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진가 - 초기 페미니즘 사상의 촛불 같은 고전 -

고객평점
저자모데라타 폰테
출판사항문학세계사, 발행일:2018/10/10
형태사항p.205 46판:19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0758862 [소득공제]
판매가격 13,000원   11,7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85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초기 페미니즘 사상의 촛불 같은 고전!
16세기 베네치아 여성들의 위트 넘치고 도전적인 페미니즘 담론
 여성에게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16세기 베네치아의 여성들, 페미니즘을 말하다

“2시일 때 10시를 가리키는 믿을 수 없는 시계를 생각해 보세요.
남자들은 바로 그런 존재라고요.”

 “당신은 역사가들이 말하는 남녀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거예요?
이런 역사는 결코 진실을 말하지 않는 남자들에 의해 씌어졌다는 걸 기억하세요.
어쩌다 실수로 사실을 말해버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죠.”
- 모데라타 폰테(Moderata Fonte)의 『여성의 진가』 중에서

 위의 말들은 여성 모임에서 주고받는 농담의 일부일 뿐이다. 여기서 다루는 주제는 남성의 상대적 찬반양론, 여성을 유혹하는 작업 선수들, 음담패설, 연약한 남성성에 대한 이중 잣대 등 다양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 대화는 모순적이게도 낡은 동네 술집에 기대앉은 21세기의 남성 혐오자들이 아니라 16세기 점잖은 베네치아의 가든파티에 참석한 다양한 기혼녀, 과부, 미혼녀, 약혼녀 등 16세기 여성들 사이에서 펼쳐진다.
『여성의 진가』가 흥미로운 이유는, 16세기 이탈리아 여인들이 나누는 대화가 오늘날 21세기 한국 여성들이 SNS 대화방에서 나누는 대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 있다. 결혼에 대한 독설, 보상받지 못하는 여성의 헌신, 불온한 사회제도 등에 대한 16세기 여인들의 성토는, 현대의 페미니즘 관점에서 바라볼 때도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16세기 이탈리아 여인들은 자기들이 너무 오랫동안 입 닥치고 살아왔으며, 그럴수록 더 고약한 것만 침묵의 대가로 주어졌다고 성토한다.
1980년대 전까지 사실상 알려지지 않았던 모데라타 폰테의 1592년 대화록 『여성의 진가』는 오늘날 초기 페미니스트 사상이 담긴 훌륭한 고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위트 넘치고 도전적이고 실감나게 씌어진 『여성의 진가』는 여성의 지위에 대한 놀랄 만큼 독창적인 담론으로서 뿐만 아니라, 중요한 문학작품으로서 평가된다.
또한, 『여성의 진가』는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각지의 무대에서 공연되었고 2017년 3월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뉴욕 ‘카네기홀’에서 1달 가까이 상연되었다. 『여성의 진가』는 2019년 여름 '손숙의 어머니', '두 여자', '신의 아그네스', '명성황후' 등을 제작한 바 있는 공연기획자 김주섭( K-Stage 대표)가 연극으로 각색하여 한국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연구 목적이 아닌 일반 독자들을 위해 출간된 이 책은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물론 페미니스트, 이 시대의 모든 여성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선물이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16세기 말의 베네치아에 들어와 있다. 그리고 이 도시의 부르주아에 속하는 여인네들이 그토록 탁월한 지성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토록 맹렬하게 가부장제 폭력의 가면을 벗기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당시 부자들을 상대하던 매춘부이자, 걸출한 시인이었던 베로니카 프랑코는 남자들의 세상에 대해 분명히 폰테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남자들의 악덕과 학대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남성들의 기존 권력 구조에 이런 식으로 반기를 들지는 못했다. 도전적이고 냉소적인 베로니카조차 모데라타처럼 남자들에 대한 냉철한 시각의 글을 생산해내지는 못했다.

마치 무대 위에 등장하듯이 (이 또한 그녀가 살던 시대를 앞서 18세기 때 나올 법한 연극적인 방식으로) 저자는 일곱 명의 여성 화자들을, 그들 중 한 명이 소유하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이끈다. 그들은 그곳에서 아버지, 남편, 아들, 형제를 포함하여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이미 과거에 너무 많이 닥치고 살았어요. 더 많이 닥칠수록, 더 고약한 것만 얻게 됐죠. 만약에 자기 돈을 누군가에게 주었다가 환수하려고 들 때, 그 사람이 돈을 돌려줄 생각이 없을 뿐더러 더구나 돈을 돌려받아야 할 당사자가 입 닥치고 있다면, 부도덕한 빚쟁이가 그 사람에게 만족감 따위를 줄 리는 만무하죠.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들이 이어지면서, 역사, 문학, 시 등의 끊임없는 참고 자료들이 삶의 경험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우리는 ‘가련한 남자’들이 보호받는 순간들을 발견한다. 비록 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가련한 남자’들이 폭로되는 사례가 전무했지만 말이다.

