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평범한 재난으로 가득한 이상한 세계,
좀비가 되어 ‘해방된 세계’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재난 이후의 세계, 새로운 윤리를 위한 선언
코로나19의 맹위가 꺾이면서 우리의 일상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 보인다.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은 없어졌고,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방역패스를 찍지 않아도 되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매일 많게는 2만 6천여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있고, 3월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40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상의 회복’을 말하기에 앞서 코로나19을 다시 돌아봐야 할 이유다.
이 책은 좀비라는 렌즈로 아직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을 들여다본다. 코로나19 자체인 ‘감염병 괴물’이자 사회적 흐름에 따라 진화해온 ‘대중의 괴물’인 좀비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팬데믹의 근본 원인을 성찰하고, 반복되는 재난을 끝장내기 위한 윤리를 모색한다. 이렇게 좀비는 인간의 살과 피를 탐하는 괴물에서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나아가 재난 이후의 세계를 열어갈 주체, ‘해방의 괴물’로 거듭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형식 Kim Hyeong Seek
문화연구자.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에서 문화이론과 영상이론을 공부했으며, 2014년 《문화/과학》으로 문화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좀비학》(2020), 《재난과 영화》(2022, 공저)가 있다.
절망에 빠지지 않고 희망을 간직하기 위해 절망을 탐구하고자 한다. 빛의 희미한 궤적을 추적하려면 어두운 장소로 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현실과 불화하며 세계에 충격을 선사하는 것들, 이를테면 파국의 위태로운 힘이나 괴물들의 전복적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좀비, 해방의 괴물》은 재난과 일상, 좀비와 인간, 종말과 유토피아, 철학과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횡단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팬데믹을 둘러싼 사회 현상, 담론, 장르영화와 소설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반복되는 위기를 끝내기 위한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목 차
서문: 좀비가 ‘일상의 폐허’를 끝장내는 방법
재난의 시작
일상을 있게 하는 영웅?
좀비는 종말을 꿈꾸는가?
이상한 일상, 평범한 재난
1. 종말: 대안적 세계를 향한 급진적 사유
종말 이후의 세계
세계 종말 시나리오
초자연적 종말
자연적 종말
반자연적 종말
종말의 쓸모
2. 세계: 사유의 종말에서 사유의 책임으로
세계란 무엇인가?
새로운 인류와 범죄의 세기
철학적 사유의 종말
근본악의 유혹과 사유의 책임
3. 자본주의: 곤경에 빠진 탈영토화된 괴물
자본주의의 종말은 가능한가?
벌거벗은 리바이어던
좀비와 자본주의
뱀파이어의 몰락
포식자와 전염병
영토화된 괴물과 탈영토화된 괴물
탈영토화된 재난
4. 팬데믹: 지극히 매끄러운 세계에 닥친 필연
종말 100초 전
초월적 비합리주의와 세속적 비합리주의
페스트의 교훈
재난의 원인
모빌리티와 좀비
전염병의 정체화
방역인가, 시장인가
얼굴과 인간
생태주의와 바이러스
재난의 시대
5. 좀비: 몰락한 아버지의 세계를 폭로하는 타자
좀비의 유행
외재적 재난과 내재적 재난
아버지는 무능하다
아버지는 부재한다
아버지는 괴물이다
아버지는 반성한다
종말의 종말, 아버지의 법을 위반하라
6. 유토피아: 우리가 ‘미처’ 도달하지 못한 세계
세계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일상과 영웅
유토피아의 그림자
불가능한 유토피아
니체적 종말
내재하는 예외
7. 자유: 기입된 선택지 너머를 욕망하기
복고주의적 열망
양치기 소년의 역설
스피노자와 자유
자유로운 세계
8. 미래: 소진된 가능성의 끝에 도래하는 것
베케트의 방식
가능성의 소진
종말과 사건
미래 가능성
미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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