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 -끝내야 내가 사는 독성관계 심리학- (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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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권순재
출판사항생각의길, 발행일:2021/06/24
형태사항p.349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513702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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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 끝내야 내가 사는 독성관계 심리학


그렇게 수년이 흐르고, 독성관계는 K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침식했다. 그는 무기력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들었다. … 그는 분노에 찬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쉬지 않고 누군가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후배가 인사를 하지 않거나 사소한 실수로 동료들이 웃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수많은 일 중 하나였겠지만 그에게 그것은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학대의 말을 실현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의 아버지 말에 따르면 그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는 새로운 자책으로 이어졌다. 만일 자신이 조금만 더 기가 세거나 당당한 스타일이었다면 이러한 일을 당할 일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것처럼 보이는 주변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남자친구로부터 이러한 대접을 받은 것’처럼 속상해했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려고 준비할 때마다 헛구역질하고 회사로 가는 전철이 멈춰버리거나 탈선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대리 그 자신이 자신에게 내려지는 부당한 평가나 대우를 받아들여 버렸다는 것이다. 처음과는 달리 구부정해진 그의 어깨가 말해주는 것처럼, 한때 쾌남으로 불리던 자신감 넘치고 쾌활하던 M대리는 더 이상 없었다. … 그 모든 것을 M대리는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독성관계가 고착되면 희생자에게는 두 가지 심각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첫 번째로 희생자는 나쁜 자기상(self image)을 가지게 된다. 즉 직장 내에서 독성관계의 가해자나 협력자들이 희생자들을 괴롭히며 그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희생자에게 덮어씌운 나쁜 자기상을 희생자조차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믿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성관계의 희생자는 자신이 다른 직장으로 옮기거나 직장을 그만두어도 지금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절대 끝나지 않는 불행을 가진 사람의 주변에는 독성관계가 있다. 그 관계 안에서는 아무리 정신이 강한 인간이라도 자신의 마음과 욕구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며 행복을 추구하려는 본능을 잃고 모든 희망과 활력을 타인의 저급한 욕심과 결핍의 해소에 소모당해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생활을 같이하는 친밀한 관계, 즉 가족, 연인, 친구, 직장 동료들에 의해 일어난다. 아이러니 하게도 독성관계는 상대적으로 공감 능력이 있고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이 그 희생자가 된다. 저자는 이렇게 한 인간의 정신에 지대하고도 지속적인 손상을 입히는 병적이고 일방적인 관계를 ‘독성관계’라고 개념지었다


2. 당신을 착취하고 조종하고 위협하는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보다 더 우선해 받아들였던 당신
상대의 정신적 결핍에 마음아파 돕고 싶었던 당신
고통받는 건 자신임에도 과도한 책임감에 참고 견뎌온 당신
무언가 내 잘못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 당신
아닌 줄 알면서도 내 감정이 불편하기에 하루하루 넘겨온 당신


그들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지금의 고통과 부당함을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그들도 변할 거라는, 당신이 내심 기대해왔던 마법 같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상처를 받게 되고 그 상처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전체적인 전모를 파악하는 것이다. 주도자의 정신적 결핍과 희생자의 주도자에 대한 공감과 동정, 그리고 그것을 악화시켰던 협조자와 폐쇄된 환경이 결합한 이러한 관계를 하나의 세트로 파악해야만 한다. 관계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당신은 당신이 이 관계의 어디쯤 와 있으며 관계를 좁혀야 할지 아니면 멀리 떨어지거나 떠나야 할지를 조절할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이 아니라 그들과의 관계를 파악하라.


그렇기에 K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났고, P씨는 보답받지 못하는 착한 며느리의 역할을 거부했다. L씨는 남자친구의 자살 협박에 굴하지 않았고, M대리는 비난을 감수하고 O과장의 음습한 괴롭힘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었다. 독성관계는 주도자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독성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독성관계는 주도자와 문제를 해결하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는 분명이 한다. 오랜시간 독성관계에 고통받아온 사람들을 상담하고 치유해온 저자는 독성관계 주도자들의 마음을 분석하고 설명하고 설득하거나 자신의 내적 문제를 찾아 반성하고 후회하고 노력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이 관계가 독성관계인지 아닌지, 당신이 이 관계의 어디쯤 와 있으며 관계를 좁혀야 할지, 멀리 떨어지거나 떠나야 할지를 조절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독성관계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게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관계 중에서 어떠한 관계가 독성관계인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수치화된 독성관계 점검표를 만들어 누구든 자신의 독성관계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독성관계를 극복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성관계에서 벗어나는 구체적 방법과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혼란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독성관계에서 벗어난 뒤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향해 나아가기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하는지 명쾌하지만 사려 깊은 솔루션을 제시한다.


3. 독성관계를 고착화하는 공범들


가스라이팅, 데이트폭력, 갑질, 가족의 경제적 착취, 가정폭력, 아동학대, 집단 따돌림과 폭력, 성희롱 등, 한 인간의 존재를 무너뜨리는 독성관계는 고립된 형태로 은밀하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오랫동안 고통당해온 당사자가 용기를 내 피해를 알려도 우리는 그들의 아픔을 정중하게 다루지 못했다.


“바보같이 그런 걸 왜 당하고 있어? 그렇게 힘들었으면 그때 바로 말하지 그랬어?”


“그러한 문제를 계속 당하는 건 너의 인정욕구 때문이야. 무의식적으로는 사실 너도 그러한 관계가 필요했던 거지.”