“…남자들은 결혼하고 나서야 비로소 몇몇 장점들을 갖게 되죠. 즉 그들이 자신들의 아내와 연합하게 될 때만 말이에요. 이제 나는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아요.” 이들이 모인 이틀 중 첫날, 그들은 남자들을 향해 관대함을 표시하지 않는다. 남자를 향한 용서나 방어의 기미라도 포착되면 즉시 그것은 틀린 관점이라는 누군가의 의견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진가』에 등장하는 코린나와 레오노라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독신을 고집하겠다고 선포한다. 16세기 이탈리아 여인들이 이토록 단호하고 결연하다. 이는 흡사 현대의 레더 스핀스터(Leather spinster)를 연상시킨다. 이 용어는 결혼이나 애인 찾기에 관심이 없는 커리어 우먼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차라리 무성애자가 되어 연애보다는 케이크나 즐기며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아내의 도움 없이는 켜지지 않은 등불에 불과한 존재인 것 같아요. 혼자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 누군가에 의해 등불이 켜져야만 그들은 가까이 두고 쓰기 편한 존재들이 되는 거죠.”

일곱 명의 여자들은 영예롭고 존경받아 마땅한, 그러나 그렇지 못했던 위대한 여자들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아마도 처음 거론되는 이야기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뛰어난 여자들은 일종의 경고로서, 반복되지 말아야 할 하나의 견본으로서 제시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일생을 남자들에 예속된 노예상태로서 살아온 여자들에 의해 구전된 이야기들이다. 즉 남자들의 동반자로서 스스로를 희생시킨 여자 영웅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스파르타의 여성들에 대해 더 언급할 필요가 있겠어요. 그들은 자신들의 남편이 감옥에 갇히면, 남편을 보기 위해 적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낸 다음 자기가 입고 왔던 여자 옷을 벗어서 그것을 남편에게 입혀요. 그리고 자신은 감옥에 남아, 위험으로부터 탈출시킨 남편 대신 죽음을 맞이했죠.”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하던 많은 문학 양식처럼, 대화체 또한 플라톤, 키케로, 루치안과 같은 고대 작가들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고전에서 빌려온 형식이다. 특별한 사회적 협역 문화(소집단의 문화)의 생생한 담화의 초상화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문화적, 철학적 질문들을 세련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논의하는, 풍부한 상상력이 깃든 예술 작품이 될 수도 있다.

남성 중심의 인간 권력 구조에 반기를 들다

 폰테의 화자들과 현대여성들 사이에 놓인 5백 년이라는 거대한 간극을 초월할 수 있는 동력은 결국, 『제 2의 성』에서 ‘이 세상은 늘 남자들의 세상’이었다고 말한 시몬느 드 보봐르의 말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치 아래 대두된 페미니즘의 거센 폭풍 속에서도 여전히 이 세상은 남자들의 세상이며, 이것이 페미니즘 뒤에 가려진 참 진실이라는 사실이다. 21세기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이 이미 16세기 여성들의 고민이었다는 사실은, 무서운 시간의 힘 위에서 군림하는 움직이지 않는 세계, 변하지 않는 남자들의 세상에 대한 위의 논리가 타당함을 방증한다.

“저는 남자에 대한 증오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보다는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고통받는 여성들에 대한 연민과 측은지심에서 말하는 거예요. 아직도 많은 남자들이 이 세상을 편협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자신들이 여자들보다 우월하게 창조되었다는 근거 없는 오류에 단단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독재자처럼 야만스럽게 여자들을 다루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고 있죠.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의 오류를 납득할 수만 있다면, 자신들이 고수해 왔던 방식들을 바꿀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여성의 진가』에서 모데라타 폰테는 현대 페미니스트로서의 인상을 남긴다. 서로 매우 다른 삶의 이력과 관심사를 지닌 일곱 명의 화자들은 알고자 하는 지침 없는 열정 안에서는 하나가 된 여자들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남자들과 동일한 위상에 위치시킨다. 그들의 인생에서, 어떤 경우에는, 진실로 남자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 경쟁의 두려움으로 남성들의 권력이 수세기 동안 여성들을 부인해 왔던 교육은 이제 미묘하고 융통성 있는 도구가 되었고, 이 도구를 통해 여성들은 불평등과 차별의 정체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한동안 우리가 그냥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그들도 태도를 바꾸겠죠.”

