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힘겨웠던 시간에 큰 위로가 된 곳, 하루하루를 털어내며 잠자리에 들었던 곳.
숨어 있기에 좋았던 광주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곳곳을 탐색했다.”
(경기 광주 도슨트 황병욱)
경기도 광주는 ‘너른 고을’이었다.
외적에 맞서고, 도자기를 구웠던 선비 같은 고장.
이제 광주만의 정체성을 살려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경기 광주는 어디든 빠르게 통한다.
양평을 지나 동해로, 수원을 거쳐 서해에 닿고
중부, 경부, 광주 - 원주, 포천 - 세종 고속도로를 통해
강원, 경남, 전남, 충청, 남해 등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다.
소설가이자 여행작가인 황병욱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남한산성과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발상지 천진암,
왕실에 도자기를 진상하던 분원리 가마터,
절경으로 이름난 수청나루, 조선시대 공부방 이택재,
경안시장뿐만 아니라 광주 주민만 알 수 있는 맛집과
핫한 곳까지 경기 광주의 21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경기 광주가 우리를 부른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은 시대별로 전국을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이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림이나 유물유적을 설명해 주는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역사와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과 땅에 대해 알려주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의 열네 번째로 대한민국 도슨트 14번째 편 『경기 광주』가 출간되었다.
잠실에서 성남을 지나 광주에 닿거나,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팔당에서 광주로 접어들거나 경부고속도로 판교IC에서 그대로 직진하여 분당을 지나 태재고개를 넘으면 경기 광주에 들어선다. 역사와 종교, 문화가 움텄던 선비 같은 고장. 백제 온조왕 13년(BC 6) 서울 위례성에서 경기 광주 서부면 춘궁리(현 하남시) 일대로 도읍을 옮기고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이라 명명했다. 이후 근초고왕 25년(370)까지 376년간 광주는 백제의 도읍지였다. 삼국시대 때 광주는 한강 유역의 땅들이 그러하듯 백제, 고구려, 신라의 땅이었다가 고려 태조 23년에 광주(廣州)라는 이름을 얻었다. 넓은 지역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랬던 광주가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면서 그 넓던 행정구역이 서울 송파, 강남 일부, 용인에 편입되거나 하남과 성남시로 분리, 독립되어 나갔다.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은 발해와 통일신라가 병존했던 남북국시대인 7세기 후반부터 10세기 초반 사이에 축조되어 조선시대에 수도 한양을 지키던 산성이다. 역사 기록에 처음 등장하는 때는 선조 26년(1593)으로 남한산성이란 명칭이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나오고, 인조 4년(1626)에 남한산성 일부를 축성했다고 한다. 남한산성은 그 자체의 위용으로도, 소설과 영화로도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고, 임진왜란 때는 도총섭 벽암 각성대사가 이끄는 승병이 왜군과 맞서 싸운 곳이고, 병자호란 때는 살을 에는 추운 겨울에 45일간 항전했던 곳이다. 결국 인조는 삼전도로 나가 청의 황제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례를 했다.
광주는 전국 최대 도요지였으며, 340여 개에 이르는 백자 가마터가 있었다. 이 정도 규모면 광주 지역 전체가 백자 가마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광주에서 생산되는 백자가 많았다는 소리이다. 실제로 돌아다니다 보면 군데군데 도요지 푯말을 볼 수 있다. 어선과 궐내의 음식을 담당했던 사옹원(司饔院)이 직접 관리하는 관요가 광주에 설치되면서 왕실과 관청에서 사용하는 백자를 생산했다. 고려청자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백자 달항아리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지도를 펼쳐 보면 광주는 작다. 작은데 넓을 광(廣)을 쓰고 있다. 지역이 좁아지는 것을 보면 광주가 위축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인해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발전이 더딜 수 있겠지만 2001년에는 광주군에서 광주시로 승격이 되었고, 2014년에는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광주는 새로운 발판을 기점으로 잔뜩 웅크렸던 몸을 기지개를 켜듯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다.
소설가이자 여행작가인 황병욱이 들려주는 경기 광주의 이야기
황병욱의 글은 가슴으로 읽힌다. 역사적 사실이나 자료, 경험들이 그의 펜 끝에서 되살아나 글을 읽어가노라면 광주라는 땅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느 봄날 저녁 만개한 목련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추억과 팔당댐이 생기면서 끝내 물속에 잠겨버린 ‘우천리’가 안타깝다가도, 수청리 자전거길을 알려주는 대목에서는 즐거운 하이킹을 기대하게 된다. 예로부터 절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그래서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경교명습첩』 첫 페이지에 나오는 〈녹운탄〉을 보면서는 지금의 광주 분원리나 수청리 어디쯤일까 하고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인 천진암을 거닐며 명상과 묵상에 잠겨보고 싶다가도 30년 된 당구장 앞에 있는 30년 된 중국집이 맛있을지, 경안시장 중국집이 맛있을지 비교해 보고 싶기도 하다. 그가 알려주는 광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광주의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와 빨리 달려가 보고 싶을 만큼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경기 광주는 어디든 빠르게 통한다. 양평을 지나 동해로, 수원을 거쳐 서해에 닿고, 중부, 경부, 광주-원주, 포천-세종 고속도로를 통해 강원, 경남, 전남, 충청, 남해 등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다. 봄이 오면 이 책을 들고 걷기 좋은 역사의 길인 남한산성 옛길, 왕실에 도자기를 진상하던 분원리 가마터, 정몽주의 묘가 있어서 ‘능골’이라 불렸다는 능골 삼거리, 삼남의 물자가 집결되었던 역사 깊은 경안시장뿐만 아니라 광주 주민만이 알 수 있는 맛집과 핫한 곳을 찾아 짧은 여행을 떠나보자.
다시, 한국의 땅과 한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1983)은 시대별로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들이다. 이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까지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새로운 인문지리지를 지향한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나 역동적으로 태동 중인 곳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을 도슨트로 삼았다. 이 시리즈가 지역의 거주민들과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작가 소개
황병욱
잡지 기자를 거쳐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했다. 카메라를 들고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기와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게 늘 여행 가방을 챙겨두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고, 《한겨레21》에서 주최하는 ‘손바닥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물의 도시』와 여행에세이 『앙코르와트에서 한 달 살기』 등을 출판하였다.
목 차
광주 지도
시작하며
광주의 짧은 역사
01 남한산성 – 최후의 항전
02 남한산성 옛길 - 걷기 좋은 역사의 길
03 우천리 - 잊히고 사라지는 것들의 기록
04 분원리 가마터 - 조선시대 사옹원 분원이 있던 곳
05 강촌 슈퍼 - 오드리 헵번의 즐거운 일상
06 수청나루 - 진경산수화의 첫 페이지
07 능골삼거리 - 아직도 현재진행 중
08 천진암 - 인간의 존엄을 위한 세상
09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 신비한 생태 탐험
10 스테이지원 - 소리가 맛있는 카페
11 경안시장 - 5일마다 흥겨운 나들이
12 이택재 - 조선시대 공부방
13 곤지암 - 묘바위 전설과 신립 장군의 묘
14 곤지암 도자공원 - 도자예술의 향연
15 전통공예원 - 젊은 도예가들의 산실
16 신익희 생가터 - 미완성 협주곡, 민주화
17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18 장경사 - 불심으로 지킨 남한산성
19 소머리국밥촌 - 든든한 한 끼의 대명사
20 얼굴박물관 - 만남의 감동으로 이어 주는 공간
21 서행구간 - 신비한 마법 책방
참고 자료
광주 연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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