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철학사를 빛낸 철학자들이 한 마을에 모였다!
소년 모모, 이웃집 철학자들에게 인생과 세계를 묻다
철학자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산다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의사소통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어딘가에 모여 앉아서 하루 종일 토론만 하지 않을까? 아니다. 모든 철학자가 철학 하나로 먹고살 순 없을 테니,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저녁에 모여 토론하지 않을까? 토론을 하다 감정이 상하면 평생 말도 안 할 것처럼 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허허 웃으며 또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철학자 마을에 저녁이 내리는 소리』는 이런 상상에서 시작된 책이다.
왜 이런 상상으로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게 되었을까? 철학자들도 우리와 다름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모모의 이웃으로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인류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 위대한 사상가들이면서도, 인간적인 단점도 갖추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소년 모모에게 이들은 범접할 수 없는 위인이라기보다는 친근한 이웃이다. 철학에 관심이 많은 모모는 일상 속에서 철학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인생과 세계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모모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철학자들은 자신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설명해 나간다. 이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 사상들은 쉽게 이해된다.
삶의 진리는 일상 속에 있는 것
우리가 결단할 때 일상은 진리를 찾는 모험이 된다
사실 철학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일상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현대 철학의 주류는 존재론인데, 존재론은 일상 속의 우리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평소와는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과거의 존재론은 사람들에게 현재의 일상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하라고 권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존재론은 우리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일상이 삶의 진리를 찾는 모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 생명력 넘치는 삶의 본모습이 숨어 있다. 그 사실을 직시하고 수용하기로 결단하면 이미 철학에 입문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굴러떨어진 바위를 끊임없이 다시 산 정상으로 올리는 시지프스의 운명만큼이나 일상은 지루하고 버겁다. 그런데 일상이 삶의 진리를 찾는 모험이 될 수 있다니, 믿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카뮈는 말한다. 끝없이 바위를 끌어 올리는 운명을 불행으로 받아들일지 행복으로 받아들일지는 시지프스 자신의 몫이라고.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아내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을 때, 너무나 평범해 따분하게 느껴졌던 일상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
스스로 자라고 성장하는 것
그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기만 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철학자 마을의 철학자들은 말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 하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달라야 한다고.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는 이렇게 매일 차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끊임없이 생동하며 새로운 개념들을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존재론의 핵심은 이렇게 끝없이 변화, 운동하고 창조함으로써 일상을 변혁하는 것이다.
매일 쳇바퀴 돌아가는 듯 똑같은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공부이다. 10년 넘게 공부를 했는데 또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는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스스로 성장하면서 나와 나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의 정수라기에는 너무 평범하고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가르침이 우리의 삶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우리의 삶을 새롭게 만들 것이다.
작가 소개
한창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삼성경제연구소,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등에서 30년째 근무해 오고 있으며, 현재는 삼성글로벌리서치(SGR, 전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의 일과 관련된 저서를 꾸준히 집필, 번역해 왔다. 저서로는 『천년 전의 글로벌 CEO, 해상왕 장보고』, 『IMF 충격 그 이후』, 『한국 기업 경영 20년』, 『대한민국 다시 읽기』 등이 있으며 역서로 『무형자산,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 『몽키 비즈니스』, 『스프라우트!』, 『최신 경영혁신기법 50선』 등을 펴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본업과는 관련이 없는 동서양 철학과 관련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고교 시절 이후 지금까지 본업 이외의 시간을 대부분 철학 분야에 투자해 온 ‘철학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회사 업무와 관련해 책들을 펴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본인이 쓰고 싶었던 철학을 주제로 책을 펴내게 된 셈이다. 이 책을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되어 온 철학자들의 사상을 정확하면서도 쉽게 전달하려 했다.
목 차
들어가며 철학을 일상 생활을 통해 기술한 이유 8
1장 미네르바시(市)의 사람들
칸트 선생님의 지루한 수업 19
그 여자, 조세핀 30
신임 도서관장 보르헤스 37
들뢰즈와 드라마 44
장 보는 하이데거 부부 52
니체의 카페 ‘영원회귀’ 57
조르바, 미네르바의 자유인 69
2장 철학자 마을의 일상
미네르바시의 신임 시장 후보들 79
음모꾼들 81
꿈과 상징 85
철학자 마을의 목회자들 90
수행자 싯다르타 95
싯다르타, 양자역학을 말하다 98
철학자들의 뒷담화 105
라마르크의 장례식과 하이데거의 죽음론 111
카뮈, 시지프스의 신화를 말하다 119
3장 모모의 성장통
과일 서리 127
철학자의 위로 130
조세핀의 유혹 138
싯다르타, 측은히 여기는 자 143
조세핀, 치명적인 주이상스 152
사건에 대한 애도로서의 철학 163
4장 선거를 둘러싼 음모들
치열했던 선거 유세 177
조세핀, 안색이 바뀌다 184
니체의 카페를 방문한 조세핀 186
카뮈가 보는 드라마 – 복선 그리고 반전 191
이성의 미래에 대한 논쟁, 들뢰즈 vs. 하버마스 196
쇼펜하우어의 헤겔 비판 200
공자라는 사나이 - 유교는 종교인가? 205
하이데거, 숲에서 나오다 212
5장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
마지막 지원 연설과 투표 223
미네르바를 떠나는 윌리엄 제임스 230
선거 결과 240
엘리자베트의 결혼 244
니체의 집 앞을 지나다 248
들뢰즈와의 산책 250
‘싸움닭’ 하버마스를 넘어서 260
6장 저녁이 내리는 소리
마을 뒷산에서 저녁이 되는 소리를 들으며 267
에필로그
지금 우리 신체에서는 – 들뢰즈의『차이와 반복』 읽기 274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한 279
감사의 글 283
참고 문헌 28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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