모데라타는 16세기 일반적인 베네치아의 여인들과는 정반대로 놀랄 만한 독창성과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가 책을 쓰는 방식을 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그녀는 일곱 명의 여자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일곱 여자들은 서로 상당히 다르지만, 고등 교육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친한 친구들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 남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의 진가』는 매우 독특한 책이다. 폰테는 이 책에서 고대의 유명했던 여자들, 생리학에 대한 지식, 남녀 몸의 체액 관련 내용(전통 의학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엔 차고 습하며, 남자의 경우엔 뜨겁고 건조함) 등과 같은 르네상스식 ‘여성 옹호’의 기본 특징들을 담았다. 이러한 관습적이고 박식한 요소들은 페미니즘 화자들이 나누는 대화 중에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대부분은 그들의 경험과 관찰에 근거해서 동시대 베네치아 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처한 곤경에 대해 전례 없이 정황적이고 열정적인 방식으로 묘사한다.

이 책을 통해 폰테가 시도한 대담한 실험은 또 다른 베네치아를 상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결혼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삶의 경험과 자유를 향한 동경을 이야기한다. 자유는 우정과 더불어, 폰테의 화자들이 번갈아 거론하는, 대화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이다. 이는 상황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베네치아와 자유와의 관계는 작품의 첫머리에서 강조된 바 있다. 거기서 우리는, 바다에서 태어난 도시는 ‘바다 자체만큼 자유롭다’는 것과 거주민들은 ‘놀랄만한 자유’를 구가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러나 대화의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전설적인 공화주의적 자유는 남자들에게만 속해 있다. 그들은 이 도시의 우쭐대는 귀족들이다. 대조적으로, 베네치아의 여자들은 도금된 새장, 또는 그보다 못한 새장에 갇힌 채 구속된 삶을 살아간다. 여자들에게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폰테의 탐구는 아마『여성의 진가』에서 다루는 가장 큰 철학적 참신함일 것이다. 폰테가 살았던 사회를 살펴볼 때, 엘리트 여성들에게 사회운동과 사교의 자유는 성적 ‘순결’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렇게 가정의 명예를 보존하기 위해 철저히 제한되어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에 대한 개념과 자유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마치 성적 방종을 위한 방안처럼 보이는 미심쩍은 시선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폰테의 페미니스트 화자들은 여성을 어린애 취급하는 논리를 경멸한다. 그러한 논리 안에서는 최악의 경우,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동물처럼 갇혀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대신, 그들 여성들은 외부의 제약 없이도 스스로 도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이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두 아이덴티티는 서로 판이한 방식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그녀의 이름은 모데스타 포조(저자의 본명)와 모데라타 폰테(필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동일한 사람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녀가 결혼해서 출가할 때까지 아버지 역할을 했던 이모부 지오반니 니콜로 도글리오니에 의하면, 모데스타는 가족과 남편에게 헌신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성이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독립심을 고양시키는 예외적인 교육을 받았음에도 말이다. 어린 시절 그녀는 문학적 재능을 펼치도록 고무되었고 독서와 공부에 마음껏 시간을 쓸 수 있었다.
모데라타는 16세기 베네치아의 일반적인 여인들과는 다르게 놀랄 만한 독창성과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가 책을 쓰는 방식을 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그녀는 일곱 명의 여자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일곱 여자들은 서로 상당히 다르지만, 고등 교육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친한 친구들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 남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의 진가』는 여성의 진가를 주장하고 관철시키려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여성의 진가에 대한 감식안이 마비된 사람들, 또는 여성의 진가를 (의식하지만) 부정하려는 사람들을 향한 관조적 독백이자 조용한 항거에 가깝다. 여성의 진가를 주장하는 일이란 지구의 나이만큼이나 매우 낡고 오래 된 명제처럼 다가온다. 이미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퇴색하고 상해버린 상품 같다. 그것은 한번도 제대로 감식되지 않았고, 그러므로 찬란하게 꽃피워 본 적도 없다. 그것은 매번 용을 쓰다가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비루하게 연명해가는 어둡고 초라한 약자의 행색이다. 이 악순환을 아름답게 끝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남성의 진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닐까.

 ===============

영어판 번역을 한 버지니아 콕스는 뉴욕 대학교의 교수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여성들의 서정시(Lyric Poetry by Women of the Italian Renaissance)>(2013)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of the Italian Renaissance)>(2015) 등 수많은 저서가 있다.

