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광수의 삶과 생각의 변화, 그 단서를 찾다
『그의 자서전』은 이광수가 1936년 12월 12일부터 1937년 5월 1일까지 약 6개월 동안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중견작가인 ‘나’가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그의 자서전』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소년 시절, 교원 생활, 방랑의 길, 북간도, 북경, 대학 생활로 나누어져 있다. 주인공 ‘나’는 쇠락한 양반의 후손으로, 나이 차이가 많은 부모님이 어렵게 얻은 아들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전염병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어려운 상황에 놓이지만,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여 동경으로 유학을 다녀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중국, 러시아 등을 거치는 방랑의 길을 떠난다. 그러던 중 미국으로 가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중국에 있던 ‘나’는 중국을 떠나 러시아 그리고 북간도와 북경 생활을 거친 후에 다시 동경으로 유학을 간다. 그리고 두 번째 유학 생활의 이야기에서 현재로 돌아와서 과거의 오해를 풀며 남은 이야기들을 할 다음을 기약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그의 자서전』의 주인공은 많은 일을 겪고 어려움을 이겨내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는데, 작품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는 작가 ‘이광수’를 떠올리게 한다. ‘이광수가 왜 이 작품을 썼을까’ 하는 의문
에 대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1930년대 중반 이후 그가 보였던 큰 변화의 조짐이 이 작품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신변잡기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이후에 발표한 다른 장편소설들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이며, 민족 계몽을 위해 힘쓰던 지식인이 역사적 실존 인물로 바뀌면서, 이광수가 어떻게 변해갔으며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 나아가 그가 제시하고자 했던 지도자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그의 자서전』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광수
한국 현대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가장 중요한 작가다. 조선왕조의 국운이 기울어가던 구한말에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하여, 일찍 부모를 여의고도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유학을 통하여 근대사상과 문학에 눈뜨고 이를 한국적 사상 및 문학 전통에 접맥시켜 새로운 문학의 시대를 열어나갔으며, 한국전쟁 와중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놓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놀라운 창작적 삶을 이어간 작가였다.
그는 『무정』, 『재생』, 『흙』, 『유정』, 『사랑』 등으로 연결되는 본격 장편소설들을 통하여 한국 현대소설의 ‘제1형식’을 창출하였고, 『매일신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한글 신문과 『조선문단』, 『동광』 등의 한글 잡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문필 활동을 펼침으로써 현대 ‘한국어 문학’의 전통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나아가 그는 『마의태자』, 『이차돈의 사』, 『단종애사』, 『이순신』, 『세조대왕』, 『원효대사』, 『사랑의 동명왕』 등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시대적 사건과 인물을 소설화함으로써 민족적 위기의 일제강점기에 역사의 기억을 소설의 장에 옮겨 민족적 ‘자아’를 보존하고자 했다.
요컨대, 그는 한국 현대소설의 성립을 증명한 『무정』의 작가요, 도산 안창호의 유정 세계의 꿈을 이어받은 사상가요, ‘2·8 유학생 독립선언’을 주도하고 상해로 망명, 임시정부에 가담한 민족운동가요, 민족적 ‘저항’과 ‘대일협력’의 간극 사이에서 파란만장하고도 처절한 생애를 살아간, 험난한 시대의 산증인이었다.
감수 : 김지영
국민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안양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박사학위논문으로 「장혁주 일본어소설 연구?『인왕동시대』, 「우수인생」, 「노지」, 『개간』을 중심으로」를 썼다. 1930년대 후반부터 1945년까지 활동한 식민지 조선인 일본어 작가들 중에서 장혁주의 일본어 소설을 연구 대상으로 식민지 조선인 일본어 작가들의 의미를 새롭게 고찰하고자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목 차
발간사
그의 자서전
어린 적
소년 시대
교원 생활
방랑의 길
북간도
북경
대학 생활
작품 해설
‘그’는 왜 ‘그때’ 그 ‘자서전’을 썼을까_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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