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중국 개혁개방 40년을 보는 한국학계의 시각
:정치·외교, 경제·산업, 사회 부문으로 알아본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중국공산당이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40년이 되었다. 개혁과 개방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다. 개혁 없이는 개방이 있을 수 없고 개방 없이 개혁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혁명이 현대 중국의 기초를 세웠다면, 개혁개방은 제2의 혁명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금은 ‘제3의 혁명’의 기로에서 치열한 논쟁이 전개 중이다.
중국의 발전은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었다. ‘중국의 기적’에 대해 중국학계에서도 ‘중국경험’, ‘중국모델’, ‘중국속도’, ‘중국방안’, ‘중국의 길’ 등을 제시하며 다양한 모색을 시도해 왔다. 이러한 개혁개방의 결과, 경제적 성취는 물론이고 국제적 지위와 체제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사회주의 정치체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강력한 사회통제 시스템 등 ‘철의 삼각’으로 형성된 중국모델은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한국의 중국 연구자들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한국적 시각에서 이를 평가하고 그 함의를 발견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 이 책은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한국의 발전모델을 평가하는 ‘창과 거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성공한 이유
첫째, 정치안정을 중심에 두었다. 개혁개방을 추진한 이래 ‘안정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까지 이러한 기조는 대체로 지속되었다. 둘째, 경제발전 방식이다. 중국은 계획경제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 활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돌파가 필요했다. 이는 혁신에 대한 강조로 드러났다. 또한 국유기업 개혁 등을 통해 경직된 계획의 자리에 규획(規劃)과 시장을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사실상 불균형 성장을 통해 평등보다 효율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경제를 많이 말하고 부패를 적게 말하라’는 풍조도 널리 퍼졌다.
셋째, 사회정책을 통해 형성된 평균주의와 ‘철밥통’을 깼다. 이를 위해 농촌의 인민공사 해체와 함께 도시의 단위(單位) 개혁에 주목했다. 왜냐하면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도시의 단위가 해체되고 사회유동성과 사회적 활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넷째, 대외관계의 유연성이다. 개혁개방은 먹고사는 문제, 즉 ‘가난은 사회주의가 아니다’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대외정책에서도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방어적 현실주의 노선을 취했다.
다섯째, 이데올로기의 재인식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에 계몽주의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왜냐하면 서방의 경험을 수용하고 “중국의 것이 좋은 것이다”는 고정관념을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 지도자들은 선진국에 대한 고찰을 통해 얻은 경험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채택된 ‘하나의 중심, 두 개의 기본 점’은 지금까지 개혁개방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즉 ‘하나의 중심’인 경제건설을 관건적 문제로 파악했다.
새로운 개혁개방의 모델 전환을 위해
중국의 발전은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었다. 이는 ‘중국의 기적’으로 불렸으며, 중국학계에서도 ‘중국경험’, ‘중국모델’, ‘중국속도’, ‘중국의 길’이라는 논쟁을 전개한 바 있다. 이러한 개혁개방의 결과, 경제적 성취는 물론이고 국제적 지위와 체제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 더 나아가 중국식 지정학을 그리기 시작했다.
첫째, 개혁개방의 결과, 사회의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고 구조적 부패, 지대추구 행위(rent-seeking), 특권이 만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장행위자가 줄어들게 되고 경제정책 결정 메커니즘도 소수에 독점되는 소중경제시장(small market economy)이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개혁개방
의 부정적 여파를 해소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새로운 정치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중국 스스로 강조하듯이 민심의 향배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의미가 있다.
