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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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욱
출판사항개마고원, 발행일:2018/04/30
형태사항p.296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769450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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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이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뇌의 고령화’
-책은 ‘내 생각’의 진화를 위한 도구다

생각을 성장시키는 책읽기를 멀리한 대가는 인지능력의 지속적인 퇴화다. 2013년 OECD가 발표한 국제성인역량비교를 보면, 한국인 전체의 언어능력 점수는 24개 조사국 평균에 가깝지만 세대별로는 큰 차이가 난다. 젊은층(16~24세)은 전체 4위지만 중장년층(55~65세)은 최하위권이다. 게다가 이 격차는 조사대상국들 중 가장 컸다. 수리력과 컴퓨터기반 문제해결 능력에서도 젊은층은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세대가 올라갈수록 점수가 떨어지기 시작해 중장년층은 하위권을 맴돈다. 한국 전체 평균 인지능력을 중장년층이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학창시절에만 열심히 공부하고, 그 후에는 지적 능력을 연마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본래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급격한 하락을 보이는 나라는 없다. 인구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뇌는 그보다도 더 빨리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기계는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진화하고 있는” 세상인데 “지능을 가진 인간은 단순한 기계처럼 퇴화해도” 좋단 말인가? 책혐의 양상이 계속된다면, 한국은 조만간 ‘늙은 두뇌’들로 가득 찬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다양한 좋은 책들을 소개하며, 독서를 권하는 책들은 많다. 이 책 또한 제3장에서 책읽기의 시작에 도움이 될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지만, 이는 그저 책과 책읽기를 상찬하려는 뜻에서가 아니다. 책이 중요한 건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 커가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책과 책읽기는 헛될 뿐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상가와 현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알게 되면 무엇 하나? 그것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없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베껴오는 것에 불과하다.

적어도 비용과 시간을 들여 책읽기라는 수고를 하는 독자라면 각 분야 저자가 도달한 뛰어난 생각의 결과물보다 자신의 보잘것없는 하찮은 생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경우에선, 예컨대 재벌의 금고가 아무리 금은보화로 가득 차 있다 한들 내 보잘것없는 적금통장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왜 두뇌의 영역에선 천재들의 뛰어난 발상보다 내 조악한 생각의 역량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 책읽기 행위에서 문제의 핵심은 각 분야 저자의 신뢰할 만한 훌륭한 생각을 자기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설픈 생각을 책읽기라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124~125쪽

책과 화해하고, 마주하고, 사귀고, 헤어지기
-책읽기 세계로의 여행 4단계

이 책을 구성하는 4개 파트는 곧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며 거쳐야 할 4개 단계를 의미한다. 첫번째는 ‘책과 화해하기’다.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분명히 사람들은 책과 멀어졌다. ‘스마트’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퇴보중이며, 교양적 지식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저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책혐’의 현실을 소개하며, 그럼에도 우리가 책읽기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한다.

두번째는 ‘책과 마주하기’다. 여기서는 책읽기를 할 때의 자세와 노하우, 그리고 방법론 등을 다룬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혹은 준비가 안 됐을 때 유명 고전을 읽는 건 왜 위험한지, 교양과 인문학의 본질은 무엇인지, ‘재미없는’ 책읽기가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최고의 책읽기 기술인 ‘새끼치기’ 독서에 대해 알려준다.
세번째는 ‘책과 사귀기’다.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8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도덕?역사?철학?사회과학?자연과학?문학?예술?종교/심리 분야에서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는 데 유익할 책들을 고전과 참고서로 나누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취향껏 어느 분야에서는 책읽기를 시작하면 된다. 책의 세계는 서로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어서, 어디서 시작하든 함께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네번째는 ‘책과 헤어지기’다. 왜 책과 헤어져야 하는가? 책의 노예가 아니라 책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다.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니라, 책에 담긴 지식을 지배하고 자신의 지혜를 성장시키는 독자가 되기 위해서다. 그것을 위해 저자는 비판적으로 책읽기(“현재와 단절적인 ‘과거 정보 저장하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창의적인 ‘과거 정보 활용하기’”)를 하는 태도와, 책읽기 수준의 향상을 위한 글쓰기도 제안한다. 책읽기는 책을 추종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책을 만나면 책을 죽이고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작가 소개

저 : 김욱

 1958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연세대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한 후 군에 입대했고, 군복무를 하던 중 '광주학살' 소식을 접하고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 그 후부터 모든 진리와 지식에 대해 의심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보적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사회의 이념적 지평이 크게 변화한 1980년대를 직접 경험하면서 이념적 혼란을 나름대로 정리한 논문 「주체사상을 통한 마르크스적 자유와 평등실현의 법리와 문제점」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사법시험 출제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는 서남대학교 사회과학부 경찰행정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헌법과 법철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줄곧 학술적인 글에만 전념하다가 근래에는 '오마이뉴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것을 비롯하여 '인물과사상', '한겨레' 등의 여러 매체에 많은 시사평론을 쓰는 등 시사적인 글을 많이 써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법치에 의한 반법치' 실현의 가능성을 위하여」, 「민족분단모순의 법규범적 반영, 그 평화적 지양을 위하여」, 「왜 내각제인가?」, 「'대의/민주'주의의 진화를 위하여」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영화 속의 법과 이데올로기』, 『마키아벨리즘으로 읽는 한국헌정사』,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법을 』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

제1장 책과 화해하기
1. 베스트셀러 읽는 사람들
2. 왜 책 낭비만은 피하려 하는가
3. ‘책혐시대’에서 살아남기
4. 책혐의 대가는 ‘일찍 늙는 대한민국’
5. 내면 속의 책혐, ‘도끼 같은 책 피하기’
6. 학자들의 놀라운 책혐세계

제2장 책과 마주하기
1. 성인물 읽는 아동·청소년
2. 인문학의 은밀한 정체에 대하여
3. 귀걸이 혹은 코걸이 ‘교양’에 대하여
4. ‘재미있는 고통’을 주는 책읽기에 대하여
5. ‘명구 찾기’를 책읽기로 혼동하는 이들을 위하여
6. 궁극의 책읽기 기술, ‘새끼치기’

제3장 책과 사귀기
1. 반전이 기다리는 도덕책 읽기
2. 모든 것의 배경이 되는 역사책 읽기
3. ‘생각하는 방법’을 위한 철학책 읽기
4. 만만한() 사회과학책 읽기
5. 겉핥기라도 좋은 자연과학책 읽기
6. 허구로 진실을 이해하는 문학책 읽기
7. 책읽기 자체가 시비인 예술책 읽기
8. 인간의 무/의식적 현상, 종교?심리학책 읽기

제4장 책과 헤어지기
1. ‘책의 신비화’로부터 벗어나기
2. 책읽기의 함정: 글자만 읽는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3. 책읽기의 위기: 기억나지 않는 책 내용에 대하여
4. 책읽기가 우리에게 남기는 것: 지혜를 위한 지식
5. 내 책읽기 수준? 써보면 안다!
6. 책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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