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문병란 시인의 시 세계를 조명한
전남대학교 현대시연구회의 역작
서은(瑞隱) 문병란 시인의 시 세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한 『문병란의 시와 세계』(문학들)가 전남대학교 한국어문학연구소 총서 열 번째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을 집필한 전남대학교 현대시연구회는 그동안 문병란 시인의 시를 공동으로 독해하고 상호 논의해 왔는데, 그의 시를 대중적 소통의 기호로, 당대성과 현장성을 지닌 참여적 예술로, 입 없는 민중의 무기이자 일상을 엮는 도구로, 전라도라는 장소의 특수성으로부터 한반도와 민족 또는 인간 층위의 보편성을 이끌어내는 철학적 텍스트로 바라보며, 그의 시맥(詩脈)과 텍스트 의미망을 추적했다고 한다.
문병란 시인은 암울했던 시대에 시인의 자존을 지키고 시대적 사명을 실천했던 인물로 회자된다. 1935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1971년 첫 시집 『문병란 시집』을 발간한 이후 시집 『죽순 밭에서』를 시작으로 『벼들의 속삭임』(1978), 『땅의 연가』(1981), 『뻘밭』(1983), 『무등산』(1986), 『5월의 연가』(1986), 『견우와 직녀』(1991), 『새벽의 차이코프스키』(1997), 『인연서설』(1999),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2001), 『동소산의 머슴새』(2004), 시선집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2015) 등을 발간했다. 1970년대 중반 진보적인 문예단체 자유실천문인협회에 가입하여 반독재 투쟁을 전개하였고, 1980년 5·18민중항쟁을 겪고 나서는 그 아픔과 정신을 알리는 시 창작을 했다. 교육자이자 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2015년 9월 25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 책의 제1부에는 문병란 시인의 생애에서 발견되는 경험적 인식과 시대적 실천의 연관 관계를 통찰하고자 시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의 시론과 교육에 관여하는 세계관을 추적하는 이 과정은 문병란 시인론을 정립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문병란의 초기 시세계 연구」(이동순), 「문병란 시세계에서 제1시집 『문병란시집』의 위상 재고(再考)」(김미미)는 그러한 시도의 범주에 속하는 글들이다. 문병란의 시 텍스트가 지니는 다종의 의미 구조를 분석하고 가시화하는 과정도 담겨 있다. 「문병란 시의 정서 유형과 시어 선택 원리」(최혜경), 「『5월의 연가』에 나타난 오월시의 대중성」(김민지)이 그런 사례이다. 이 과정은 문병란 시의 개성적인 시 언어적 특질을 논구하는 동시에, 당대에 호명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정신의 맥락을 오늘날 이곳에 ‘다시-잇기’ 하려는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1부에서는 문병란의 생애와 시를 매개로 시의 수용자 앞에 소환된 가치 의식이 시 밖 또는 주변의 형식을 통해 연호(連呼)되며 새롭게 의미화되는 양상들을 조명하기도 한다. 「문병란의 오월시와 문학적 증언」(정민구), 「문병란 제2시집 『정당성』의 위상에 관한 단상(斷想)」(김청우)과 같은 글이 그러하다. 이 과정은 공시적 장소성이나 통시적 시간성을 교차하며 공명해 온 유의미한 테제들을 시적 탐색에 기대어 슬로건화 하는 실천적 제안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1부는 저항의 시의식이 연유한 삶 속 계기와 생애의 맥락을 몇 종의 담론으로 간추려보면서 오늘날의 우리 사회 속에서 시적인 연대와 소통의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담론의 장이기도 하다. 「문병란 시의 고향 모티프」(정병필), 「갑술년 개띠 시인이 카랑카랑 늙어가는 법」(정다운)은 문병란 시를 끌어당기며 일상적 담화를 심화·확장해가는 감상 방식의 사례로 보인다.
제2부는 1부의 각 글에서 분석한 시 텍스트들의 전문을, 제3부는 이 총서의 집필 과정에서 저자들이 함께 읽고 토론해가며 시인의 시와 세계를 탐문하는 데 이해의 바탕으로 삼았던 시론들을 아울러 제시했다. 더불어, 이후 문병란 시인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참조할 기본 정보로 생애 연보와 수상 경력, 발간 자료 목록을 일괄하여 부록으로 제시했다.
작가 소개
전남대학교 현대시연구회
김동근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미미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김민지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김청우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이동순
조선대학교 기초교육대학 부교수
정다운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정민구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 FOUR 학술연구교수
정병필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최혜경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인문한국(HK)연구교수
목 차
제1부
문병란 시 연구
이동순 문병란의 초기 시세계 연구•12
김미미 문병란 시세계에서 제1시집 『문병란시집』의 위상 재고(再考)•31
정민구 문병란의 오월시와 문학적 증언•51
최혜경 문병란 시의 정서 유형과 시어 선택 원리•82
김청우 문병란 제2시집 『정당성』의 위상에 관한 단상(斷想)•132
김민지 『5월의 연가』에 나타난 오월시의 대중성•140
정병필 문병란 시의 고향 모티프•152
정다운 갑술년 개띠 시인이 카랑카랑 늙어가는 법•161
제2부
문병란의 작품 세계
街路樹•176|강의 노래•178|개•180|거리의 사랑가•184|거울•186|겨울 山村•188|고무신•190|고향 소식•193|고향의 들국화•195|고향 참새•197|고희•199|光州•200|굴원과의 對面•202|금요일의 노래•204|깡통•205|나무의 戀歌•207|낫•209|독일에 핀 봉선화•212|똥파리 사냥•214|뚝배기 賦•216|마지막 연인•219|망령의 노래•221|매운 고추를 먹으며•227|무등산•229|無知•231|反祈禱•235|밤 거리 뎃상•238|보리 이야기•240|부활의 노래•242|北向 街路에서•248|不惑의 戀歌•250|뻘 밭•252|頌歌•255|詩人의 양심•265|실패기•267|쑥•269|씀바귀의 노래•271|아르헨티나•273|아버지의 歸路•275|엉머구리의 합창•277|五月•280|5월의 戀歌•282|외손주 자랑•284|우다방•286|우리들의 8월•289|이 봄에•292|이 시대의 견유주의•294|雜草•296|장난감이 없는 아이들•297|장미•300|전라도 노래•302|전라도 뻐꾸기•306|全羅道 소•309|정당성2•312|鳥籠의 새•314|竹筍밭에서•316|죽은 땅•319|직녀에게•321|촛불•323|커피를 들며•325|타오르는 불꽃•327|파리 떼와 더불어•332|韓國地圖•334|호롱불의 역사•336|花•350
제3부
문병란의 비평 세계
나의 시적(詩的) 변호(辯護)•354
나의 시적(詩的) 정당성(正當性)•362
문민 시대와 나의 문학•373
시집 「죽순밭에서」 판금에 대한 항의서•379
시작(詩作) 노트•399
1. 전라도 뻐꾸기•399|2. 고무신•405|3. 엉머구리의 합창•409|4. 땅의 연가•413|5. 겨울 산촌•416|6. 개•419
부록•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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