된다.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 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들고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두 번 다시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이 경직된 시스템, 병리적 현상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답은 현장에 있다! 장강명 작가는 삼성그룹 입사 시험 현장, 로스쿨 반대 시위 현장, 문학상 심사 현장 취재를 통해 공채 시스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부작용을 살펴본다. 또 문학상을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문학상을 준비하는 지망생들, 작가와 출판 편집자, 그리고 영화, 엔터, 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인터뷰하며 일그러진 채용 시장의 난맥을 풀어본다.
장강명 소설의 매력은 그의 기자 이력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모티프로 한 『댓글부대』, ‘헬조선 세대’의 新탈출기 『한국이 싫어서』, 통일 이후 한국 사회를 그린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높은 시의성과 현실 감각으로 한국 소설의 지평을 넓혔고 이제 그는 명실상부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러나 기자로서 장강명의 진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당선, 합격, 계급』은 지금까지 출간된 어떤 작품보다 더 장강명스럽고 그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동시대적이다. 11년 동안 현장에서 갈고닦은 취재력과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비판, 거기다 가독성까지 더하며 일찍이 한국 논픽션 분야에서 도발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가 민낯을 드러낸다.
■ 한국 소설시장과 노동시장에서 간판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뭘까?
1996년과 2015년은 한국문학계에 중요한 시점이다. 1996년에 문학공모전이 본격화했고 2015년에 문학공모전이 축소되는 전조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왜 하필 1996년일까? 그리고 왜 하필 2015년일까? 이것은 어쩌면 한국문학 20년 체제가 종언을 고하는 시그널은 아닐까? 한국문학의 위기를 예단하고 우려한 목소리는 많았지만 형이상학적 비평이 넘쳐나는 가운데 현장에 주목해 해법을 찾는 목소리는 부족했다. 장강명은 문학공모전의 쇠락과 2015년 이후 문학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한국 소설시장의 변화에 대한 거시적 분석을 시도한다.
■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대단히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획일적이고 지독히 한국적인 시스템, 이름 하여 공채! 문학상 제도를 통해 장강명 작가가 들여다보고 싶은 것은 한국의 공채 문화다. 공모전, 공채, 대학입시 모두 시험 결과가 사회적 신분이 된다. 그러나 시험만 통과하면 그것으로 끝. 졸업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장강명은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과거시험과 신춘문예, 그리고 공채를 관통하는 경직된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도적 한계에서 찾아본다.
■ 모르면 물어보라! 궁금하면 직접 해 보라!
요즘은 중간 순의 그룹의 입사 1~2년차들도 삼성에 재입사하려고 시험을 본다. 그뿐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험이라는 명목 아래 평생 써먹지도 못할 지식을 암기하며 한 방향으로 노력한다. 왜 이토록 집단적 낭비에 자신을 희생시키는 걸까? 내부 사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 어떤 곳에 취직하느냐가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어떻게 나서야 할까? 작가는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직접 그 효과를 실험해 본다.
■ 이런 것들이 궁금하십니까?
‘입사 동기’가 영어로 뭐죠?/ 1967년 동양맥주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 고액 상금 공모전의 등장/ 문학공모전 다관왕이 늘어나는 이유/ 대졸 신입 공채는 3년차 미만 경력직 공채?/ 출판사 대표들이 말하는 문학공모전 제정 이유/ 삼성 직무적성검사와 지방직 9급 공무원 임용시험/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멀티문학상은 왜 실패했나/ 21회 한겨레문학상 심사 르포/ 심사위원들의 이야기/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공모전용 작품은 당연히 따로 있다고 본다”/ 예비 소설가 283명은 왜 소설공모전 폐지에 반대했나/ 시나리오공모전은 왜 사라졌나/ 미등단 작가는 어떤 차별을 받나/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로마켓’은 왜 문을 닫았나/ 토익점수 450점인 영어교사가 교단에 서는 이유/ 음주운전보다 벌이 약한 음주수술/ ‘우수중소기업’과 ‘청년친화 강소기업’의 허실/ ‘주민이 뽑은 책’이 주민이 뽑은 책이 아닌 이유/ 창작 지원금을 받으려면 평판이 좋아야/ 시험사회, 간판사회를 넘어서 소설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작가 소개
저 :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4년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2015년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그 외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을 썼다. 2016년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목 차
1.5‘입사동기’가 영어로 뭐죠?
2 1996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2.5 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은 ‘경력’
3 출판인과 평론가들의 문예운동
3.5 신춘문예, 과거제도, 그리고 공채
4 2000년 이후 생겨난 장편소설공모전들
4.5 이 중 성격이 다른 것을 고르시오
5 21회 한겨레문학상 및 5회 수림문학상 심사기
5.5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6 “공무원 시험 같은 느낌입니다”
6.5 영화계는 어떻습니까?
7 등단연도를 언제로 할까요
7.5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8 정보, 또는 당신이 간판에 맞서는 방법
8.5 지뢰밭 앞에 선 병사
9 암흑물질과 문예운동
9.5 당선과 합격
부록 미키 골드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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