이탈리아어 서문을 쓴 다치아 마라이니(Dacia Maraini)는 이탈리아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이다.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전쟁 속의 여자(Waman at War)>(1975)와 <침묵하는 공작부인(The Silent Duchess)>(1990)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데라타 폰테
모데스타 포조(Modesta Pozzo)라는 이름으로 1555년 베네치아에서 태어났다. 그녀가 태어난 건 영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엘리자베스 1세가 왕위를 계승하기 3일 전에,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말로가 태어나기 9일 전이다. 모데스타는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수녀원과 외할머니 집에서 성장하면서 그 명석함으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 때 그녀의 후견인이었던 지오반니 니콜로 도글리오니에 의해 씌어진 폰테의 매력적인 전기에서 그녀는 대부분 독학으로 공부했으며, 의붓외할아버지의 서재에 있는 책들을 독파했다. 어린 모데스타는 글 쓰는 일에 전념했고, 그것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글쓰기에만 비범한 능력을 보이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거의 모든 방면에 걸출했다. 그녀는 속독 능력이 뛰어나 거의 모든 걸 기억하면서도 빈틈없이 줄거리를 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종종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지성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건 마치 신성한 예언의 능력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시를 쓸 때조차 믿을 수 없이 빨리 썼다. 어느 날 밤 그녀는 꿈을 꾸었다고 했는데, 다음날 아침 꿈 내용에 따라 머릿속에서 지은, 36개 연으로 구성된 시를 막힘없이 써내려 갔다. 『플로리도로』와 다른 작품들도 이런 식으로 씌어졌다. 그녀는 또 베니스의 총독 앞에서 공연된 몇 편의 가면극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열정』과 여러 주제로 수많은 소네트를 쓰기도 했다. 그녀는 바느질과 같은 주부로서의 의무에도 충실했고, 여자는 살림 외에는 어떤 것도 잘 할 필요가 없다는, 오늘날 우리 도시에 만연해 있는 거짓된 관념 때문에라도 더욱더 이런 가사노동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1587년에 모데스타는 이미 세 자식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린 가정에서 그녀는 비록 꾸준히 글을 쓰고는 있었지만, 문학적으로 생산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결혼 전에 출판한 작품들, 즉 『플로리도로(Floridoro)』,『철학 가면극(philosophical masque)』, 『그리스도의 열정에 대한 운문 서사(verse narrative of Christ’s passion)』 등에 더해 그리스도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열정 내레이션 속편과, 그녀의 걸작 『여성의 진가(The Merits of Women)』가 있다. 『여성의 진가』가 씌어진 시기는 1588년에서 1592년까지라고 한다. 이 시기는 폰테의 마지막 시기였다. 후견인이었던 이모부 도글리오니의 가슴 아픈 기록에 의하면, 폰테는 1592년 ‘위령의 날(All Souls’ Day)’의 아침 서른일곱의 나이에, 그것도 아이를 분만하는 중에 사망했다. 그녀의 죽음은 그녀를 알았던 모든 사람들을 회복 불가능한 슬픔과 깊은 비탄에 빠뜨렸다. 한가지 놀랄 만한 일은, 그녀가 죽기 바로 전날, 계속 써왔던 책의 대화문을 끝냈다는 점이다. 그녀는 책의 제목을 『여성의 진가(The Merits of Women)』로 붙여 놓았다. 그녀의 삶의 기록과 함께 출판된 바로 이 작품이다.
그녀가 죽자, 그녀의 남편은 매장지로 산 로코(San Rocco) 성당 근처의 성 프란체스코 수녀원을 생각해냈다. 그 곳에 그녀는 묻혔고, 라틴어로 씌어진 묘비명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졌다.

'모데라타 폰테라는 필명 아래 토스카나어로 운문과 산문을 쓰면서 수많은 지적 자식들을 절묘하게 생산해 낸, 최고의 학식을 갖춘 여성, 모데스타 다 포조 이곳에 잠들다. (안타깝도다!) 자연 분만 중에 딸에게는 생명을 주고 스스로는 죽음을 맞이하다. 워터 오피스의 변호사, 필립포 조르지가 가장 사랑하는 그의 아내를 기리기 위해 이 비석을 세우다.'

 

옮긴이 : 양은미 
에딘버러 대학교(영국)에서 문예창작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시 공모전에서 그리 어슨 버스 프라이즈(Grierson Verse Prize)를 수상했다. 2015년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원대상자로, 2017년 대산문화재단 번역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었으며 한국문학작품을 번역하여 영국의 가디언 지 등에 소개하고 있다.

목 차

옮긴이의 말 | 여성성의 교묘한 비틀림, 섹시함과 침묵의 굴레 • 7
영문판 편집자 노트 | 모데라타 폰테의 메시지 • 14
서문 | 다치아 마라이니(Dacia Maraini)의 이탈리아어 서문 • 16
소개 | 모데라타 폰테에 대하여—버지니아 콕스(Virginia Cox) • 24
생애와 삶 | 모데라타 폰테의 삶—지오반니 니콜로 도글리오니(Giovanni NiccoloDoglioni) • 41

여성의 진가
첫째 날 • 51
둘째 날 • 135

추가 참고 도서 목록 • 200
원전原典 번역자에 대해 •204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