둘째, 과거 중국은 기업가적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고 간부평가에도 업적주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GDP 만능주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부담을 주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불균형성장에서 균형성장으로, 재정과 수출주도형 경제를 소비중심형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중국은 새롭게 형성된 소비시장에 질 좋은 공급을 늘리는 “공급측 개혁”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유기업을 비롯한 새로운 구조조정과 서비스·금융시장 개방과 같은 과감한 조치를 통해 보다 규범에 입각하여 국제경제 질서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보고를 통해 주요 모순을 다시 해석했다. 과거 마오쩌둥 시기는 “계급투쟁 주요 모순”을, 덩샤오핑 시기는 “낙후된 생산력과 인민수요의 모순”이라는 생산력 주요 모순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진핑 시기에는 분배의 공정성이 약화되고 계층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다. 이런 점에서 “대중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갈수록 증가하는 욕구와 불균형적이며 불충분한 발전 간의 모순”으로 규정했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 시기에는 민생 보호에 가장 중요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서구에서 수입된 “Socialism”을 처음 중국에서 번역한 것이 ‘민생’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고, 지식사회의 지적 자율성 확대, 열린 민족주의, 개방주의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넷째, 중국은 문화가 융성해야 국운이 흥하고 문화가 강해져야
민족이 강성해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사업과 문화산업을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식 가치’, ‘중국식 표준’, ‘중국식 보편’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한 소프트파워는 내가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매력을 느낄 때 강해진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좋은 규범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주변지역과의 ‘민심상통’을 이루기 위해서도 상호교류와 개방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환경의 영역이다. 앞으로 중국의 환경 거버넌스는 필요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다.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에는 ‘천년의 대계’,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삼개삼(三個三)’, 즉 3대 목표를 중심으로 3대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창출하며 3대 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다. 사실 중국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적 현상이 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중국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상하이와 베이징이 없어질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에도 대비해야 한다. 즉 중국의 안정과 발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포함한 포괄적 환경대안을 제시하고 중국부터 실천할 필요가 있다.
저자 소개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성균중국연구소장
양갑용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이동률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장윤미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전인갑 서강대 사학과
이홍규 동서대 동아시아학과
서정경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
서봉교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
노성호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양철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김도경 한국교원대 중국어교육과
서운석 보훈교육연구원
천천(陳晨)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작가 소개
엮은이 :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겸 성균중국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국의 정치변동, 중국의 한반도정책, 국가대전략 등이 주요한 연구 관심사이다. 『중국의 국가대전략연구』, 『중국의 새로운 민주주의 탐색』,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등의 저서가 있다.
엮은이 : 양철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기획 : 성균중국연구소
학계를 대표하는 중국 연구소다. 주요 중국 이슈마다 국내 및 중화권 언론에서 취재에 나설 정도의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 방안’, ‘복합차이나리스크’, ‘한중 거버넌스’, ‘중국 모델’ 등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회의를 통해 새로운 학문 어젠다를 발굴했고, 이를 정책 영역에 제공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국·중문 계간지인 ≪성균차이나브리프≫와 ≪成均中國觀察≫에 소개되면서 아시아권 중국 연구자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많은 호평을 얻고 있다. 고급 회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CEO 정책 리포트’와 수시 발간 보고서도 가장 읽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연구 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 이후 매년 ≪한경 비즈니스≫에서 꼽은 2018년 대한민국 외교 안보 싱크탱크 중 중국 연구 기관으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목 차
서문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에 부쳐__이희옥
1부 정치・외교
1장 중국정치의 경로의존, 명분과 의지__양갑용
2장 중국외교의 성취, 그리고 새로운 도전 __이동률
3장 정치담론–부강(富强)과 문명(文明)을 향한 여정__장윤미
4장 중화체제와 ‘하나의 중국’, 그리고 규범경쟁__전인갑
5장 국유기업,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핵심(骨幹)__이홍규
6장 중국의 강대국 외교(大國外交)__서정경
2부 경제・산업
7장 중국의 경제발전과 경제체제의 개혁 __김시중
8장 계획금융과 시장금융의 공존__서봉교
9장 산업구조, 질적 발전단계로의 전환__조철
10장 과학기술혁신강국으로의 체제전환__노성호
11장 에너지,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의 간극__양철
3부 사회
12장 중국 사회의 변화-단위체제에서 사회관리로__백승욱
13장 지식인 사회, 서구 재발견에서 중국 재발견으로__이욱연
14장 세 번의 도시화__김도경
15장 사회보장제도 개혁, 포용성 성장의 기반 __서운석
16장 중국형 소비시장의 형성__천천(陳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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