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와 ‘말하기와 토론’ 수업에서 만난 청춘들의 말. 글. 생각
‘젊음은 여전히 희망과 동의어’임을 일깨워 준다!
젊음이 좌절이 되어버린 시대,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에서 12년 동안 ‘인문학 글쓰기’와 ‘말하기와 토론’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이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다. 학생들의 글은 과제물로 제출된 것들이지만 매우 사적이고 내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의 글과 말을 접하며 선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젊은 시절과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본다. 때로는 학생들의 생각과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때로는 비판하고 조언한다. 그러는 사이 선생은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공부”한다.
직접 인용된 학생들의 글에는 이 시대 청춘들의 고단하고 힘겨운 삶이 드러난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살이를 하는 학생은 고시원 생활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샤워 부스 안에 서서 사방에서 흘러들어오는 물과 거품을 보고 있자면 인생에 회의감이 들었다.”라고 털어놓는다. 가족은 전혀 돌보지 않으면서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찾아가는 학생도 있다. 어떤 학생은 인턴으로 들어가 죽기 살기로 일을 하며 회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어야 하는 현실에 갈등하기도 한다. “여자로 태어나서 미안했다.”는 여학생, 남자친구와 함께 즐기는 성관계지만 임신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자신만의 몫이라며 젠더 간의 벽을 실감하는 여학생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문제 제기로만 그치지 않는다.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부모의 이중적 잣대와 윗세대의 가치관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해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견 충돌을 해결해 보고자 엄마와 서면 대화를 시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베트남 전쟁 종군기자의 입장이 되어 기성세대가 살았던 시대와 사회적 상황을 경험해 보려 애쓰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 부모님이 보이는 모습이 개인적 단점이나 한계라기보다 우리 현대사가 반영된 결과물임“을 인식한다. 그 시대를 살아온 윗세대와의 갈등을 시대적 상황에 의한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며, 그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자식을 향한 사랑은 한결같다.”고 끝을 맺는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담긴 글을 읽고 난 선생도 할 말이 있다. “홧김 비용”이라며 버스를 타도 충분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택시로 등교하는 학생, 점심 한 끼 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고 값비싼 브랜드에 돈을 투자하는 행위 등을 선생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능한 한 아끼고 절약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에게 학생들의 그런 불필요한 사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선생이 살았던 고도 성장기에는 아끼고 절약해서 돈을 모으며 그만한 보상이 뒤따랐지만 지금 세대에게는 아무리 허리를 졸라매도 생활이 더 나아지리라는 확신이 없다. 선생은 결국 “일상에서 스스로가 정해두는 한계인 소비한계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깨뜨림으로써 다른 스트레스를 일부 해소하게 되는 모양”이라고 이해한다.
그 밖에도 수업시간에 다루는 주제는 행복한 삶에서부터 가족과의 갈등, 가정 폭력, 취업문제, 학점은 과연 공평한가, 세상의 가치와 도덕적 가치가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글감의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하다. 이 책에 담긴 학생들의 말과 글, 생각은 젊은이들에게는 공감을, 기성세대에게는 이해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현실이 너무나 불공평하고 암담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젊음은 여전히 희망과 동의어’라는 생각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번역을 시작해 《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 콘택트》, 《 레베카》, 《 아침 식사의 문화사》. 《 성서 그리고 역사》 등 80여 권의 번역서를 냈다.
삼성전자 국제본부 직원, 한국외대 BK21사업단 상임연구원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일하며 '인문학 글쓰기', '말하기와 토론', '독서 세미나' 등의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목 차
이제 어른이다
딱 일주일만 좋은 서울대 합격 13
서울 하늘과 고향의 바다 22
자존감과 완벽주의 28
윗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35
대학입시에는 게임의 원칙이 없다 42
결과의 무게가 너무 다른 혼전 섹스 50
군대에서 얻는 것 56
당당하게 치열하게
대학생조차 자본주의의 노예 67
NASA VS 붕어빵 사업 76
고시 손절 82
인생은 원래 불공평하다 88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94
무력감의 깊이 102
나와 내 밥만을 위한 시간 108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반복되지 않는 단 하루 117
나도 너도 누구나 한 인간일 뿐 122
여자로 태어나 죄송합니다 128
서로 다른 삶, 서로 다른 움벨트 133
아빠를 죽였어야 했다 140
형에게 가는 길 145
값싼 동정에는 돈 받습니다 151
세상 속으로 한발 더
여행의 정수는 목적지가 아닌 여정 159
오토매틱 시스템의 최후 166
‘숨’으로 그네를 타는 사람들 173
현실보다 공평한 게임 속 세상 180
팬심에 불가능은 없다 187
네팔의 쓰레기통 194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평가
선생에 대한 평가 203
상대평가 VS 절대평가 209
좋은 수업, 의미 있는 수업 215
성실성 VS 능력 222
성적이라는 족쇄 227
미대생은 모두 예비 실업자?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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