“사실 아버지도 널 사랑하고 계셔. 조금만 더 기다려 봐. 너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좀 반성하고.”
 …
독성관계의 협조자들은 주도자와 완벽한 공범이 되어 함께 독성관계를 주도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주도자의 입장에 편승하고, 주도자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K의 독성관계는 주도자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협조자들로 인해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당신의 행위가 가족이나 어떤 공동체에 대한 배신이라며 비난당하는 것 같더라도 너무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직 자신들이 걸어가는 길만 옳은 길이라고 자랑스러워하며, 자신들이 타인의 감정을 전부 볼 수 있는 양 평가절하 하는 거만한 도덕적 나르시시스트들의 뒤에는 사실 다른 누구보다도 초라하고 편협한 그들만의 입장과 감정만이 존재한다.

멜빈 러너(Melvin Lerner)’가 ‘공정한 세상 가설 이론’에서 강조한 것처럼 사람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인정하기보다는 고난에 처한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을 비난하곤 한다. 그래야 자신들이 좀 더 쉽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도덕적 우월감에 대한 욕구가 커져 있고 타인을 비판함으로써 그것을 값싸게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팽배한 분위기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희생자가 힘들게 꺼낸 자신의 상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도덕적 우월감을 위한 먹이나 공격 거리가 되기 쉽다. 희생자들은 그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수없이 자기반성을 요구받거나 사회의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을 강요당한다.

아무도 그가 소년에게 하는 행동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눈이 없어서 그 폭력의 현장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 소년이 옥상에서 몸을 던져 그 관계와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완전히 떠난 다음에야 사람들은 소년을 피해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년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피해자였다.
-본문 중에서


존재하는 어떤 현상을 분석하고, 더 나은 생각으로 발전시킬 때에는 반드시 이를 지칭하는 정확한 개념을 담은 단어가 필요하다. 저자는 자신을 무너뜨리는 병적인 관계를 누구나 빠르고 보편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독성관계(Toxic relationships)’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사용했다. 이를 통해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영혼을 파괴하는 독성관계라는 현상이 단지 불행한 한 사람의 개인적 체험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분명한 하나의 병적 현상이라는 것을 독성관계의 당사자들과 대중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나는 이 ‘독성관계’라는 개념이 가급적이면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상처받은 이들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하지 않고 이들의 상처가 함부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원한다.

 ‘독성관계’라는 새로운 단어는 이러한 소망을 담아 만들어졌다. 이것은 인간의 사랑이 얼마나 가치가 없는지,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악한지를 강조하여 세상의 모든 관계의 무가치함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림자가 빛을 강조하듯이 나는 이 단어를 통해 건강한 관계 안에서 당신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말하고 싶다. 당신이 당신 생각과는 달리 지금까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본문 중에서


4. 끝내야 시작되는 내 삶, 독성관계 심리학


자격 없는 자들을 당신 마음에 허용하지 말 것


고통을 시작하고 멈추는 스위치를 그들이 아니라 내가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의 문제가 이제는 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타인과 나의 거리는 스스로 설정할 수 있도록
그럼으로써 내 삶이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이 되도록


이 책은 우리를 둘러싼 인간관계 중에서 어떠한 관계가 독성관계인지 파악하게 한다.
그들이 당신에게 불어넣은 가짜 죄책감, 과도한 수치심, 부풀려진 위기감을 인식하게 하며
어떠한 위협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단호히 독성관계를 끝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독성관계의 바깥에서 당신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당신이 당신 생각과 달리 지금까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게 하며, 그럼으로써 온전히 당신의 삶을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연다.

작가 소개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현 인천세종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및 치매전문 인지재활센터장. 정신의학의 이론과 연구들이 필요한 사람의 곁에 쉽게 전해질 수 있도록 정신의학신문 <영화 속 마음을 읽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매체에 기고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EBS FM 라디오<이희경의 오천만의 생활경제>의 수요일 코너인 <마음상담소>를 통해 매주 청취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가 있다.

목 차

프롤로그
 절대 끝나지 않는 불행, 독성관계

1장 존재를 무너뜨리는 독성관계
 독성관계의 주도자, 협력자, 희생자

 어느 날, 독성관계가 시작되었다
 엘리트였지만 그는 독성관계의 완전한 희생자가 되었다
 한번 생긴 독성관계는 점점 파괴적이고 강해진다
 외부로만 향하는 주도자의 정신, 내부로만 향하는 희생자의 정신
 독성관계를 정당화하는 공범, 협력자들

2장 그들은 결코 그냥 물러서지 않는다
 독성관계에서 벗어나는 세 단계

 무엇이 희생자를 독성관계에 묶어놓는가
 당신 잘못이 아니다, 자기의심 극복하기
 독성관계에서 벗어나려 할 때 그들이 하는 짓
 거짓 죄책감과 부풀려진 위기감, 아노미 벗어나기
 고통이 끝나고서야 찾아오는 진정한 슬픔들
 벗어난 뒤 시작된 변화

3장 나는 지금 독성관계에 빠져 있는가?
내 독성관계 측정하기

 주도자 요인
 희생자 요인
 협력자 요인
 고립성 및 지속성 요인
 폭력성 요인
 총점 기입하기

4장 고부 간, 연인 간, 직장에서의 독성관계
 실전 솔루션

 며느리 P씨의 독성관계
 여대생 L씨의 독성관계
 회사원 M대리의 독성관계

5장 자격 없는 자들을 당신 마음에 허용하지 말 것
 당신은 그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분노, 그들은 결코 사과하지 않는다
 미련, 하지만 당신은 그들을 바꿀 수 없다
 고립감, 희생자를 짓밟는 편견과 오만한 조언에 맞서
 연결, 독성관계의 바깥에 진짜 당신의 길이 있다
 존재,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위해 움직이도록

 부록
 독성관계 점검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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